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만 25종 전시, 2년전 10여종에 비해 대폭 증가
한국앤컴퍼니·금양 등 업체들 출품작 ‘다양성’ 높여
[부산=최동훈 기자] 2년 만에 다시 열린 부산 모빌리티쇼는 이전 행사에 비해 훨씬 많은 브랜드별 신규 전기차(BEV)들이 선을 보였다.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2024 부산 모빌리티쇼 프레스 데이에는 8개국 150개사가 참가했다.
내달 7일까지 열흘 간 진행되는 행사에 현대자동차, 기아, 르노코리아자동차, BMW코리아 등 완성차 4개사를 비롯해 이륜차, 선박, 배터리 등 분야별 기업들과 기관들이 부스를 마련했다.
이번 행사의 명칭이 앞서 10회 진행되는 동안 명명된 ‘모터쇼’ 대신 모빌리티쇼로 바뀌었지만, 신차가 여전히 ‘주인공’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실제 이날 취재진을 대상으로 진행된 전시장 투어에 참여한 업체 대부분이 완성차 브랜드였다. 자동차 산업의 지향점이 이동수단의 형태에 상관없이 이동 경험 혁신을 지향하는 전환되고 있지만 시장의 대세가 ‘사륜차’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행사가 2022 부산 국제모터쇼와 차별되는 부분으로 참가업체의 주요 출품작인 전기차의 가짓수가 증가한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번 행사 현장에 전시된 전기차는 25종(수소전기차·콘셉트카 포함, 개조차량 제외)으로, 2022년 행사에 출품된 아이오닉6, 세븐(아이오닉9 콘셉트카) 등 10여종에 비해 훨씬 많다. 현대차그룹 3개 완성차 브랜드를 필두로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2년 만에 전기차를 공격적으로 출시해 외연을 확장한 덕분이다.
다만 이번 행사 현장에 쏘렌토, GV80 쿠페, BMW M4, 르노 그랑 콜레오스 등 뉴 미니 JCW 컨트리맨 등 크고 강력한 내연기관차들도 전시됐다. 이는 많은 소비자들이 내연기관차를 주로 구매하고 있고, 한편 내연기관차가 시장 전동화 전환의 기반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해석된다.
◇ 완성차 외 분야 업체들, 신차 외 콘텐츠로 행사 외연 확장
2024 부산 모빌리티쇼의 또 다른 특징은 완성차 업체 뿐 아니라 배터리 소재, 이륜차, 선박, 캠핑카, 차량개조, 자동차 문화 등 모빌리티 분야별 업체들이 참석한 점이다. 이차전지 소재를 다루는 금양, 스포츠카 수제 업체 어울림모터스 등 기업들은 완성차 업체의 신차가 각광받는 분위기 속에서 자동차 외 출품작을 소개하며 전시장 한 켠을 꾸몄다.
완성차 업체들이 가장 큰 흥행 요소인 신차로 기존 모터쇼의 성격과 명맥을 이어간다면, 완성차 외 분야 업체들이 모빌리티쇼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예를 들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모기업인 한국앤컴퍼니는 그룹 주력 제품인 타이어보다, 모빌리티 요소를 대중에게 소개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앞세웠다.
참가 업체들은 모빌리티쇼라는 행사 정체성을 의식하되 이를 관람객에게 억지로 주입하지 않도록 부스를 꾸미기 위해 고심한 흔적을 보였다. 한국앤컴퍼니는 자동차에 비해 대중 관심도 낮은 모터 컬쳐에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포드GT, 부가티 시론 같은 슈퍼카를 부스에 준비했다.
또 현대차는 자동차 외 미래 먹거리로 투자 중인 첨단항공모빌리티(AAM) 기체 S-A2를 부스 한 켠에 전시해 방문객들이 동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를 관람하도록 유도했다. 자동차를 매개로 부스에서 소개하려고 하는 모빌리티 요소들이 방문객들 눈에 들도록 한 셈이다.
다만 부산 모빌리티쇼가 획일적인 모터쇼에서 벗어나기 위해 갈 길이 멀다는 관측이다. 포털 사이트에서 ‘부산 모터쇼’를 검색하면 2024 부산 모빌리티쇼 홈페이지 링크가 표시되고, 일부 국내 언론은 부산 모빌리티쇼를 기재한 후 괄호 안에 ‘부산 모터쇼’를 기재해 누리꾼의 클릭을 유인하고 있다. 모빌리티쇼보다 모터쇼가 대중들에게 각인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욱 다양한 분야별 업체들이 행사에 참가해 대중들에게 한국 모빌리티 산업의 비중과 발전상을 소개하면 모빌리티쇼의 개최 취지를 살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모빌리티 관련 업체들이 현장에서 설익은 기술을 공개하도록 종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주최측도 이 같은 관점에서 고심하고 행사를 더욱 발전시켜나갈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손수득 벡스코 대표이사는 이날 취재진을 만나 “2024 부산 모빌리티쇼는 산업 트렌드에 맞춰 (행사가)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시작점”이라며 “기존 전시의 전형적인 모습 벗어날 수 있도록 많은 준비를 했고, 앞으로 보다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