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제도 정비 시급”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대한민국이 위기를 맞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출산율은 0.65명까지 감소했다. 이대로 가면 2750년에는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세계지도에서 지워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나라 대한민국에서 다시 우렁찬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100명의 입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되살릴 방법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15년(1.24명) 이후 매년 약 0.07명씩 감소하고 있다. 작년 0.7명대로 내려앉은 반면, OECD 평균 합계출산율은 매년 약 0.017명 감소에 그쳤다. ‘여성의 경력단절’에 대한 우려가 우리나라 출산율 감소의 주된 원인이란 분석이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여성의 경력단절 우려와 출산율 감소’ 보고서에서 ”부모가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동안 이들의 시간 제약을 완화할 수 있는 재택·단축 근무 등의 제도적 지원을 10년 이상의 장기적 시계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KDI에 따르면 작년 기준 출산을 포기하고 무자녀 상태를 지속할 경우 경력단절 확률을 최소 14%포인트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리어를 지속함에 따라 기대되는 임금 상승을 감안하면, 14%포인트 이상의 경력단절 확률 감소는 개인의 평생 소득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는 수준이란 것이다.
실제 연령별 청년 여성이 육아로 인해 겪게 되는 불이익으로 인해 출산을 포기하는 정도는 혼인·출산 비중이 높은 30~34세에서 높게 나타났다. 고용격차가 줄어들며 여성의 경제활동은 늘어났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 출산을 포기하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단 의미로 해석된다.
경기 부천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10년차 손지희(36세·가명)씨 역시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의 원인으로 ‘여성의 경력단절 우려’를 꼽았다.
손씨는 ”여성의 입장에서 경력을 이어가는 것이 가능한지가 출산에 있어 중요한 문제“라며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며 본 선배 중에서 결국 아이 양육을 위해 퇴사하는 사례를 자주 볼 수 있었다. 또한 아무래도 아이가 아플 때 아직까진 아빠보다는 엄마가 아이를 챙기는 편이므로 회사에서 눈치를 자주 보게 되고 업무 공백이 생겨서 승진 등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Q. 결혼 및 출산 계획은 있나
“결혼하게 된다면 아이를 갖고 싶은 마음은 있다. 자녀는 1명으로 생각한다. 다만 여성의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경력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한 문제다. 실제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며 본 선배들은 가족의 보육 도움이 있지 않은 결국 퇴사를 택한 경우가 많았다. 아무래도 아이가 아플 때 아직까진 아빠보다는 엄마가 아이를 챙기는 편이므로 회사에서 눈치를 자주 보게 되고 업무 공백이 생겨서 승진 등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치게 된다”
Q.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에 대해선 체감하고 있나
“내가 졸업한 초등학교의 학생수가 크게 줄어서 건물의 1개 층을 더 이상 교실로 사용하지 않고, 체육관 실험실 등으로 바꿨다는 얘기를 듣고 저출산을 체감할 수 있었다”
Q. 저출산 문제의 원인을 무엇으로 보나
“결국 가정에 투자할 시간의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외벌이 가정이 아닌 맞벌이가 늘어나는 시대에 과도한 근로시간으로 인해 가정을 돌볼 여유가 사라진다. 서울 집값의 상승으로 경기권으로 주거지를 이동하면서 통근을 위해 하루 2~4시간의 시간을 소요하면서 더욱 가정을 돌볼 시간이 사라지는 악순환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Q. 경력단절도 저출산의 원인으로 꼽힌다
“앞서 말했듯 실제 아이의 보육에 남성보다 여성이 주양육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아이가 아플 경우 대부분 여성이 휴가를 쓰고 회사를 비우고 아이를 돌보는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회사에 충실하지 못하다는 상사의 인식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현실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복귀한 여성에게는 진급의 기회가 사라지며, 언제든 공백기를 가질 수 있는 잠재적인 공백인력으로 여겨져서 주요 업무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경력단절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회사가 육아휴직자를 대신할 대체인원을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직원에게 휴직자의 업무를 배분하는 경우가 많아, 둘째를 가지게 된 직원의 경우 회사와 동료의 눈치가 보여 퇴사하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었다”
- [저출산대책-36] “기혼여성 희생 강요하는 사회에 결혼 단념”
- [저출산대책-35] 50대 비혼남 “나에게 투자하는 삶에 만족”
- [저출산대책-34] “초등학생도 맞벌이 수입 30~40%는 사교육에 투자”
- [저출산대책-33] “베트남 출산율 2명대 근접 비결은 안정+관용”
- [저출산대책-32] “남성도 육아휴직 자유롭게 쓰는 문화 만들어져야”
- [저출산대책-44] “결혼제도 틀 벗어난 출산 정책까지 관심 필요”
- 아기 1명 낳으면 1억 제공···63% '긍정적'
- [저출산대책-46] 예비신부 “사회 변화 따라가는 양육 환경 조성돼야”
- [저출산대책-40] “일과 육아 중 양자택일 꼭 해야만 하나”
- [저출산대책-47] “1억원 준다 해도 비혼, 육아 상상도 하기 싫다”
- [저출산대책-48] “아이 태어나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갈등 심화”
- [저출산 대책-51] “맞벌이·외벌이 다 해봤지만 육아 어려워”
- [저출산대책-61] “결혼·출산 가장 큰 장벽은 돈···현금 지원책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