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익스페디션 인증 완료, 하반기 출시 예정
한국GM 타호 재출시 여부 불투명···“수요 조사 중”

포드의 초대형 SUV 익스페디션 5세대 모델. / 사진=포드 공식 홈페이지 캡처
포드의 초대형 SUV 익스페디션 5세대 모델. / 사진=포드 공식 홈페이지 캡처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포드가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형 익스페디션의 국내 출시를 추진하고 있지만, 쉐보레가 최근 국내 판매 중단한 동급 모델 타호의 신차 판매 여부는 불투명하다. 양사가 환율 상승 등 사업상 변수에 똑같이 직면했지만, 신차 출시 계획의 추진 경과는 엇갈리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포드 코리아)는 전날 환경부로부터 익스페디션의 신규 배출가스·소음 인증을 완료했다.

포드 코리아는 작년 11월 12일 서울 세빛섬에서 개최한 ‘더 뉴 포드 익스플로러' 쇼케이스 행사’에서, 올해 신차로 익스페디션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형 익스페디션에 처음 도입된 오프로드 특화 트림 트레머. / 사진=포드
신형 익스페디션에 처음 도입된 오프로드 특화 트림 트레머. / 사진=포드

◇ 신형 익스페디션, 오프로드 트림 ‘트레머’ 추가

익스페디션은 포드 코리아의 볼륨 모델은 아니지만 1억원 넘는 고가 모델로서 수익성 개선, 고급차 시장 공략 목적으로 판매돼왔다. 이번에 인증받은 익스페디션은 5세대 완전변경모델로 추정된다. 앞서 작년 10월 미국에서 구매계약 시작된 5세대 익스페디션은 실내외 디자인 변경과 함께 각종 편의·보조사양을 신규 탑재한 게 특징이다.

트렁크 도어로 위 아래 75:25 비율로 열리는 스플릿 테일게이트가 새롭게 적용됐다. 아래로 열리는 테일게이트는 무게 최대 230kg까지 지탱할 수 있다. 플렉스 파워 콘솔은 앞뒤로 20cm 슬라이딩 이동 가능해 수납 편의를 개선했다. 구글 어시스턴트4나 아마존 알렉사를 적용해 차량 각종 기능을 음성 제어할 수 있다.

주행성능도 개선됐다. 개량된 서스펜션과 전동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이 적용돼 다양한 노면에서 강화한 주행 안정감을 발휘할 수 있다. 그릴 뒤 오프로드 보조등, 트랜스퍼 케이스, 록 크롤, 트레일 턴 어시스트 등 오프로드 특화 사양도 탑재됐다.

신형 익스페디션의 실내 공간. / 사진=포드 공식 홈페이지 캡처
신형 익스페디션의 실내 공간. / 사진=포드 공식 홈페이지 캡처

오프로드 특화 트림 트레머(Tremor)도 익스페디션에 처음 도입됐다. 트레머 트림엔 440마력을 발휘하는 고출력 3.5리터 에코부스트 엔진이 장착되고 차체 하부 보호 장치, 33인치 올터레인 타이어, 전자식 록킹 리어 디퍼렌셜 등 오프로드 전용 사양이 적용됐다. 트레머 트림과 비슷한 출력인 446마력을 발휘하는 익스페디션 모델이 전날 함께 국내 인증된 점을 고려할 때 출시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부가세 등 세금을 제외한 익스페디션 4륜 모델 트림별 권장소비자가(MSRP)는 액티브 6만2000달러, 플래티넘 7만4430달러, 트레머 8만1030달러, 킹 랜치 8만3655달러다. 2025 익스페디션 가격은 현재 국내 판매 중인 2024 익스페디션의 플래티넘(8만5795달러)을 비롯한 전체 트림 가격보다 인하했다. 포드는 미국에서 XL, XLT, 리미티드 등 익스페디션 중하위 트림을 삭제해 최저 시작가를 올린 대신 최고 시작가를 낮추는 가격 전략을 채택했다.

쉐보레가 작년 하반기 판매 개시한 초대형 SUV 2025 타호. / 사진=쉐보레 공식 홈페이지 캡처
쉐보레가 작년 하반기 판매 개시한 초대형 SUV 2025 타호. / 사진=쉐보레 공식 홈페이지 캡처

◇ 신형 타호 美 가격 8.5% 인상, 국내 출시가 1억원 넘을 듯

익스페디션의 경쟁 모델로 언급돼온 쉐보레 타호는 현재 판매 중단된 상태다. GM 한국사업장(한국GM)은 지난 3월 2022 타호의 공식 판매 경로인 쉐보레 공식 온라인샵에서 차량을 삭제했다. 재출시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국GM이 타호를 연속 판매하지 않는 것은 높은 환율로 인한 가격 책정의 어려움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쉐보레는 지난 2023년 11월 글로벌 공개한 2025 타호를 작년 하반기 미국에서 판매 개시했다.

2025 타호 현지 가격(MSRP)은 지난 3월까지 국내 판매된 2022 타호 4륜 하이컨트리 트림(7만7295달러)보다 6600달러(8.5%) 인상된 8만3895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한화론 934만원 가량 인상됐다.

2025 타호 하이컨트리 트림은 개별소비세, 운반비 등 수입차 최종 판매가에 부과되는 비용을 배제해도 현재 환율로 1억원 넘는 가격에 출시될 전망이다. 2022 타호는 개별소비세 5.0% 기준 9930만원에 판매됐다.

2025 타호의 1열 디스플레이. 17.7인치 다이아고날 센터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 사진=쉐보레
2025 타호의 1열 디스플레이. 17.7인치 다이아고날 센터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 사진=쉐보레

원화 환율이 작년 초(약 1290원)에 비해 8.5% 상승했기 때문에 GM 한국사업장의 신차 가격 인상 압박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1억원 미만에 구입 가능한 초대형 SUV로 수요를 공략했던 GM 한국사업장의 마케팅 셈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2025 타호가 국내 판매가 1억원을 초과하는 초대형 SUV 시장에 진입하면 포드 익스페디션 뿐 아니라 형제 브랜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나 지난달 출시된 렉서스 LX와 경쟁을 치러야 한다.

BMW X7, 메르세데스-벤츠 GLE 등 독일차 브랜드의 같은 가격대 인기 모델과 비교군에 오를 수 있는 점은 판매 전략상 불리할 수 있단 분석이다. 다만 현지에서 최저 8620만원(6만1195달러)에 판매되는 후륜구동(2WD) 모델 라인업을 비롯해 폭넓은 선택지를 마련해 상품 전략을 유연하게 구사할 수 있다.

쉐보레-포드 한국 판매 추이. / 자료=한국수입자동차협회
쉐보레-포드 한국 판매 추이. / 자료=한국수입자동차협회

◇ 작년 수입차 실적, 포드가 쉐보레 역전

한국GM이 타호뿐 아니라, 트래버스 등 대형 수입모델 출시에 고심하는 동안 포드에 수입 모델 판매실적을 역전 당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쉐보레는 작년 수입 모델 1461대를 판매해 포드(3853대)에 추월당했다. 올해 들어 4개월간 198대 판매하는데 그쳐 포드(1898대)와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한국GM은 시장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신차 포트폴리오를 최신화한단 방침이다. 올해 남은 기간 출시할 신차에 대해선 함구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시장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신차 수요를 조사하고 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며 신차 포트폴리오에 대해 지속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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