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소재 외 3분기 누적 적자…동부팜한농 인수로 자산 늘어

LG화학은 3분기에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내놨다. 실적 성장세가 가파를 것으로 예상됐던 전지사업 부문이 적자를 기록했다. 또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웠던 에너지와 바이오부문에서도 적자를 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기초소재 부문이 선방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가 됐다.

◇ 신성장 사업 부진에 3분기 실적 추락

LG화학은 3분기 매출 5조54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3.2%, 전분기와 비교해도 2.4% 감소했다. 3분기 매출이 줄어들면서 누적 매출도 15조147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5조1659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LG화학 3분기 누적 매출은 2013년 17조5029억원, 2014년 17조2055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매출은 소폭 줄어드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 감소폭은 컸다. LG화학 3분기 영업이익은 46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462억원 대비 24.7%(853억원) 줄었다. 이는 전분기와 비교하더라도 15.6% 줄어든 수치다. 매출은 줄었지만 판매비와 관리비가 50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15억원보다 313억원 늘어난 영향이 컸다. 매출대비 매출원가 비율이 지난해 80.3%에서 이번 분기 80.9%로 소폭 늘었다.

부문별로는 기초소재 사업부문에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누적으로 각각 10조5638억원, 1조632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매출은 4.6% 줄었고 영업이익은 17% 증가했다. 납사(naphtha) 가격 안정으로 주력제품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제한 값)가 지난해 대비 견조했던 영향이 컸다.

반대로 기초소재 사업부문을 제외한 전부문에서 적자 행진이 이어졌다. 전지부문은 3분기 누적으로 456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전기차 확대로 실적 향상이 기대 됐던 중대형전지가 시장 기대와 달리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 소형전지 부문 역시 전방 산업 악화로 호실적을 내지 못했다.

정보전자소재부문은 수처리 사업 부진과 편광판 등 업황악화로 영업적자 16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 851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분기별로는 두 부문 모두 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공통 및 기타 부문도 지난해 2억원 영업손실에서 올해 3분기 누적 178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부문은 올해 4월인수한 동부팜한농 실적이 부진했던 영향이 컸다.

◇ 동부팜한농 인수로 자본과 부채 늘었다

LG화학 올해 3분기 기준 자산은 20조0396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18조5787억원보다 1조4609억원 늘었다. 올해 4월 농제 생산업체인 팜한농(옛 동부팜한농)의 지분 100% 인수 영향이 컸다. 유동자산이 지난해말 8조6556억원에서 이번 분기말 9조2763억원으로 6207억원 늘었다. 세부적으로는 동부팜한농과의 사업결합을 통해 재고자산이 지난해말 2조3385억원에서 3분기 2조7170억원으로 3785억원 늘었다. 이외 현금성 자산도 1911억원 증가했다.

비유동자산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비유동자산은 지난해말 9조9231억원이었지만 올해 3분기말 10조7633억원으로 8402억원 증가했다. 유형자산이 9조2807억원으로 지난해말보다 4135억원 늘어난 영향이 컸다. 이 역시 동부팜한농과의 사업결합에 따른 것으로 토지 순장부금액이 4124억원 증가했다. 회수기간이 1년이상 걸리는 기타장기수취채권도 1375억원 늘었다.

부채와 자본도 증가했다. LG화학 3분기말 부채는 5조5339억원으로 지난해말 4조7989억원보다 7350억원 증가했다. 미지급법인세는 지난해말보다 줄었지만 차입금이 지난해말 2조1507억원에서 이번 분기 2조8900억원으로 7393억원 증가했다. 이 또한 동부팜한농 사업결합과정에서 차입금 6786억원이 포함되면서 발생했다. 비유동부채의 경우 3분기말 8334억원으로 지난해말보다 1572억원 증가했다. 이는 팜한농 구조조정으로 인해 순확정급여부채가 1211억원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자본은 이익잉여금이 늘면서 지난해말 13조1035억원에서 13조6722억원으로 5687억원 증가했다.

LG화학에서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부문별 자산 변화다. LG화학은 미래 성장 먹거리로 에너지·​바이오·​물을 제시하며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공급과잉으로 미래에 쉽지 않은 경쟁을 해야하는 기초소재 사업 부문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신성장 동력을 만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실제 3분기말 사업별 자산과 자산 비중은 기초소재사업은 2014년 8조9002억원(49.1%)에서 올해 3분기말 7조8248억원(39%)로 줄었다. 반면 전지사업 자산비중은 전기차 배터리 공장 증설 등으로 같은 기간 3조3654억원(18.6%)에서 3조9776억원(19.8%)로 늘었다. 기타 및 공통부문 역시 동부팜한농 인수로 같은 기간 2조8304억원(15.06%)에서 4조8812억원(24.4%)로 증가했다.

◇ 투자현금 유출 줄고 재무현금 유입 늘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1조921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2조2110억원보다는 2892억원 줄어들었다. 순수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흐름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억원 늘었지만 법인세 납부액이 2696억원 증가하면서 전체적인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축소됐다.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출은 1조485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698억원 늘었다. 순수 투자활동이 늘었다기보다는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입액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올해 3분기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입액은 64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466보다 3023억원 줄었다. 세부적으로 올해 3분기 기타수취채권이 지난해보다 적게 소화되면서 현금 유입이 지난해 8261억원에서 2646억원 줄었다. 도리어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액은 지난해 2조1622억원에서 올해 2조1298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 흐름도 지난해보다는 소극적이었다. 지난해엔 재무활동으로 7467억원이 나갔지만 올해 3분기에는 2233억원 나가는데 그쳤다. 차입금 상환, 배당금 지급 등으로 인한 현금 유출은 지난해보다 비슷했다. 결론적으로 3분기 차입금 증가로 인한 현금 유입이 62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87억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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