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LCD 감산에 올 상반기 가격 소폭 반등 전망
삼성·LG디스플레이, OLED로 체질 전환 속도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국내외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업계 감산으로 올 상반기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세가 주춤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론 올해 중국 패널 업체의 공장 가동이 이어질 예정이어서 예전과 같은 호황이 오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삼성, LG디스플레이 등 패널 제조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을 통해 본격적으로 반격 준비에 나선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올 1분기 TV용 55인치 LCD 패널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 큰 사이즈인 65인치 역시 지난 10월부터 11월 말까지 160달러로 같은 가격대를 유지하며 하락세가 멈췄다. 1년 넘도록 지속된 가격 하락이 주춤하면서 시장에선 이르면 올 상반기 중 대형 패널 판가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는다.

그러나 중국의 반격도 거세다. 신규 LCD 공장 가동이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고 OLED 기술 개발에도 나섰다.

송준호 고려대 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부 교수는 ”국내 업계가 LCD 감산하면서 당분간 중국이 LCD 시장 입지를 확대해갈 것“이라며 ”중국 업계조차 듀얼셀 등 기존 LCD 기술을 활용해 OLED와 경쟁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는 OLED 디스플레이로 격차를 벌릴 계획이다. 양사 모두 올해를 기점으로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 1분기 중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 가동을 시작한다. 당초 지난해 3분기 예정된 공장 가동은 최근 현지 공장의 수율 문제 등으로 가동이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생산 능력이 확대됨에 따라 OLED 패널 단가를 낮춰 LCD와 비등한 경쟁력을 갖춘다는 목표다.

올해 OLED TV 제조사도 17개사로 늘어난다. 다만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수율 안정화, 감가상각에 따른 경영 부담이 예상된다. 스마트폰용 OLED 판로도 마련해야 한다. 올 하반기 애플의 신모델 공급 여부가 관건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애플에 OLED 공급을 시작하며 판로를 열었지만 물량은 소량에 그쳤다. 중국 BOE와 경쟁을 이어갈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스마트폰용 OLED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올 들어 중국 화웨이를 비롯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스마트폰 제조사가 중급형 제품까지 OLED 채용을 확대하는 점은 유리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폴드 후속작에 채용될 디스플레이도 양산한다.

TV 패널 사업에선 당분간 8K 초고화질·초대형 등 고부가 LCD 제품을 중점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내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QD디스플레이’ 양산을 장비 발주도 시작했다. 다만 QD디스플레이의 수율과 양산성이 검증될 때까지 추가적으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되는 까닭에 향후 1~2년간 TV용 패널 사업에선 부침이 예상된다.

중국 BOE와 CSOT, 티안마 등 기업들이 이미 스마트폰용 OLED 양산을 위해 6세대 공장 투자를 시작했다. 여기에 일부 중국 업체는 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TV용 OLED 패널 양산 기술을 연구 중이다. BOE는 주요 디스플레이 박람회서 시제품을 공개하며 기술력을 홍보하고 있다. 시장에선 삼성디스플레이에 비해 생산능력이나 수율 측면에서 못 미친다는 보고 있지만, 중국 정부 지원금은 간과하기 어려운 변수로 평가한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OLED를 기점으로 개화하고 있지만 TV 패널 시장은 배고픈 시기로 접어든 모양새“라며 ”새해엔 전반적인 경기 회복과 함께 도쿄올림픽 흥행 여부에 따라 TV 시장 수요 반등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