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브루 이어 식물재배기 공개···프리미엄 가전 수요층 공략

LG전자 프리미엄 식물재배기 / 사진=LG전자
LG전자 프리미엄 식물재배기 / 사진=LG전자

LG전자가 전통 가전의 틀을 깨는 신가전 제품을 앞세워 사업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 올초 가정용 캡슐형 맥주 제조기를 선보인 데 이어 내년 초 식물재배기를 공개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내달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 가전 박람회(CES 2020)에서 프리미엄 ‘식물재배기’를 처음으로 전시한다. 그간 밖에서 재배하던 작물들을 집안에서 키울 수 있는 가전 제품이다.

이 제품은 작물 재배 과정을 단순화한 점이 특징이다. 일체형 씨앗 패키지를 넣고 문을 닫기만 하면 된다. 일체형 씨앗 패키지에 씨앗, 토양, 비료 등이 있으며, 총 20가지 채소를 재배할 수 있다. 식물재배기 내부의 4개의 선반을 이용하면 한꺼번에 24가지 채소를 키울 수 있다. 품종별로 약 2~6주만 지나면 작물이 모두 자란다.

LG전자는 이 제품에 가전 기술 노하우를 모았다. 디오스 냉장고의 온도 제어 및 정온 기술, 인버터 기술, LG 퓨리케어 정수기의 급수 시스템, 휘센 에어컨의 공조 기술, LED 파장 및 광량 제어 기술 등이 활용됐다. 사용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채소 생장 상태를 확인하고 식물재배기를 제어할 수 있으며, 채소 재배 정보와 수확 시기도 안내 받는다. 

LG전자는 주방 가전의 영역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앞서 올해 1월 CES2019에서 첫 선을 보인 ‘홈브루’도 가전분야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홈브루는 집에서 직접 맥주를 양조할 수 있는 제조기다. 캡슐형 맥주원료를 넣어 만드는 제조기로서는 세계 최초다. 에일과 스타우트 등 총 5가지 맥주를 만들 수 있고 한 번에 약 5리터 용량을 제조할 수 있다. 

홈브루엔 맥주의 온도와 압력 등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제어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실시간 상태는 제품 전면의 디스플레이 화면과 스마트폰 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온수살균세척시스템은 기기 내부를 세척하고 살균하며, 케어솔루션 매니저가 6개월마다 방문해 관리한다. 인버터 컴프레서 기술로 전기료 부담을 낮췄다. 출시 당시 일반 매장에서 홈브루로 만들어진 맥주 시음이 불가능했지만 지난 10월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하면서 시음 영업이 가능해졌다.

전에 없던 프리미엄 수요를 공략하는 만큼 가격은 비싸다. LG 홈브루의 일시불 구입 가격은 3년간의 관리서비스를 포함해 399만원이다. 5가지 캡슐 패키지는 각각 3만9900원, 2리터 용량 전용 스테인리스 보관용기 ‘LG 홈브루 보틀’ 가격은 6만9900원이다. 1년에 맥주값만 133만원 이상 들어가는 셈이다. 일반 수요층을 겨냥한 제품이라고 보긴 어려운 가격대다. 제품 출시 행사 당시 송대현 LG전자 H&A사업부 사장 역시 "일반 제품처럼 많이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가격을 낮게 설정하긴 어려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LG전자는 신가전을 앞세워 생활가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수요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3분기 LG전자 H&A 사업부는 매출 5조 3307억 원, 영업이익 4289억 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역대 3분기 중 최초로 5조원을 돌파하며 신기록을 경신했다.

증권업계는 H&A사업부가 올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10% 성장한 매출 4조7000억원을 내면서, 연 매출 2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통 가전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공기청정기, 건조기, 스타일러 등 신가전으로 새 수요를 뚫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올초 건조기, 공기청정기 등 신가전의 국내 매출 비중은 95%였지만 올 3분기 85%로 낮아지며 해외 매출이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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