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매출 5150억원, 영업이익 18억원 기록···전년 대비 각각 1.7%, 33.3% 감소
부채비율 20% 이하로 타사 압도···서울우유 351%, 매일유업 77.4%
'황하나' 논란 등으로 올해 매출 1조원 수성 가능할지 의문, 분기 매출도 하향세···해외시장,프리미엄 시장 집중공략 방침

/그래픽=이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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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실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는 남양유업이 해외시장의 판로 개척 등을 통해 실적 반전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이른바 ‘황하나’ 논란 등으로 매출 하락세에 접어든 남양유업이 올해 매출 1조원을 방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올해 상반기 매출 5150억원, 영업이익 1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33.3% 감소한 수준이다. 이익잉여금은 9300억원으로 나타났다.

남양유업의 유동성 자산은 3400억원으로 현금 및 단기금융상품 등 현금성 자산이 880억원,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이 1520억원, 기타금융자산이 3417억 등으로 유보금 대비 현금성 자산 비율은 36% 수준이다.

사내유보금이 높은 이유는 남양유업이 그간 저배당 정책으로 사외유출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 재무구조 건전성을 높이고, 장기투자를 위한 밑거름으로 활용하는 것이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판단하에 저배당 정책을 유지해 왔다”고 설명했다.

IMF 위기 당시 무차입 경영을 선포한 남양유업은 현재까지 건실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1998년에는 차입금 잔액을 모두 상환해 부채비율 0%를 달성하기도 했다. 부채비율은 여전히 타사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남양유업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18.4%로 경쟁사인 매일유업(77.4%)과 서울우유(351%) 등을 가볍게 따돌렸다.

남양유업의 매출은 대리점 ‘밀어내기’ 갑질 사건이 터지기 적전인 2013년(1조3650억원)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5년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이듬해까지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불매운동의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고 매출이 다시 쪼그라들었다.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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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창업주의 외손녀인 ‘황하나 마약 사건’ 등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또 다시 타격을 입은 남양유업은 올해 ‘매출 1조원’ 수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상반기 매출이 5000억원을 넘겼지만 분기 매출이 하향세인 점을 감안하면 1조원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낮지 않다.

우유업계의 시장 판도가 변화고 있는 부분도 불안요소다. 지난달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업계 1위 서울우유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4월 처음으로 40%대에 진입한 이후 5월에는 40.6%까지 치고 올라갔다.

업계 2위인 남양유업은 점유율은 지난해 5월 13.8%에서 올해 4월 12.5%까지 떨어졌다. 10% 안팎의 점유율을 보인 매일유업은 올해 3월 11.8%까지 상승했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의 점유율 차이는 2%포인트가 채 안 된다.

남양유업은 해외시장 개척과 프리미엄 시장을 집중 공략해 실적 개선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옳은 우유'와 '산양 우유' 등 고가 제품을 출시와 더불어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특히 해외시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지난해 7월에는 국내 유업계 최초로 중국 상거래업체 1위 알리바바 그룹이 만든 신선식품 대형마트 허마셴셩과 합작, 한국산 유제품을 수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는 무엇보다 브랜드 이미지가 가장 중요하다. 서울우유와 매일유업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진 것은 남양유업이 각종 논란으로 고객을 타사에 빼앗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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