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부터 무공해차만 신규 출시 목표 하향 조정
하이브리드차 포함 전동화 추진···“중장기 행보”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제네시스가 올해부터 전기차(BEV), 수소차 등 무공해차만 신차로 출시하려던 목표를 하향 조정해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전동화 전환을 추진한다. 전동화 차량 시장이 성숙한 유럽에서 가장 먼저 내연기관차 배제에 착수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올해 유럽 일부 국가에서 G70, GV70, GV80 등 모델별 순수 내연기관차의 재고를 소진하는 대로 전기차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가장 먼저 영국에서 전동화 전략을 추진한다. 현재 일부 모델의 순수 내연기관차 모델이 현지에서 품절된 상황이다. 제네시스는 오는 2분기 이후 G80 전동화 모델, GV70 전동화 모델, GV60 등 3종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제네시스는 향후 수년간 유럽에서 고성능 제품군 마그마(Magma)를 비롯해 새로운 차급의 신규 전기차를 내놓는단 전략이다. 현재 개발 중인 하이브리드 모델도 출시할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다만 영국 외 유럽 국가별 신차 출시 일정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조니 밀러 제네시스 영국 브랜드 디렉터는 “유럽 고객을 위한 맞춤형 전동화 제품군을 구축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영국, 독일, 스위스를 넘어 새로운 유럽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제네시스는 지난 2021년 한국, 유럽을 비롯한 선진 시장을 필두로 무공해차만 판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가 최근 계획을 조정했다. 제네시스는 당초 하이브리드차를 건너뛰고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이나 새롭게 출시하는 모델을 전기차나 수소차로만 내놓을 예정이었다. 이후 2030년까지 무공해차 8종만 판매하는 100% 전기차 브랜드로 탈바꿈하고, 2030년 탄소중립을 달성한단 복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반도체 수급난, 미중 무역갈등 같은 변수로 인해 급변한 업황 속에서 계획 조정이 불가피했단 분석이다. 배터리 가격 인하 지연, 충전 인프라 미비 등으로 인해 전기차 수요가 줄었고 하이브리드차가 소비자의 구매 대안으로 떠올랐다. 제네시스는 전기차 제품군 확장 속도를 낮춘 한편 하이브리드차를 신규 개발하는 등 전략을 선회해 시장 트렌드에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8월 28일 현대차가 개최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 참석해 “전기차는 궁극적으로 가야할 길”이라며 “유연하게 시장에 대응해 전기차 성장 둔화기를 극복하고 영업이익률을 점차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 유럽 전기차 시장 주춤···“모터·엔진 함께 개선”
다만 제네시스는 2년 뒤인 2027년 하이브리드차를 글로벌 출시하기 때문에 근시일 내 두드러진 판매 성과를 거두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제네시스가 올해 신차 3종으로 공략할 유럽 전기차 시장은 작년 유럽 전체 승용 신차 등록대수 1060만대 중 13.6%(약 144만대) 비중을 차지했다.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시장의 전기차 판매 부진에 영향받아 전년(14.6%, 약 154만대) 대비 1.0%P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일반 하이브리드차(HEV) 합산 비중은 33.5%에서 38.0%로 4.5%P 상승했다. S&P글로벌, UBS 등 주요 기관들이 지난해 말 유럽 BEV 판매 전망치를 낮추는 등 시장 위축이 예상된다. 하이브리드차 시장이 상대적으로 대두되고 있지만 제네시스가 수요를 즉각 충족시킬 수 없는 실정이다.
제네시스가 전기차 출시를 추진 중인 유럽 3개국 중 영국에서 전기차 등록대수가 늘었지만 브랜드 입지가 약한 점은 숙제다. 영국자동차공업협회(SMMT)에 따르면 작년 제네시스의 현지 신차 판매대수는 전년(1362대) 대비 11.2% 감소한 1210대(점유율 0.06%)에 그쳤다. 영국을 제외한 독일(-27.4%), 스위스(-12.5%)의 작년 전기차 등록대수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도 제네시스에겐 부정적 요인이다.
제네시스는 신차 개발, 출시 방향성과 투자 계획을 발표해 전동화 전환 의지를 피력한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독일 뉘스부르크링 인근 구역에 테스트 시설과 라인-마인 소재 기술 센터를 각각 증축하기로 결정했다. 확충한 연구개발(R&D) 인프라를 바탕으로 전동화, 첨단주행보조(ADAS) 등 미래차 기술 개발에 힘쓴단 방침이다.
타이론 존슨 현대차그룹 유럽 기술센터(HMETC) 매니징 디렉터는 “이번 시설 확장은 전동화 부문 성장에 대한 확신과 지속 가능한 혁신을 추구하려는 그룹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유럽에서) 고성능 브랜드 N과 전동화 전략을 더욱 긴밀히 통합시키는 동시에 엔진 기술을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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