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션센서로 사용자 재실 여부 확인···똑똑해진 에어컨으로 승부
삼성, '이지케어' 도입···LG, '필터 클린봇' 탑재

/사진=LG전자
LG전자가 16일 2020년형 ‘LG 휘센 씽큐 에어컨’ 신제품 29종을 선보이고 같은 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왼쪽부터  LG전자 에어솔루션사업부장 이감규 부사장, 한국B2B마케팅담당 임정수 담당/사진=LG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하루 차이로 올해 신형 에어컨을 공개하며 한겨울 에어컨 대전을 시작했다. 양사 제품 모두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홈 기능과 제품 내부 세척 기능을 강화했다.  

LG전자는 16일 서울 강남 디자이너클럽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2020년형 ‘휘센 씽큐 에어컨’ 신제품 29종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신제품은 자동 세척 기능과 1평 더 넓어진 냉방 성능, 스마트케어 기능 등을 탑재했다. 이감규 LG전자 H&A사업본부 부사장은 “지난해 LG 베스트샵이 삼성 디지털프라자보다 에어컨을 더 많이 판 것으로 안다”면서 “하이마트, 전자랜드 등 유통가에서도 저희가 더 많이 파는 것 같다”고 삼성전자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LG전자에 하루 앞서 삼성전자는 신형 무풍에어컨 발표회를 열고 이달 신제품 출시를 예고했다. 2020년형 무풍에어컨은 AI 플랫폼 빅스비가 확대 적용됐다. 이재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에어컨 시장은 삼성이 선도하고 있는 것이 맞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에어컨 시장 성장률 정체 속에 여름 가전을 겨냥한 양사 겨울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AI, 모션센서 탑재해 절전 효과 높여

삼성과 LG전자 에어컨 신제품에 인공지능 기능이 강화됐다. 삼성전자는 신제품의 스탠드형 모델 외에도 벽걸이 모델까지 AI 플랫폼 빅스비를 확대 도입했다. 사용자가 집 근처에 오면 에어컨을 동작시킬 지 묻는 '웰컴케어'와 공기질을 인식해 스스로 작동하는 인공지능 기능을 벽걸이 모델까지 갖추게 됐다. 또 삼성전자 에어컨 최초로 모션센서를 탑재해 사용자가 방에 없으면 절전 기능으로 전환한다.

삼성전자 2020년형 벽걸이형 무풍에어컨 모습. /사진=윤시지 기자
삼성전자 2020년형 벽걸이형 무풍에어컨 모습. /사진=윤시지 기자

 

LG전자도 신형 에어컨에서 유사한 기능을 지원한다. 신형 씽큐 휘센 에어컨엔 3세대 AI 스마트케어가 탑재됐다. 1, 2세대 제품이 사용자의 위치와 움직임을 인식해 그쪽으로 바람을 자동으로 보내주는 기능에 그쳤다면, 3세대는 모션센서가 추가돼 사용자의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최대 절전모드로 전환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또 사용자의 활동량이 높을수록 온도를 낮추는 운전모드도 있다. 

양사는 향후 AI 가전 기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해 AI칩인 LG 뉴럴엔진을 개발했으며 순차적으로 가전에 최적화해 탑재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역시 이번 CES에서 맞춤형 로봇 ‘볼리’를 공개하며 향후 가전 스마트홈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가전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진 원론적인 수준의 인공지능 수준엔 다다르지 못해 제조사들이 마케팅 포인트로만 활용하고 있다”면서도 "향후 AI와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가전 제품이 최종 목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 '이지케어'에 LG ‘필터 클린봇'으로 맞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신제품에 내부 세척기능을 나란히 개선했다. 에어컨이 여름철 하루 종일 쓰는 공조장치가 된 만큼 제품의 위생 상태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신형 에어컨에 '이지케어' 기능을 도입해 별도의 공구 없이도 핸들을 돌려 쉽게 패널을 열고 사용자가 내부 청소를 할 수 있도록 신제품을 재설계했다. 또 열교환기를 동결시키고 세척하는 기능과 에어컨을 끄면 남아있는 습기를 없애는 자동 청소 건조 기능을 도입했다.

/사진=삼성전자
15일 삼성전자가 서울 우면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0년형 ‘무풍에어컨’과 공기청정기 ‘무풍큐브’를 공개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에어컨 상품기획 담당자가 2020년형 ‘무풍에어컨’의 '이지케어'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반면 LG전자는 신제품에 보다 적극적인 자동세척 기능을 도입했다. 신형 스탠드형 에어컨은 ‘필터 클린봇’을 새롭게 탑재했다. 필터 클린봇은 지난해 최고급 시그니처 에어컨에만 들어갔던 장치다. 에어컨의 극세 필터를 위아래로 오가며 자동으로 먼지를 청소한다. 하루 8시간씩 에어컨을 사용할 경우 클린봇이 일주일에 한번씩 필터를 청소한다. 사용자는 6개월 마다 먼지통을 비워주기만 하면 된다.

필터 클린봇은 앞서 안정성이 검증된 LG 로봇청소기와 동일한 모듈을 그대로 사용했다. 이밖에도 LG전자는 UV LED를 활용한 송풍팬 살균 장치를 적용하고 열교환기 자동건조 기능을 강화했다. 

LG전자 2020년형 휘센 에어컨에 탑재되는 '필터 클린봇'/사진=윤시지 기자
LG전자 2020년형 휘센 에어컨에 탑재되는 '필터 클린봇'/사진=윤시지 기자

배정현 LG전자 RAC연구개발담당 상무는 “고객이 에어컨 내부를 굳이 직접 청소할 필요가 없게끔 설계를 했다”면서 “경쟁사의 경우 수동 세척을 도입했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마 그럴 필요성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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