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연 회장 세 자녀가 ‘제때’ 지분 100% 소유, 빙그레 일감만 ‘516억원’ 달해
식품업계 집중감시하는 공정위 정책 기조···내부거래 낮아지지 않을 경우 ‘제때’ 감시 가능성도
아이스크림 판매로 잘 알려진 빙그레 기업의 안정적인 재무구조가 주목받고 있다. 한화그룹에서 분리될 당시 최악의 재무구조로 업계에서 잊혀져 갔던 빙그레는 자사가 생산·판매하는 아이스크림의 충성고객을 확보하며 매출 1조클럽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는 여느 기업이 그렇듯 최근 성장통을 함께 겪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빙그레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8551억원, 영업이익 3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404억원, 영업이익은 46억원 각각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342억원으로 나타났다.
김호연 빙그레 회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동생으로 1992년 그룹에서 분리해 나왔다. 그룹 분리 당시 빙그레는 4200%에 달하는 부채비율로 연간 발생하는 이자비용을 모두 감당하기 버거운 여건이었다. 또 계속되는 자본잠식으로 정상적인 영업을 지속하기 힘든 상태였다.
김호연 회장은 2003년 당시 회사의 핵심사업이었던 라면 사업을 정리하고 스낵사업의 영업권을 위탁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 회사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뼈를 깎는 노력 끝에 빙그레는 1999년 4400억원의 매출과 14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당시 부채비율도 230%까지 낮췄다. 현재는 지속적인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통해 부채비율이 20% 안팎으로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구조조정 후 승승장구하던 빙그레에 최근 악재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김 회장의 차명주식이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발견된 것이다. 2017년 7월, 빙그레 주식 29만 4070주를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던 김 회장은 실명으로 전환했다. 당시 종가기준으로 이 차명주식의 가치는 약 200억원이었다. 차명주식의 실명 전환 후 현재 김 회장이 보유한 빙그레 주식은 362만 527주, 지분율은 36.75%다.
일감몰아주기 논란도 있다. 김 회장의 세 자녀가 지분 100%를 소유한 계열사 ‘제때’가 성장하는데 있어서 빙그레의 일감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빙그레는 자산규모가 5조원이 되지 않아 현재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그러나 오너일가 계열사와의 높은 내부거래 비중은 최근 식품업계의 부당 내부거래를 집중 감시하겠다고 나선 공정위의 엄포 때문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제때의 매출은 주로 빙그레의 냉장·냉동 제품을 운송하며 발생한다. 제때는 1998년 빙그레에서 분리해 나왔고 2016년에 KN물류에서 사명을 현재 이름으로 변경했다. 제때의 매출이 2014년 750억원에서 지난해 1745억원으로 증가할 때, 이 기간 빙그레의 일감도 345억원에서 516억원으로 늘었다. 제때와 빙그레의 내부거래 비중은 40% 후반에서 30%대로 낮아지는 추세다.
빙그레와 제때 간 내부거래가 낮아지지 않을 경우 현재 공정위의 정책 기조상 이 부분을 들여다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특수관계법인 간 거래에서 가지급·대여금·인력·부동산·유가증권·상품·용역·무체재산권 등을 제공하거나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할 경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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