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합병 통한 CJ그룹 지배구조 단순화···개편 중심에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사실상 그룹 자금줄 역할···글로벌 CJ 위한 밑그림
3세 경영 본격화 위해선 일감몰아주기 논란 등 제거해야···CJ올리브네트웍스, CJ푸드빌 내부거래 주목

이재현 CJ그룹 회장/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이재현 CJ그룹 회장.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CJ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시작되면서 경영승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 중심에 CJ그룹의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CJ제일제당의 최근 광폭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8조6701억원, 영업이익은 8327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13.3%, 7.2% 증가했다.

CJ그룹은 식품·식품서비스, 생명공학, 신유통, 엔터테인먼트·미디어 등 4가지 사업군으로 이뤄져 있다. CJ제일제당은 CJ그룹의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다. CJ제일제당은 최근 가정간편식(HMR) 판매 호조로 관련 매출액의 고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HMR 매출액은 2016년 1000억원, 2017년 2400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는 4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HMR 부문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부터 인수 추진 소식이 돌았던 미국 식품업체 쉬완스컴퍼니의 지분 인수를 지난 2월 완료했다. ‘비비고 만두’ 등 가정간편식 제품들의 해외 인기가 공격적인 인수합병(M&A) 투자로 이어진 것이다.

CJ제일제당의 미국 생산기지는 기존 5개에서 22개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향후 캐나다, 멕시코 등 국가로 시장 확대로 2025년 CJ제일제당은 아시아의 대표적인 HMR 기업 도약을 꿈꾸고 있다. CJ제일제당이 CJ그룹의 사실상 자금줄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글로벌 CJ’의 밑그림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손경식 CJ 회장의 언급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손 회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CJ제일제당 정기주주총회에서 "가공식품사업은 주력제품 1등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고 미국, 중국, 베트남 등에서 사업 대형화 통한 글로벌 사업 확대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J그룹의 지배구조도 CJ제일제당을 중심으로 단순화 시켰다. 지난 2017년 영우냉동식품이 KX홀딩스를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KX홀딩스가 기존 대주주인 CJ에 합병 대가로 영우냉동식품이 보유한 CJ제일제당 주식을 지급하고, CJ제일제당은 KX홀딩스가 보유한 CJ대한통운의 지분 20.1%를 취득했다.

CJ건설도 CJ대한통운에 흡수합병 됐다. CJ대한통운은 CJ건설 지분 99.9%를 보유한 CJ에 합병 대가로 자사주 52만9398주(803억원)를 교부했다. 최근 계열사 간 인수합병을 통해 CJ그룹은 지주사인 CJ를 정점으로 ‘CJ제일제당-CJ대한통운’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시킬 수 있었다.

이런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CJ그룹의 경영승계로 눈길이 이어진다. CJ 오너가 3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은 지주사인 CJ 0.13%, CJ제일제당 0.15%, CJ E&M 0.27%, CJ올리브네트웍스6.91%, C&I레저산업 24% 등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 중 CJ올리브네트웍스가 경영승계를 위한 핵심계열사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오너일가 지분은 44.07%다.

다만 일감몰아주기 논란은 경영승계 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그룹 내 유일하게 공정거래위원회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 기업으로 내부거래비율은 ▲2016년 19.7% ▲2017년 19.5% ▲2018년 17.8% 등을 나타냈다.

CJ푸드빌의 내부거래도 여전히 높은 편이다. CJ푸드빌의 내부거래 비중은 공정위의 식품업체 부당 내부거래 감시 강화로 주목받고 있다. CJ푸드빌은 지주사 CJ가 96.2%, 이재현 회장이 2.5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재현 회장이 CJ의 지분 42.1%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간접지배의 형태로 수익이 오너일가로 흘러들어가는 구조다. CJ푸드빌은 내부거래로 2016년 380억원, 2017년 44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CJ제일제당은 CJ푸드빌의 주요 고객사로 2016년 85억원, 2017년 205억원을 일감을 줬다.

앞서 CJ CGV는 이재현 CJ그룹 회장 동생 이재환씨의 광고영업 대행사 재산커뮤니케이션을 부당 지원해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벌금 1억5000만원의 제재를 받았다. 이후 CJ그룹은 재산커뮤니케이션을 CJ파워캐스트와 합병시켜 일감몰아주기 논란의 싹을 제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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