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별 전망 엇갈려 “고금리·고물가가 소비심리 영향”
中 업체 ‘메기’ 역할에 관심···“올해는 시장 변화 분수령”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이 주요 업체의 신차 부재, 중국 업체의 승용차 시장 첫 진출,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불투명하단 전망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판촉 방안을 마련하는데 고심 중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시장 전문연구기관들은 올해 수입차 시장에 대해 서로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국내 수입차 시장 현황 및 전망. / 자료=각 기관
국내 수입차 시장 현황 및 전망. / 자료=각 기관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올해 수입 신차 판매대수를 전년(31만6000대) 대비 3.5% 감소한 30만5000대로 예측했다. 이에 비해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같은 기간 28만8000대에서 내년 29만대로 0.6%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각종 시장 변수가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에 다각도로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점은 공유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높은 가계부채 수준과 함께 고물가·고금리 등이 민간소비 회복에 구조적인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올해 내수 판매량은 다소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AMA는 “국내 판매 부진 장기화 추세가 지속된 가운데 지난해 기저에 의한 반등으로 내수는 소폭 증가할 전망”이라며 “인플레이션 완화 및 금리인하, EV 대체 구매에 따른 HEV 판매증가 등이 함께 작용해 (신차 수요가) 플러스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BMW의 소형 전기 SUV iX2. / 사진=BMW 코리아
BMW의 소형 전기 SUV iX2. / 사진=BMW 코리아

◇BMW, iX2·iX로 전기차 입지 강화···테슬라, 모델Y FL 출시

일부 업체들이 코로나19 풍토병화(엔데믹) 이후 경기 회복 흐름에 편승해 지난해 신차를 쏟아낸 후 올해 출시 공백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판매 1위 업체가 확실해진 BMW코리아는 올해 준중형급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X2를 새롭게 내놓는다. 현재 사전계약 접수 중이고 1분기 중 출고 개시할 예정이다.

이어 준대형 전기 SUV iX의 부분변경모델(FL)을 출시할 계획이다. 작년 테슬라 코리아 다음으로 전기차 최다 판매 업체로 자리매김한 후 올해 상품성 개선모델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테슬라 중형 전기 SUV 모델Y. / 사진=테슬라
테슬라 중형 전기 SUV 모델Y. / 사진=테슬라

지난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속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판매 3위 업체로 올라선 테슬라 코리아도 올해 중형 전기 SUV 모델Y의 부분변경모델 ‘모델Y 주니퍼’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스텔란티스 코리아가 지프 픽업트럭 글래디에이터 부분변경모델과 푸조의 308, 3008 SUV, 408 등 모델별 마일드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해 고객 선택지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신차가 있으면 경기가 안 좋아도 일정 규모 수요는 생기기 마련”이라며 “올해 신차가 없는 업체들은 보릿고개를 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짜내느라 신차 출시가 예정된 해와 마찬가지로 바쁜 기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올해 출시할 신차인 고성능 모델 메르세데스-AMG GT 63 4MATIC+. /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올해 출시할 신차인 고성능 모델 메르세데스-AMG GT 63 4MATIC+. /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 벤츠, 고성능 라인업 강화···아우디·볼보, 전기차 경쟁 가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고성능 서브(sub) 브랜드 AMG의 최상위 모델 ‘메르세데스-AMG GT’의 2세대 완전변경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올해 유일한 벤츠 신차로 고성능 브랜드 감성을 더욱 강화시킬 역할을 주도할 전망이다.

3도어 스포츠카로서 기존 2인승에서 2열 시트 2개가 추가되고, 9단 변속기와 사륜구동 시스템이 새롭게 탑재돼 차별적인 주행경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벤츠 코리아는 이와 함께 G-클래스 첫 전기차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일반 모델과 E-클래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CLE의 AMG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아우디 코리아가 올해 출시할 준대형 전기 세단 A6 e-트론. / 사진=아우디
아우디 코리아가 올해 출시할 준대형 전기 세단 A6 e-트론. / 사진=아우디

아우디 코리아는 중형 SUV Q6 e-트론, 준대형 세단 A6 e-트론 등 전기차 2종을 판매할 계획이다. 모그룹 폭스바겐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PPE)을 기반으로 제작한 신차를 선제적으로 출시해 반등을 노린다.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지난해 출시 연기했던 소형 전기 SUV ‘EX30’을 올해 내놓고 시장 입지 회복을 벼르고 있다. 포르쉐 코리아가 지난해 공개한 브랜드 첫 전기 SUV ‘마칸 일렉트릭’을 오는 2월 이후 출고 개시할 예정이다.

미니 코리아도 쿠퍼 일렉트릭, 컨트리맨 일렉트릭, 에이스맨 일렉트릭 등 3종을 새롭게 출시해 작년 전무했던 전기차 판매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서울 용산구 소재 BYD 코리아 서울 사무소를 안내하는 현판이 인도에 설치돼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서울 용산구 소재 BYD 코리아 서울 사무소를 안내하는 현판이 인도에 설치돼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지난해 말 국내 승용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중국차 업체 BYD가 아토3, 씰, 돌핀 등 중소형 전기차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BYD는 지난해 역대 최고 승용차 판매기록인 글로벌 425만대를 달성한 저력을 앞세워 한국 시장을 공략할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중국 브랜드의 승용차 시장 진출을 계기로 수입차 시장 경쟁 구도의 변화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프로모션 등 출혈 경쟁으로 점유율 다툼을 벌여온 기존 경쟁 양상이 국산차와 견줄만한 가성비를 확보한 중국차 투입으로 인해 무의미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나윤석 자동차 칼럼니스트는 “수입차 업계에선 그간 과도한 프로모션을 통해 업체들이 판매실적을 돈 주고 사온 것 측면이 없지 않았지만 출혈 경쟁엔 한계가 존재한다”며 “중국 업체가 진출하는 올해 수입차 시장의 경쟁 양상 변화, 시장 비중 상승 여부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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