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 의무보유확약 신청 45.8% 달해···기관물량 중 40%만 유통 전망
상장 직후 공모청약 물량과 미확약 기관물량만 풀려···품절주 될 가능성↑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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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HD현대마린솔루션이 상장 직후 유통가능주식이 전체 발행주식수의 9%대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유통주식비중이 10% 이하인 공모주는 품절주로서 상장 후 주가 급등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최대주주인 HD현대와 2대주주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모두 상장 후 잔여 보유주식에 대해 일정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보호예수를 설정했다. 여기에 수요예측에서도 기관투자가들이 대거 의무보유확약을 제시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유통주식비중이 급감할 것이 유력하다.

◇ 의무보유확약 대거 신청에 유통주식 9.5%?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날부터 26일까지 이틀간 공모청약을 진행하는 HD현대마린솔루션은 다음달 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진행한 수요예측을 통해 HD현대마린솔루션의 공모가는 희망공모가범위(7만3300~8만3400원) 상단인 8만3400원으로 확정됐다. 기관 대상 수요예측은 2021개 기관이 참여했고 201.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주식수는 890만주이며 공모가 기준 공모금액은 7423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3조7071억원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 흥행에 고무적인 부분은 수요예측에서 접수된 9억8451만1800주의 신청 가운데 무려 45.78%에 해당하는 4억5071만7000주에는 의무보유확약이 제시됐다는 점이다.

의무보유확약은 상장 후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으로 통상 의무보유확약 비중이 높을수록 상장 후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가들이 IPO기업의 공모가가 비싸지 않다고 판단하고 일정기간 보유한 이후 매도해도 이익을 남길 수 있다고 결정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상장한 IPO기업 가운데 의무보유확약 비중이 높았던 필에너지(59.23%), 두산로보틱스(51.60%), 알멕(51.12%), 기가비스(49.52%) 모두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의 2~3배 수준까지 상승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수요예측에서 의무보유확약 신청 비중이 45.78%에 달하면서 상장 직후 유통가능주식비중도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마린솔루션 주주구성은 단순하다. 상장 전 최대주주는 HD현대로 62%(2480만주)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38%(1520만주)는 KKR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Global Vessel Solutions, L.P가 가지고 있다.

KKR은 상장 과정에서 445만주를 구주매출로 내놓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6개월의 보호예수를 설정했다. HD현대 역시 보유지분에 대해 6개월의 보호예수를 설정했다.

전체 공모주식 890만주 가운데 178만주는 우리사주에 배정됐다. 우리사주는 상장 후 1년간 보호예수가 설정된다. 우리사주 전량 배정시 전체 상장예정주식수 4445만주 가운데 기관이 배정받는 물량은 11%인 489만5000주이고 일반청약자들은 5%인 222만5000주가 배정된다.

결과적으로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후 주식매도가 가능한 주주는 수요예측에서 미확약물량을 받은 기관과 공모청약에 참여한 공모주 투자자들 외에는 없다.

기관 대상 물량은 6개월, 3개월, 1개월, 15일, 미확약 등으로 구분되어 배정되는데 통상 기관이 제시한 의무보유확약 신청 비율이 높을 경우 미확약 물량은 전체 기관 배정물량의 40%대 수준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당시 기관 배정물량 가운데 미확약물량은 41.7%였고 두산로보틱스는 40.57%였다.

이를 감안하면 기관 배정물량 489만5000주 가운데 41% 수준인 200만주 가량만 미확약물량으로 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투자자 배정물량 222만5000주와 더해 약 423만주만 유통가능한 것이다. 전체 상장예정주식수 4445만주의 9.5% 수준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영끌 청약은 KB증권이 유리?

HD현대마린솔루션 공모청약은 대표주관사인 KB증권과 공동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 인수회사로 참여한 대신증권과 삼성증권 중 한 곳에 청약신청 가능하다.

대표상장주관사인 KB증권은 전체 공모청약 주식의 53.7%에 해당하는 119만4908주를 배정받았고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은 18.5%인 41만2038주를 각각 배정받았다. 대신증권과 삼성증권에 배정된 주식은 각각 4.6%에 해당하는 10만3008주씩 배정받았다.

증권사마다 고객등급별로 신청가능한 최대한도가 다르기에 공모주 투자자들로서는 최적의 청약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대표주관사로서 배정물량이 많은 KB증권은 비례배정 물량을 최대한 받으려는 큰손 투자자들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일반고객 기준 KB증권은 3만주까지 신청이 가능하며 3만주 신청시 12억5100만원이 증거금으로 필요하다. KB증권 우대고객은 등급에 따라 무려 9만주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신한투자증권은 일반고객 등급 기준 1만3000주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우대고객은 최대 3만9000주까지 신청가능하다. 하나증권은 일반고객은 2만주, 우대고객은 4만주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대신증권은 일반고객 5000주, 우대고객 1만주 신청이 한도고 삼성증권은 온라인고객은 2500주, 일반고객은 1만주, 우대고객은 1만주까지 신청가능하다.

균등배정의 경우 증권사별 경쟁률에 따라 배정받는 물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마감시한인 26일 오후 4시까지 눈치싸움이 펼쳐질 전망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최소단위 청약은 10주고 청약증거금으로는 41만7000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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