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과 영업이익 소폭증가…100조원대 빚에도 배당 유출 현금 급격히 늘어
한국전력은 지난 여름 더위만큼이나 국민을 들끓게 만들었다. 6단계로 나뉜 가정용 전기 누진제 탓에 전기요금 폭탄을 우려한 국민은 한전의 요금체계를 비판했다. 한국전력은 자산 176조2389억원을 굴리는 공기업이다. 한전 직원들의 미국 호화 연수는 세간의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비싼 전기요금 가능성에 비호감 인상까지 얻게된 한전이 이번 혹서를 통해 얼마의 전기요금을 벌어들였는지 궁금해하는 국민들이 많다.
◇ 매출 영업이익 소폭 증가…폭염효과 미미
더위가 극에 달했던 7~9월 3개월 동안 한국전력은 전기를 팔아 14조7014억원(재화
판매로 인한 매출)을 벌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은 14조3181억원이었다. 올
여름 3833억원을 더 번 셈이다. 한전은 올해 폭염의 가장
큰 수혜자로 꼽혔다. 때문에 한전은 3분기에 엄청난 이익을
챙길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이유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8월 내놓은 ‘7~9월
가정용전기 누진제 한시적 완화’ 방침 때문이다. 미봉책이라 비난 받았던 이 조치로 3분기(7~9월) 가정용
전기 요금은 약 19% 인하됐다. 지난해에도 가정용전기 누진제
한시적 완화는 있었다. 지난해보다 올해 조치의 완화 폭이 더 컸다. 한전은
지난해보다 올해 ‘더 많이’ 할인해주고도 ‘더 많이’ 벌었다.
한전의 3분기 영업이익은 약 4조4000억원이다. 지난 분기 2조7000억원보다 1조7000억원을 더 벌었다. 전기 생산에 쓰이는 발전연료 단가와 전력구입단가
하락으로 비용 절감액이 7362억원에 달했다. 한국전력은
유가가 높을 수록 실적을 내는데 불리하기 때문에 원유 가격 추이를 확인해야 한다. 12월 1일부터 시행하는 누진제 개편안이 앞으로 한전의 매출과 영업이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전 3분기까지의
매출원가율은 72%이다. 2014년 87%, 2015년 77%에 비해 제조공정단계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었다. 반면에, 판매관리비율은 3분기까지
4.1%로, 2014년
3.3%, 2015년 3.7%에서 급격히 증가했다. 이는
영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비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전체 인건비는 2조5800억원이었는데, 올해는 2조8400억으로 10.1% 증가했다.
파생상품거래 또한 눈에 띈다. 파생상품거래는 계약 당시에 실현된 손익을 예측하기 어려운 탓에 손익의 변동폭이 클 수 있다. 한전은 지난해 3분기에 8816억원의
이익을 봤으나, 올 3분기에는 6423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올 3분기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9조2763억원에서 올해 2조9382억원으로 감소했다. 1년
사이에 6조3380억원이나 줄었다. 기타이익이 지난해 8조5000억원에서
올해 523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탓이다. 지난해엔 2014년 현대자동차에 매각한 ‘삼성동 한전 부지’ 대금이 들어오면서 일회성 이익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 100조원대 부채…상환보단 배당금?
한전 총자산 176조원 중 103조원의 부채를 갖고있다. 부채비율이 144%다. 한전
부채는 변동폭이 크다. 지난해 말 한전 총 부채는 약 107조3000억원이었다. 이 금액은 올해
1분기(1~3월) 108조8000억원으로 늘었다가 반기(4~6월)엔 약 105조50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3분기(7~9월) 약 1조6000만원을
갚아 부채총계가 103조9000억원으로 감소했다. 부채가 점차 감소하고는 있으나, 한전이 자사 빚을 차근차근 갚고
있다고 단언하기에는 부채총계의 등락이 들쑬날쑥하다.
한국전력은 3분기까지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14조279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조2633억원과 비교해 1조원가량 현금 유입이
늘었다. 법인세, 이자비용 등 각종 지출을 제하기 전 영업으로만
유입된 돈이 18조891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조원가량 늘었다.
투자활동으로는 약
7조5888억원이 유출됐다. 한전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2921억원을 투자로 더 지출한 것이다. 우선 지난해에 비해 한전에 들어온 돈이 줄었다. 지난해엔 유형자산을
처분해 발생한 현금이 9조원대였지만 올해엔 500억원대로
대폭 줄었다. 대신 금융자산 투자 및 처분에서 전기에는 5072억원의
지출이 있었는데, 올해는 잦은 처분으로 2007억원이 유입되었다.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 주목할 점은 정부보조금이다. 정부는 한전에게 올 3분기에만
237억원을 보조금 명목으로 줬다. 이는 한전이 지난해 정부에게서 받은 173억원 보다 더 많은 금액이다.
한전은 재무활동으로 지난해보다 2조원가량 현금이 더 빠져나갔다. 단기 차입금 상환액이 지난해보다 많았고 사채 및 장기차입금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재무활동현금흐름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배당금 항목이다. 올해 나간
배당금은 지난해 동기 지출한 배당금보다 1조6692억원이나
더 늘어난 2조647억원이다. 이는 단기 차입금 상환, 사채및 장기차입금 상환으로 나간 현금의 3분의 1수준이다. 배당금
절반 이상이 정부와 산업은행으로 들어간다. 정부는 한전 지분
18.20%, 산업은행이 32.90%를 소유하고 있다.
한전은 해외에 원전공사 등을 수주한다. 이러한 건설공사의 매출은 지난해 3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한전 전체 매출의 6.4% 정도로 그 비중이 크지는 않다. 특기할 것은 수준 잔고다. 한전 매출액은 매 기간 비슷하지만, 수주 잔고는 2014년말 17조원에서, 2015년에는 12조원, 이번 3분기말에는 9조원으로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해외 원전사업 등 한전이 추진하는 신규수주가 어려운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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