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와 손잡고 시승기회 확대···개방형 충전소 확충에 적극 투자
신차 비교적 많지만 올해 숨고르기···브랜드 경험 확산, 미래 준비

BMW의 전기차들. / 사진=BMW 코리아
BMW의 전기차들. / 사진=BMW 코리아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BMW 코리아가 테슬라 코리아, 제네시스의 전기차(BEV) 전략 빈틈을 노린 마케팅 활동으로 고급 전기차 시장 내 선두권 입지를 공고히 다진다는 방침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BMW 코리아는 올해 전기차 시장에서 시승 기회 확산, 충전 인프라 확충, 제품군 다양화 등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이 일환으로 전날 쏘카와 ‘전기차 멤버십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BMW 코리아는 해당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쏘카가 “BMW 코리아의 멤버십 서비스(전기차 시승 프로그램)를 3년간 운영하는 내용(의 계약 건)이다”라고 공시한 점으로 미뤄볼 때, BMW 기존 고객에게 쏘카 플랫폼을 기반으로 시승 경험을 제공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BMW 코리아는 이번 상반기 중 해당 프로그램을 정식 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 테슬라도 주로 온라인 경로를 통해 시승 신청을 접수하고 있지만 외부 플랫폼 업체와 협력해 고객 접점을 구축한 사례를 찾긴 어렵다.

BMW 코리아가 경북 경주 힐튼호텔 내 설치한 전기차 충전소 경주 BMW 차징 스테이션의 전경. / 사진=BMW 코리아
BMW 코리아가 경북 경주 힐튼호텔 내 설치한 전기차 충전소 경주 BMW 차징 스테이션의 전경. / 사진=BMW 코리아

◇ 브랜드 내건 전기차 충전소 확충···미니와 시너지 추진

BMW는 전기차 고객 충전 편의를 위한 인프라 확충에도 지속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전국에 1000기 이상 설치해 현재 2125기가 운영된다. 여기에 올해 600기를 신규 구축할 예정이다. ESG 차징 스테이션이라는 신규 콘셉트를 비롯해 여러 구조의 충전소를 만들고 모든 브랜드 전기차 이용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BMW 코리아는 ESG 차징 스테이션에 대한 정보를 운영 개시 시점에 맞춰 구체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BMW 코리아의 충전 인프라 개방 전략은 브랜드 전기차에 적용된 DC 콤보(급속), AC단상(완속) 등 충전 규격이 국산차를 비롯한 타사 전기차와 대부분 동일한 덕분에 가능하다. 테슬라 코리아가 2023년 11월 슈퍼차저(급속충전기), 데스티네이션 차저(완속충전기) 등 자사 충전기를 타사 전기차 고객에게 개방했지만 다른 규격을 갖춰 공유하기 어려운 것과 대조된다. 제네시스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 사업을 별도 전개하지 않고 있다.

BMW 코리아는 이밖에 전기차 고객을 대상으로 방문 세차, 대리 운전, 호텔 식음료 할인 등 제휴 서비스를 제공하는 멤버십 ‘BMW I 소울메이트’를 지난해 11월 론칭했다. 제네시스는 전기차 고객에게 내연기관차 고객과 동등한 수준의 혜택을 포함해 방문 충전 서비스를 제공 중이고, 테슬라 코리아는 타 업종 제휴 서비스를 일절 마련하지 않았다.

BMW 코리아의 전기차 라인업. / 사진=BMW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캡처
BMW 코리아의 전기차 라인업. / 사진=BMW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캡처

타사 대비 폭넓은 전기차 라인업을 보유한 점도 BMW 코리아의 경쟁 우위 요소다. 이날 현재 판매 중인 BMW 전기차는 고성능 트림 포함 11종이다. 제네시스 3종, 테슬라 4종보다 훨씬 많다. BMW그룹코리아 산하 소형차 브랜드 미니가 올해 전기차 3종을 신규 출시한 점을 고려하면 그룹 차원의 선택지가 더욱 넓어진다.

BMW, 미니가 국내 전기차 사업 인프라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점에서 두 브랜드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존 미니 고객이 BMW 인증중고차(BPS)에 ‘내 차 팔기’한 후 BMW 신차를 구입하면 최고 4%의 재구매 혜택이 적용된다. 미니 전기차 고객은 BMW 전기차 고객이 누렸던 충전 편의 등 안정화한 서비스를 바로 이용할 수 있다.

BMW가 연말 양산 개시할 신규 전기차 시리즈 노이어 클라쎄의 상품성을 엿볼 수 있는 콘셉트 모델들. / 사진=BMW 코리아
BMW가 연말 양산 개시할 신규 전기차 시리즈 노이어 클라쎄의 상품성을 엿볼 수 있는 콘셉트 모델들. / 사진=BMW 코리아

◇ 내년 신차 ‘노이어 클라쎄’ 출격 앞두고 정지(整地) 작업 돌입

BMW 코리아가 일종의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한 배경엔 올해 고급 전기차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담겼단 관측이다. 올해 제네시스, 테슬라 뿐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아우디 코리아, 볼보자동차코리아, 포르쉐 코리아 등 주요 수입차 업체들이 출시를 보류했거나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일제히 내놓을 예정이다.

BMW 코리아가 올해 완전변경모델이나 신모델을 출시하지 않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작년 테슬라 코리아에 이어 판매 2위에 올랐지만 올해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BMW 코리아는 작년 첫 공개 후 사전계약을 접수해 온 전기차 iX2를 비롯해 i4, iX 부분변경모델의 개선된 상품성을 어필한다는 전략이다.

BMW 코리아 전기차 전략이 내년 출시를 추진 중인 신규 전기차 시리즈 ‘노이어 클라쎄(Neue Klasse)’를 성공적으로 론칭하기 위한 기반 다지기란 해석도 나온다. 노이어 클라쎄는 주행거리, 충전속도를 개선한 6세대 eDrive 시스템과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BMW iDrive, 친환경 소재 등을 갖췄다.

BMW 코리아는 올해 사업을 통해 소비자들을 브랜드 전기차 생태계에 적응시켜 전반적으로 새로워진 노이어 클라쎄를 조기 확산시킨다는 구상이다.

BMW 코리아 관계자는 “전동화 과도기인 올해 시장 전망이 불투명하지만 전기차를 지속 판매하고 관련 영역을 확장하는 행보를 이어가야 한다고 본다”며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더욱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지원하는 한편 브랜드 차량을 적극 알리며 전기차 보편화 시대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고급차, 수입차 브랜드별 전기차 판매 추ㅇ. / 자료=제네시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국내 고급차, 수입차 브랜드별 전기차 판매 추이. BMW 코리아는 지난해 테슬라 코리아에 이어 2위에 등극했다. / 자료=제네시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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