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첫 전기 대형 SUV ‘아이오닉9’ 공개
EV9보다 휠베이스 길고 주행거리도 약 30㎞ 늘어나
2열 스위블 시트 적용해 최대 180도까지 회전 가능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첫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9’을 선보였다. 현대차 아이오닉9는 형제 차인 기아 EV9보다 차체를 키우고 주행거리도 늘리면서 패밀리카용으로 대형 SUV를 선호하는 고객층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9일 현대차는 현대 고양모터스튜디오에서 아이오닉9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9은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같이 공개하며 한국과 미국 시장이 주무대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이오닉9은 기아 EV9과 동급 모델이지만 디자인과 차체, 주행거리 등에서 차이가 있다.
디자인은 ‘거대 기함’급 차량답게 웅장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기반으로 날렵한 이미지도 더했다. 단순 미적 요소 뿐 아니라 전기차의 핵심인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한 기능적 요소까지 디자인에 담았다.
현대차 측은 아이오닉9 디자인에 대해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날렵한 외관과 넓고 아늑한 실내 공간을 동시에 품고 있는 ‘보트(Boat)’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통상 대형 SUV의 경우 큰 차체 때문에 자칫 둔탁하게 보일 수 있는데 전반적으로 매끄러운 곡선형 디자인과 시원하게 뻗은 캐릭터라인 등을 기반으로 차량이 날렵하게 보이도록 설계했다.
전면부 디자인은 아이오닉 디자인 핵심 요소인 ‘파라메트릭 픽셀’과 최근 현대차 패밀리 룩인 ‘일자형 램프’를 조화롭게 섞었다. 여러 사각형 모양이 모인 램프 디자인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연출했다.
차량 측면은 앞좌석부터 뒷좌석까지 모든 탑승자가 넉넉한 헤드룸을 느낄 수 있도록 후면부까지 길게 뻗은 루프라인이 특징이다. 여기에 측면 캐릭터 라인은 뒷부분 휠 아치 위를 대각선으로 감싸 차량 펜더 볼륨을 강조한다.
또한 측면 하단부에 위치한 블랙가니쉬는 뒷부분을 높게 끌어올려 루프라인과 균형을 이룬다.
후면부는 파라메트릭 램프가 ‘n’자 모양으로 감싸면서 독특한 인상을 심어준다. 테일램프는 좌우에 배치해 수직으로 길게 뻗어있으며, 방향지시등은 양측 중간에 위치해있다. 상단부 램프의 경우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불이 들어오는 방식이다.
아이오닉9 핵심은 실내다.
아이오닉9 차체는 전장 5060㎜, 전폭 1980㎜, 전고 1790㎜, 축간거리(휠베이스) 3130㎜ 등으로 3열까지 확장된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제원은 EV9보다 전장 50㎜, 전고 35㎜, 휠베이스 30㎜ 길어진 수준이다.
특히 2열에는 180도 전환이 가능한 스위블 시트를 적용해 상황에 맞춰 시트를 활용할 수 있다. 2열을 차문 쪽으로 90도로 돌리면 카시트를 실을 때 차 안으로 들어갈 필요가 없어 여유롭다.
또한 2열을 180도로 돌리면 3열과 서로 마주볼 수 있으며, 3열을 접을 경우 해당 공간을 마치 거실 내 테이블이나 바닥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차량을 정차 후 2열을 트렁크 방향으로 돌리고 3열을 접은 상태에서 ‘카 시네마’ 시스템을 구축해 이용할 수 있다.
대형 SUV답게 수하물 공간도 넉넉하다. 2열 후방 기준 수하물 용량은 908ℓ로 골프백과 보스턴백 각각 4개를 실을 수 있으며, 프렁크 용량은 88ℓ다.
2열과 3열 폴딩 시트도 지원하기 때문에 차박 시 활용 가능성도 높다.
여기에 앞뒤로 이동이 가능한 유니버설 아일랜드 2.0 콘솔을 탑재해 1열뿐만 아니라 2열 승객까지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유니버설 아일랜드 2.0 콘솔은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컵홀더, 스토리지박스, 하단 슬라이딩 서랍 등 탑승자가 많이 사용하는 사양들로 구성해 실용성을 높였다.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각각 12.3인치의 디지털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구성된 디스플레이를 곡선 형태로 연결했다.
스티어링 휠은 중앙에 4개의 도트(점)로 표현된 인터렉티브 픽셀 라이트를 통해 충전, 전원 온·오프, 음성인식 등 차량 상태에 따라 다양한 정보를 조명으로 제공하며, 칼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를 장착해 직관성을 높였다.
◇ 주행거리 최대 532㎞···추후 서비스 상품 구매도 가능
아이오닉9의 또다른 강점은 바로 주행거리다. 아이오닉9은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110.3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시 최대 532㎞(19인치 휠 2WD 및 현대차 자체 기준) 주행이 가능하다. 앞서 기아 EV9은 배터리 용량 99.8kWh에 최대 주행거리는 501㎞였다.
2WD 모델의 경우 최고출력 160kW, 최대토크 350Nm, 전비 4.3㎞/kWh다.
4WD 항속형 모델은 최고출력 226kW, 최대토크 605Nm, 전비 4.1㎞/kWh, 주행거리 503㎞이며, 4WD 성능형 모델은 최고출력 315kW, 최대 토크 700Nm, 전비 4.1㎞/kWh, 주행거리 501㎞다.
350kW급 충전기로 24분만에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또한 충전소 도착 시점 배터리 온도 제어로 충전 속도를 최적화하는 배터리 컨디셔닝 시스템, 드라이브 모드별 소모전력을 고려해 배터리 충전 잔량 예측치를 반영해주는 루트 플래너, 냉난방 독립제어로 소모전력을 줄여주는 3존 독립제어 풀오토 에어컨 등을 통해 전력효율을 높였다.
이 밖에도 최근 현대차그룹 신차에 적용되는 무선 소프트웨어업데이트 기능을 바탕으로 차량을 항상 최신 상태로 유지하는 것은 물론 추후 원하는 기능을 추가 구매할 수 있는 FoD 기능도 넣었다.
아이오닉 9 전용 FoD 상품은 전·측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2 기능이 포함된 파킹 어시스트∥,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 화면을 운전자 취향에 따라 변경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테마 등이 있으며 내년 2월 블루링크 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다. 현대차는 추후 더 많은 FoD 서비스 상품을 개발해 적용할 계획이다.
이밖에 현대차 최초로 카메라 렌즈 오염 시 세정을 통해 시인성을 향상시켜 주는 카메라 클리닝 시스템을 장착해 우천 시에도 불편함 없이 주행을 할 수 있다.
한편 현대차는 내년 초부터 국내에서 아이오닉9을 판매할 계획이며 추후 미국, 유럽 등으로 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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