“경제적 만족 위해 결혼 미뤄와”
“1억원 지급 같은 파격책 있어야”
“출산·육아 피로해소 시설 필요”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대한민국이 위기를 맞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출산율은 0.66명까지 감소했다. 이대로 가면 2750년에는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세계지도에서 지워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나라 대한민국에서 다시 우렁찬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100명의 입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되살릴 방법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결혼, 출산 동기를 높이는 정책은 과감한 현금지원이 핵심이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미혼 남성 박진철(43·가명)씨는 결혼 의사가 있고, 자녀도 2명 이상 가질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박씨는 나이가 들면서 결혼에 대한 금전적 부담이 커진다고 했다. 그는 “결혼에 있어 가장 큰 부담은 돈”이라며 “남자다 보니 아직 자금이 만족스럽게 마련돼 있지 않아 결혼을 좀 더 주저하게 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 저출산 정책도 파격적인 현금지원이 핵심이라 봤다. 박씨는 “지금 정부 지원이 소극적인데 혼인신고를 하고 서류상 하자가 없다면 과감히 1억원 정도 목돈을 주는게 결혼이나 출산 동기를 강하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여성 편의를 위한 공간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며 “결혼생활, 자녀 양육 등 가사노동에 지치고 힘들 때 편하게 이용할 쉼터 마련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봤다. 

40대 남성 박진철(가명)씨가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40대 남성 박진철(가명)씨가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Q. 결혼 생각이 있나

“있다.”

Q. 그런데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다 

“아직 결혼할 사람을 제대로 만나지 못했다. 과거 결혼을 생각했던 사람이 있었지만 잘 이뤄지지 못했다. 경제적인 부분 또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여자들은 경제적 부분을 더 생각하고 안정감을 느끼고 싶을 텐데, 욕심이 많아서 그런지 아직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래서 계속 미루게 되는 면이 있다.” 

Q. 결혼 적령기를 조금 넘긴 40대이다

“나이가 점점 차면서 좋은 사람을 만날 확률이 줄어든단 생각이 들 때가 있어 초조함도 느낀다. 사업에 있어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핑크빛 미래가 펼쳐질 것이란 기대와 달리 어려운 상황이 펼쳐졌다. 사업이 좋아질 수도 있고 안 좋아질 수도 있지만, 40이 넘어 미혼인 상황에선 초조함이 더 생기는 것 같다.” 

Q. 혼자 살 생각은 없나

“없다. 상황이 어쩔 수 없이 흘러가면 혼자 살게 되겠지만, 내 의지로 혼자 살 계획은 없다. 고정관념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한 사람이 태어나 성장해 가정을 꾸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Q. 결혼 후 자녀 계획은

“두 명. 혼자는 외로울 것같다. 두 명 서로 치받고 다투더라도 애들이 살면서 좀 더 재미를 느끼고 서로 의지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Q. 결혼, 자녀 양육에 대한 걱정은 없나

“아이를 낳으면 자금이 많이 필요하다. 국가 지원도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환경적으론 돈이 있어도 쓸 수 있는 상황이 못 된다. 아이가 있어 돈을 써야 하는데 직장에 매이다 보니 쓰질 못한다. 아이에게 여러 가지를 해줄 수 없고 아이와 많은 시간을 공유할 수 없단 얘기다.” 

Q. 결국 돈이 문제인 것인가

“최근 부영 회장이 아이를 낳은 직원에게 1억원을 포상금으로 줬다. 결혼하면 이유 불문 1억원을 주는 게 가장 적정선이다. 경제적으로 결혼을 장려할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인구 절벽은 국가 존망이 달린 문제인데 재고 따지고 할 시기가 아니다. 지금은 결혼하면 무조건 1억원 지급 같은 식의 방안이 아니면 출산율을 높이기 어렵다고 본다. 1억원이 회사 입장에서 부담될 수 있다, 그러면 1억원을 회사가 휴가를 주는 식으로 쓰게 할 수 있다. 나라가 주는 1억원에 대해 꼭 육아가 아니더라도 지출 용도에 자율성이 보장된다면 결혼, 출산에 좀 더 적극적일 것이다.” 

Q. 자녀를 위해 1억원을 쓸 수 있는 환경도 중요할 것 같다

“1억원이 있어도 사용할 환경이 마련되지 않다면 육아, 출산 모두 어려울 것이다. 환경적인 부분을 만들어 주는게 직장이다. 직장인이든 사업을 하든 결혼, 출산시 휴가를 보장해야 한다. 현재 제도에 플러스알파로 1년 정도 휴가를 더 줘야 한다.” 

Q. 출산 지원 정책이 필요한 부분은.

“출산, 양육으로 쌓인 스트레스, 피로를 해소할 시설이 필요하다. 산후조리원 같은 개념의 쉼터를 만들어 PC방처럼 신혼부부 또는 출산 가정이면 누구나 부담없이 드나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가사노동으로 지친 엄마들이 현금 지원한 1억원을 활용해 1~2시간 정도라도 이용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Q. 정부 저출산 지원책에 대해 잘 알고 있나. 

“대부분 복지 혜택이 신청을 해야 보장,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근데 결혼, 출산으로 얻는 혜택은 신청제가 아닌 기본권 보장처럼 줬으면 좋겠다. 관공서에서 혼인, 출생 확인이 되면 꼭 신청하지 않아도 자동 보장받는 복지제도가 갖춰져야 한다. 혜택을 몰라서, 먹고살기 바빠 신청 못 하는 사람이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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