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플러스에셋 이어 가비아 공개매수···지분 10%p씩 확대
최대주주 위협 가능 지분 확보···중소형주 맞춤 행동주의 전략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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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독립법인보험대리점(GA) 상장사 에이플러스에셋에 대한 주식 공개매수에 이어 클라우드 전문 기업 가비아에 대해서도 주식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화제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에스엠 및 금융지주 주주로서 행동주의로 성공을 거뒀지만 최근 같은 주식 공개매수 행보는 그동안 없었다.

얼라인파트너스가 에이플러스에셋과 가비아 주식 공개매수를 마치면 모두 최대주주에 지분율이 근접해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를 놓고 얼라인파트너스가 국내 중소형주를 대상으로는 단순한 주주가치 제고 활동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행동주의 전략을 수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에이플러스에셋 이어 가비아···연이은 공개매수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얼라인파트너스는 이날부터 다음달 14일까지 20일간 가비아 전체 발행주식수의 10.00%에 해당하는 135만 3569주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3만3000원으로 전날 종가 2만7500원 기준 20% 프리미엄이 매겨졌다. 금액으로는 451억원이고 공개매수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초과분은 매수하지 않을 예정이고 가비아 주식을 6개월 이내 처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올해 3월 20일부터 4월 3일까지 가비아 주식을 장내에서 사들이며 지분 9.03%를 확보한 상태다. 주식 공개매수가 완료되면 얼라인파트너스의 지분율을 19.03%로 높아진다.

가비아는 김홍국 대표(18.30%) 및 특별관계자가 총 25.8%의 지분율 보유하고 있다. 미국계 펀드인 미리캐피탈도 지분을 23.96%까지 늘린 상태다. 얼라인파트너스 지분율이 19.03%로 늘어나면 미리캐피탈과 연합시 김 대표 측 지분율을 압도할 수 있다.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식 공개매수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얼라인파트너스는 이달 18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20일간 에이플러스에셋 주식 450만1192주(19.91%)에 대한 공개매수에 들어간 상태다.

얼라인파트너스가 결정한 에이플러스에셋 주식 공개매수가는 8000원으로 17일 종가(5900원) 대비 35.59%가량 높은 수준이다. 에이플러스에셋 주식 공개매수는 총 360억원 규모고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앞서 얼라인파트너스는 올해 6월 에이플러스에셋 주주인 스카이에이플러스가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매각한 112만8124주(4.99%)를 주당 6330원, 총 71억원에 인수한 상태였다. 주식 공개매수가 완료되면 얼라인파트너스는 에이플러스에셋 지분 24.9%를 보유한 2대 주주가 된다.

에이플러스에셋의 최대주주는 곽근호 에이플러스에셋그룹 총괄대표로 지분 20.06%를 가지고 있고 특수관계자 지분을 더하면 총 30.19%이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도 지분 4.79%를 보유하고 있는데 일단 곽 회장과 지분을 공동 보유중이라고 공시한 상태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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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 공개매수는 K-중소형주 맞춤 전략?

얼라인파트너스는 그동안 많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주주 행동주의 활동을 펼쳐왔으며 에스엠과 JB금융 등 금융지주, 코웨이 등을 대상으로 펼친 행동주의 활동이 성과를 내기도 했다.

다만 이달 에이플러스에셋과 가비아 주식 공개매수 이전에 얼라인파트너스가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사례는 없었다.

통상적으로 자진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를 제외하고 최대주주가 아닌 소수주주 측이 실행하는 주식 공개매수는 적대적 M&A를 위한 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얼라인파트너스의 에이플러스에셋과 가비아 주식 공개매수의 경우 경영권 인수가 아닌 주요 주주 등극이 목적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주식 공개매수와는 다소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얼라인파트너스의 연이은 주식 공개매수를 놓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이나 요구를 무시하는 최대 주주를 압박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얼라인파트너스를 비롯한 국내 행동주의 펀드들은 그동안 저평가된 기업을 선별해 지분을 매입하고 주주가치 제고 요구를 통해 주가 부양을 시도해 왔다. 하지만 최대주주 측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요구를 외면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소수 주주로서 대응하지 못하고 무력했던 경우도 상당수다.

얼라인파트너스가 지분을 매입한 중소형 기업들을 살펴보면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높지 않은 기업들이다. 이는 얼라인파트너스 측의 주주가치 제고 요구에 최대주주 측이 성실하게 응하지 않는다면 얼라인파트너스가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을 위협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전략이 통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얼라인파트너스 측은 이번 가비아 주식 공개매수에 대해 “가비아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 행동주의적 목적에서 추진되는 것”이라며 “주요 지분 확보 이후 경영진과의 대화, 법적으로 보장된 주주권 행사를 통해 투명성 강화, 자본 효율성 제고, 경영 성과 향상 등 주주가치 제고를 도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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