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줄었지만 영업이익 늘어…실적 개선 지속될 지는 의문
포스코가 3분기에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3년만에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었다. 지난해 적자였던 당기순손익도 흑자로 돌아섰다. 부채비율도 지난해보다 나아졌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늘었다. 여기에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이라는 훈풍이 불고 있다. 포스코 주가도 연초대비 66.2% 올랐다.
다만 포스코가 갈 길은 아직 험난하다. 우선 3분기 실적은 원재료 가격 하락에 기댄 측면이 있다.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매출이 줄어드는 등 외형성장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스코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해 세계적인 저성장·저수요를 극복한다는 계획이지만 성공할 수 있을 지는 앞으로가 중요해졌다.
◇ 4년만에 이룬 영업이익 1조원
포스코는 3분기 매출 12조7475억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조9959억원 대비 1조2484원 줄었다. 영업이익은 1조3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519억원 대비 3823억원 늘었다. 분기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은 2012년 3분기 이후 4년만이다.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늘어난 이유는 매출원가에 있다. 매출원가는 원료비, 운반비 등 매출을 올리는 데 필요한 각종 비용이다. 3분기 포스코 매출원가는 10조78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조3977억원보다 1조6122억원 줄었다. 3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1조2484억원이 줄었으니 약 3638억원 원가 절감 효과가 있었다. 포스코는 이번 분기 ‘원재료 사용액 및 원재료 재고자산의 변동’ 등에 비용 6조7447억원을 지불했다. 지난해엔 9조2772억원을 썼다. 원재료 관련 비용에서 2조5325억원을 아꼈다.
원재료중 하나인 석탄 가격이 지난해 톤당 11만6000원에서 이번분기 11만원으로 떨어졌다. 니켈도 지난해 톤당 1339만2000원에서 1063만2000원으로 가격이 낮아졌다. 철광석 가격만 지난해 톤당 6만3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소폭 올랐다. 원가절감 덕에 3분기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5%포인트 상승한 8.11%이다. 제조업의 경우 공정의 획기적인 혁신이나 신제품이 아니라면 원가 영향을 많이 받는 경향이 있다. 원재료 값이 갑자기 높아져 제품가와의 차이가 좁혀지면 수익성이 나빠졌다. 4분기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포스코 수익성이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47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582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에는 ‘지분법 적용대상인 관계기업과 조인트벤처의 당기순손익에 대한 지분’에서 3228억원 큰 폭으로 적자가 났다. 한마디로 포스코와 지분으로 연결돼 있는 관계 기업에서 손실이 크게 났다는 뜻이다. 지난해엔 해외 관계기업에서 손실이 크게 났습니다만 올해엔 711억원으로 적자폭이 크게 줄었다.
금융손익에서도 지난해 6155억원 적자였지만 올해엔 1280억원 적자로 손실폭이 줄었다. 지난해 환율변동으로 외화환산 손실 규모가 컸지만 올해는 축소된 것이 금융손실을 줄인 가장 큰 원인이었다. 기타영업외 손익에서도 지난해 4891억원 손실에서 1717억원 손실로 축소됐다. 지난해 3분기 신일철주금(NSSMC)과 영업비밀 및 특허 침해 소송과 관련해 일회적 비용인 합의금 2990억원을 지출한 것이 손실로 크게 잡혔다.
◇ 단기차입금 축소에 부채비율도 감소
포스코 3분기말 기준 부채비율은 70.4%로 지난해 같은 기간 78.4%에서 8%포인트 줄었다. 자본은 지난해 3분기말과 비슷했지만 부채가 지난해 35조3385억원에서 31조8497억원으로 3조4888억원 줄어들었다. 특히 1년내 갚아야하는 유동부채가 16조9449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3조1860억원 줄었다. 유동부채는 3분기에만 1조1987억원 감소했다. 특히 줄어든 단기차입금이 유동부채 축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12조3710억원에서 9조5763억원으로 2조7947억원 가량 감소했다.
부채 부분에서 확인할 수 있는 충당부채는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충당부채는 지출 시기와 금액이 불확실하지만 어떤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자원의 유출 가능성이 어느정도 큰 것을 말한다. 그러니까 ‘돈이 어느정도 나갈 것은 확실한데 실제로 언제, 어느정도 나갈지 모를 때’ 인식하는 부채다. 포스코의 경우 3분기 충당부채는 4649억원으로 지난 분기 3985억원 대비 663억원 증가했다.
이 중 계열사인 포스코엔지니어링이 9월 30일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 계획을 공포하면서 491억원을 충당부채로 잡았다. 실제 희망퇴직 규모가 어느정도 될지 당시로선 알 수는 없지만 희망퇴직으로 인해 419억원 정도가 퇴직금 등으로 나갈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이후 삼성엔지니어링은 450명으로부터 희망퇴직을 받았다.
◇ ‘빚 갚자’ 재무관련 현금 유출 많아져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올해 3분기 5조1935억원으로 지난해 5조5281억원보다 줄었다. 현금이 덜 들어온 거다. 이자, 배당금 수취 등을 제외한 순수 영업활동으로 창출된 현금에서 차이가 발생했다. 3분기 순수 영업활동으로 창출된 현금은 5조98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조5261억원에서 5403억원 감소했다. 그래도 3분기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전분기 3조3510억원보다는 1조8425억원 늘었다. 1~3분기 중에서 3분기에 가장 많은 현금이 들어온 거다.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출은 올해 3분기 기준 3조36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조9040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단기 금융 상품을 취득하고 처분한 규모는 올해가 지난해보단 훨씬 더 컸다. 합산해보면 지난해 단기 금융 상품 취득액이 처분액보다 많았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단기 상품 취득에 포스코는 9조9812억원을 썼다. 반대로 단기 금융 상품을 처분하면서 7조8124억원이 들어왔다. 결론적으로 2조1688억원이 단기 금융 상품 투자에 쓴거다. 올해 3분기에는 단기 금융상품 매입에 14조4794억원의 현금 유출이 있었다. 금융 상품을 처분해 13조6279억원이 들어왔다. 합산하면 8515억원이 빠져나간 셈이다. 3분기에는 유의미한 투자활동으로인한 현금 유출은 없었다.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출은 지난해 3분기 4621억원에서 올해 3분기 3조223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빚 갚는데 현금 지출이 많았다는 뜻이다. 전분기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1조8376억원이었으니까 3분기에만 1조3854억원의 재무활동 현금유출이 있었다. 지난해 사채 및 장기차입금 상환에 2조82억원이 나간 반면 올해 3분기에는 사채 및 장기차입금 상환에 3조5206억원의 현금이 나갔다. 단기 차입금 상환에도 약 8876억의 현금 유출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6621억원 더 지출된 현금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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