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르노·포드 등, 티맵 모빌리티와 내비 협력 강화
커넥티드카 서비스 발달로 기본 내비 공급 추세 확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지난 18일 출시한 E 350 e 4MATIC 위드 EQ 하이브리드 테크놀로지에 국내 신차 최초로 티맵 오토가 탑재됐다. /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지난 18일 출시한 E 350 e 4MATIC 위드 EQ 하이브리드 테크놀로지에 국내 신차 최초로 티맵 오토가 탑재됐다. /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길안내(내비게이션) 서비스 1위 업체로 꼽히는 티맵모빌리티의 기술을 신차에 속속 도입하고 있다. 신차 내비게이션 기능 불량에 대한 지적에서 벗어나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르노코리아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최근 출시한 신차에 티맵을 도입했거나 추진하고 있다.

벤츠 코리아는 인기 모델인 준대형 세단 E-클래스의 최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 ‘E 350 e 4MATIC 위드 EQ 하이브리드 테크놀로지’에 티맵 오토를 탑재했다. 벤츠의 한국 진출 후 처음 티맵 오토를 기본 제공한 사례다.

고객은 벤츠의 최신 소프트웨어(SW)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연동하는 티맵 오토의 기본 기능은 물론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 이번 모델 뿐 아니라 올해 초 출시한 신형 E-클래스(W214) 모든 차종과 CLE 쿠페, CLE 카브리올레, 2025년식 GLC(쿠페 포함), 2025년식 C-클래스 고객도 서비스센터에 방문해 티맵 오토를 무상 설치할 수 있다. 티맵 오토의 데이터 용량이 매우 커 무선 업데이트 설치가 제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 코리아는 후속 출시할 신차에 티맵 서비스를 기본화할 계획이다.

르노 코리아도 지난 9월 출시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그랑 콜레오스 모든 등급 모델(트림)에 티맵 모빌리티 서비스를 기본 탑재했다. 티맵 오토를 비롯해, 음성명령으로 실내에서 각종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누구(NUGU) 오토가 제공된다. 르노 코리아는 지난 2021년 6월까지 KT와 손잡고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이지링크(EASY LINK)를 제공했지만, 현재 티맵 모빌리티와 단독 협력 중이다.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가 KT와 협력해 제공해온 신차 기본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연말 종료하는 사실을 안내하는 홈페이지 공지. / 사진=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캡처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가 KT와 협력해 제공해온 신차 기본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연말 종료하는 사실을 안내하는 홈페이지 공지. / 사진=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캡처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도 지난 2년간 KT와 유지해온 내비게이션 서비스 계약이 기간 만료됨에 따라 기능 제공을 중단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기존 고객 차량에 탑재된 KT 플랫폼 기반 내비게이션의 지도 업데이트를 실시하지 않는다. 이후 출시하는 신차에 내비게이션을 기본 장착하지 않을 것이란 방침이다.

다른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티맵 서비스 장착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BMW 코리아, 볼보자동차코리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도 티맵 서비스를 기본 탑재하고 있거나 현재 추진 중이다.

수입차 업체들이 티맵 서비스를 적극 채택하는 것은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에 티맵 모빌리티가 보편화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 인사이트가 지난해 3년 내 신차 구입 소비자 1만5967명을 설문한 결과 응답자 74%(약 1만1815명)가 주로 이용하는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으로 ‘티맵’을 꼽았다.

국내 주요 수입차 업체들은 본사 소재지가 몰려 있는 북미, 유럽에서 통상 구글 맵을 기반으로 기본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 맵은 다만 보안상 이유로 인해 한국 지리 정보를 반영할 수 없어 국내에선 무용지물이라는 분석이다.

볼보 대형 SUV XC90 T8에 티맵 기술를 기반으로 개발된 각종 인포테인먼트 기능이 작동하고 있다. / 영상=최동훈 기자
볼보 대형 SUV XC90 T8에 티맵 기술를 기반으로 개발된 각종 인포테인먼트 기능이 작동하고 있다. / 영상=최동훈 기자

수입차 업체들은 이 같은 여건 속에서 신차에 기본 내비게이션을 빼고 스마트폰 무선 연동 기능을 탑재하는 한편, 국내 전문 업체와 신차 기본 내비게이션 개발에 협력해왔다. 커넥티드카 서비스가 발전하고 차량 소프트웨어의 무선(OTA) 업데이트 기능이 고객 편의 강화로 이어짐에 따라 내비게이션을 기본 공급하려는 업체가 늘어났다.

이 가운데 티맵 모빌리티와 선제적으로 협력한 볼보, 랜드로버 등 수입차 업체들이 서비스 안정화에 성공했다. 이를 지켜본 나머지 업체들도 고객 편의 강화를 노려 티맵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티맵 모빌리티 외 업체와 내비게이션 분야에서 협업했던 업체들 중 일부는 서비스가 불안정하다는 고객 피드백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안다”며 “특히 수입차 업계에선 안정성이 입증된 티맵 모빌리티 서비스를 신차에 도입하는 것이 하나의 추세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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