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e=엄민우 IT전자부장] 지난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후보 직속으로 ‘인구미래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저출산 정책의 밑그림을 마련했다. 이후 해당 조직은 ‘인구미래포럼’으로 재편 및 강화됐고 현재 정부 여당이 저출산 대책을 마련함에 있어 주요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인구미래포럼 대표를 맡은 인물은 주요 이슈가 있을 때마다 당내 저격수 역할을 자처해온 4선의 서영교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중랑갑)이다. 서 의원은 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출산율 제고’에만 초점을 둔 정책에서 보육, 주거 등 문제를 포괄한
[시사저널e=유재철 기자] 공공 아이돌봄서비스를 신청한 지 7개월 만에 겨우 순번이 돌아온 박도영씨(가명·33)는 첫 육아도우미 면접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면접을 위해 집을 방문한 육아도우미는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데, 여기가 우리 집보다 작아서 일하기는 훨씬 수월하겠다”는 말부터 꺼냈다. 이어 “돌봄서비스에서 (육아도우미가) 하지 않는 일들이 있다”며 자신이 맡지 않을 일들을 줄줄이 나열했다. 그러나 더 황당한 일은 면접 이후였다. 주민센터 담당자로부터 “육아도우미가 다른집 배정을 원한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박 씨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자녀 수)이 0.75명으로 집계됐다. 9년 만에 반등한 것으로 한때 0.6명대로 내려가는 것이 아니냐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 것에 비하면 긍정적인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8300명으로 1년 새 8300명(3.6%) 늘었다. 2015년 이후 하락세를 이어온 연간 출생아 수는 2020년 이후로 20만명대를 벗어나지 못했는데 이 또한 상승한 것이다.하지만 추세적 반등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지난해 혼인 건수가 팬데믹 전인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사는 응급의학과 의사 A씨는 아이 하교, 하원 후 학원 라이딩까지 마친 뒤 출근길에 나선다. A씨도 한때는 자녀의 늘봄학교를 신청했지만 아이의 책가방에는 늘봄교실에서 한 그림그리기나 색칠하기 등 단조로운 놀이의 흔적만이 담겨있었다. A씨의 자녀처럼 어린 저학년부터 덩치가 꽤 큰 아이들까지 한데 모여있는 큰 교실은 놀이와 교육이 균형잡힌 프로그램이라기보다 집단 보관소에 가깝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A씨는 “시간을 버티는 곳이라는 생각에 다음 분기부터는 신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초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자녀요? 선물이죠. 다들 공감하시잖아요?”“제겐 선물이자 숙제에요. 애들이 장성했지만 부모 역할을 어떻게 잘하는건지 아직도 모르겠거든요”“제가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이 뭐냐고 묻는다면 아이를 낳고 키운 겁니다”아이 셋을 키우는 40대 전업주부 임선희씨, 목사인 남편과 함께 신앙인으로 활동 중인 김은정(50)씨, 서울 직장에 다니는 황기범(가명, 50세)씨에게 ‘나에게 자식을 키우는 것이란?’ 이라고 묻자 각자 꺼낸 말이다. 그들은 세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지, 살림이 모자라지 않을지 등등 똑같은 걱정을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최근 정부와 여당이 주 4.5일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육아를 하는 맞벌이 부부에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반응이 나온다. 저출산 해결을 위해선 근무 일수를 줄이는 것 보다 하루하루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출근이 늦거나 퇴근이 빨라야 아이를 돌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42회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정부 '123대 국정과제'를 확정했다. 국정과제엔 그간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노동 공약으로 강조해 왔던 주4.5일제가 포함됐다. 고용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경기도에 사는 자영업자 A씨(44)는 2주 전 네 번째 자녀를 얻었다. 그는 “가족이 늘어난 것은 기쁘지만, 솔직히 겁도 난다”며 “먹여 살릴 생각에 잠이 오질 않는다. 큰아이가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이라 네 아이 모두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자녀가 늘어날수록 육아나 가사 부담은 급격히 커진다. 특히, 맞벌이 가정의 경우 조부모 도움을 받기 어렵다면 보조 인력 없이 일상 유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다둥이 가정은 여전히 가사,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출근길 아침, 국내 한 제조 대기업 사옥 4층. 부모들이 아이 손을 잡고 직장어린이집 문으로 들어선다. 회사 출입증을 찍고 곧장 아이를 맡긴 뒤 엘리베이터를 타는 모습은 ‘일과 돌봄이 공존하는 풍경’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장면은 일부 기업에만 허락된 특권이다. 대기업 근로자는 사내 어린이집 ‘입소 경쟁’을 걱정하지만, 중소기업 근로자에게는 그런 선택지조차 없다.국내 제조 대기업에 근무하는 A씨(38)는 지난해 운 좋게 회사 직장어린이집에 자녀를 맡길 수 있었다. 회사는 매년 신학기를 앞두고 임직원들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경기도에 거주하며 서울로 출퇴근하는 김모씨(38세)는 남매를 키우는 외벌이 가장이다. 맞벌이가 힘들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그때마다 외벌이인 이유를 설명하기 바쁘다고 한다. 빠듯한 생활에서 벗어나려면 맞벌이가 필수적이지만, 부부 모두 이른 시간에 출근해야 하고 근무지까지 거리가 멀다 보니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는 상황이다. 그에게 ‘아빠는 등원, 엄마는 하원’은 여전히 꿈같은 이야기다.맞벌이가 보편화된 사회지만 기관 보육의 공백 시간인 등·하원 문제는 아이를 둔 부모에게 여전히 큰 부담으로 작용하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교직생활 10년차 여성 A씨(37세)는 올해로 결혼한 지 만 3년이 지났지만 아직 자녀 계획이 없다. 배우자도 공무원이기 때문에 소득은 안정적이고 양가 부모님도 손주를 기다리신다. 하지만 아직 자가 마련을 하지 못한 이들 부부는 출산이든 양육이든 주거환경 등 여건이 마련돼야만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A씨는 “가진 자본에 맞춰 집을 사자니 생활환경이 좋지 않은 동네고, 환경이 좋은 동네를 기웃거리자니 비용부담이 크다며 임신은 내집마련 다음 문제”라고 말한다.저출산의 본질적 문제는 단순히 아이를 낳지 않는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아기울음 소리가 봄바람처럼 퍼져 나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7월 출생자는 2만1803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9% 증가했다. 출생률은 여전히 ‘세계 최하’ 수준이지만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어찌 보면 너무도 당연한, 인간 본연의 ‘아기와 함께하는 기쁨’을 알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그 다음 시작됐다. 낳긴 낳았는데 오롯이 애를 맡기고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맞벌이 부부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맞벌이 비율이 절반을 넘어가는 시대에 보육정책에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저출산이 아닌 삶의질이란 관점에서 정책을 펼쳐야 한다. ‘돈 줄게 결혼해, 출산해’라고 한다고 저출산 문제가 해결될 시점은 이미 지났다.”시사저널e가 최근 서울 용산구 스튜디오에서 여행·경제 크리에이터이자 ‘혼자서도 잘 사는 걸 어떡합니까’의 저자 신아로미 작가와 김건우 문화기획자, 2040 심리상담플랫폼 오렌지카운슬러의 양한솔 대표와 대담했다.이들 모두 저출산 정책이 초점이 단순 출산율 증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한다. ‘1억원 지원’ 등 금전적인 지원을 대책으로 내놓는 것도 이 때문이란 것이다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대한민국이 위기를 맞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출산율은 0.65명까지 감소했다. 이대로 가면 2750년에는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세계지도에서 지워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나라 대한민국에서 다시 우렁찬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100명의 입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되살릴 방법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프랑스는 비혼 출산과 활발한 이민 정책으로 유럽연합(EU) 국가 내 출산율 1위를 차지했다. 1970년대부터 이어진 문화 개방은 여성들의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비혼 출산율이 높은 나라는 합계출산율도 높습니다. 결혼하지 않아도 출산 가정의 사회적, 법적 혜택을 동등하게 줘 법률혼의 장벽을 낮췄습니다.”로랑 툴르몽 프랑스 국립인구통계학연구소(INED) 책임연구원은 “프랑스는 EU 국가 중 합계출산율 최상위권에 있는 국가”라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때 모든 유럽 나라들이 출생율이 떨어졌지만 유일하게 프랑스는 변화를 겪지 않았다”고 말했다.그는 프랑스 합계출산율이 높은 배경에 대해 “탁아와 공교육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구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아이를 낳은 가정에 현금을 지원하고 돌봄서비스도 제공해 육아와 직장 생활을 양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올리비에 코르보베스 국립가족수당기금(CNAF) 국제협력국장은 “프랑스는 아이를 사회가 함께 키운다는 인식이 있으며 출산은 국방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유럽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됐음에도 출산율 변화에 가장 민감한 국가”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가족수당의 역사는 86년을 자랑한다. 2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인 1938년 이후 급여수당, 출산 전 수당, 출산 후 수당 등 가족지원을 체계화했다. 임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아이들이 새로운 삶의 원동력이 됐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울지라도, 행복합니다. 자녀들을 낳고 키우다 보니 자연스레 더 열심히 살게 됐죠.”로익 르 스트랏(39)씨는 프랑스 파리 외곽에 거주하며 푸드트럭을 운영한다. 그는 2019년 현재 아내와 재혼 후 새 가정을 꾸렸다. 로익에게는 총 4명의 자녀가 있다. 전처와 사이에서 낳은 아들 1명과 딸 1명, 현부인과 아들 2명 등이다. 이혼한 전부인 사이에서 낳은 자녀 중 딸은 로익이 기른다. 전부인이 기르는 둘째 아들과도 자주 만난다. 로익은 여러 명의 자녀를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프랑스는 이탈리아나 유럽 다른 국가와 달리 미혼모들도 혼인 가정과 똑같은 정책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결혼을 안해도 부담없이 아기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제라드 프랑수와 듀몽 소르본느대 경제사회학과 교수는 프랑스의 출산 정책 특징에 대해 한부모 가정이나 미혼 가정에 대한 차별없는 지원을 들었다. 프랑스가 매년 1% 후반대 출산율을 유지하는 배경에 '비혼 출산율 증가'가 주효했다고 분석했다.프랑스의 비혼 출산율은 1990년대 한 자릿수에 불과했지만 2020년 62.2%까지 올라갔다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대한민국이 위기를 맞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출산율은 0.65명까지 감소했다. 이대로 가면 2750년에는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세계지도에서 지워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나라 대한민국에서 다시 우렁찬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100명의 입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되살릴 방법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작년에 이사하기 위해 집을 보러 가면 수십 명이 줄을 서곤 했어요. 도심에서 차를 타고 30분은 가야 하는 곳인데 말이에요. 집주인이 제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24시간을 쪼개고 쪼개도 늘 시간에 쫓겨요.”대한민국에서 워킹맘, 워킹대디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최소한의 시간이 보장되지 않는 시간 빈곤을 절감하며 살아간다. 경력 발전과 자녀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한다. 시사저널e는 서울 용산구 스튜디오에서 김은화 딸세포출판사 대표, 변한다 작가, 소준철 작가를 만났다. 이들 모두 자녀와 부대끼며 일도 하면서 고충을 겪었다. 절대적 시간 부족에 더해 부동산, 사교육 등 경쟁으로 점철되는 우리 사회에서 자신과 자녀 모두 뒤처지지 않아야 한단 압박감이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대한민국이 위기를 맞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출산율은 0.65명까지 감소했다. 이대로 가면 2750년에는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세계지도에서 지워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나라 대한민국에서 다시 우렁찬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100명의 입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되살릴 방법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출산과 육아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지 않고, ‘국가와 사회 전체가 책임진다’는 문화가 정착해야 한다. 일과 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