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기준 금리 0.5%p 내린 ‘빅컷’ 단행···금리 인하로 신차 수요 확대 기대
현대차·기아, SUV·HEV 중심으로 북미 시장 영향력 확대···북미 비중 30% 넘겨
연내 조지아 공장 가동 후 전기차·HEV 생산 돌입···HEV 판매량 4년 내 4배 목표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미국이 기준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로 하면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리 인하로 인해 미국 현지내 자동차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현대차·기아 판매량도 덩달아 오를 수 있어서다. 최근 북미 시장 내 영향력이 높아진 현대차와 기아 입장에선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역대급 영업이익을 기록한 현대차와 기아가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원달러환율 강세로 호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미국내 금리 인하에 따라 한 차례 더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18일(현지 시각) 기준 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4.75∼5.0%로 0.5%p 내리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4년 반만에 금리 인하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연준은 연내 추가로 0.5%p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통상 자동차의 경우 할부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북미에서 금리가 떨어지게 될 경우 신차를 구매할 때 그만큼 비용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판매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 그룹내 북미 판매 점유율 31.75%, 작년보다 3.4%p 올라

현재 현대차와 기아에겐 북미는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북미는 중국과 함께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최근 현대차·기아가 중국에서 부진하고 있어 북미 시장 중요도는 더 올라간 상황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중국 시장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을 확대하고 있지만 당장 ‘캐시카우(주요 수익원)’는 북미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1~8월 미국 현지 판매량은 59만3404대로 작년대비 4.06% 증가했다. 현지 점유율도 꾸준히 오르며 지난달 기준 6.1%까지 오른 상황이다. 같은 기간 기아 북미 판매량은 52만5213대로 작년대비 2% 감소했다.

모델별로 살펴보면 현대차는 투싼(12만9145대)이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으며, 싼타페(7만5763대), 팰리세이드(7만3590대), 코나(5만9364대)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두드러졌다. 기존 인기 모델인 엘란트라도 9만432대를 판매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기아는 스포티지(10만7595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포르테(9만3693대), 텔루라이드(7만3055대), 쏘렌토(6만2604대), 셀토스(4만4300대) 순으로 집계됐다.

북미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그룹 내 점유율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2분기 현대차·기아 전체 판매 중 북미 점유율은 31.75%로 지역별 판매 중 최고 수준이다. 작년의 경우 북미 점유율은 28.37%로 1년 새 3.38%p 올랐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현대차와 기아는 북미 시장에서 SUV를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했으며, 최근에는 브랜드 위상도 오르며 ‘제 값 받기’에 성공해 수익성도 챙기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달에는 현대차와 기아 미국 판매량이 16만1881대를 기록하며 월간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많은 판매량을 달성했다.

여기에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전년대비 14.5% 증가한 7386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다 판매량을 경신했다.

고수익인 친환경차 판매량은 3만2938대로 올해 5월(3만4288대)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이 중 하이브리드(HEV)는 2만1305대를 판매했다. 전기차도 1만1625대를 판매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을 달성했다.

아울러 신차 수요 확대에 따라 인센티브(판매 장려금)도 줄어들 수 있어 추가 수익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현대차 컨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미국 현지 인센티브는 3100달러(한화 약 412만원)로 작년대비 50% 이상 늘었다. 현대차는 컨콜에서 올 하반기에도 인센티브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번에 금리 인하가 진행될 경우 인센티브가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하로 인해 현지 판매 확대가 기대되긴 하나, 아직은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 조지아 공장 가동으로 현지 영향력 확대

현대차·기아는 올해 미국 조지아 공장 가동을 시작하며 현지 점유율 확대에 고삐를 조일 계획이다. 조지아 공장은 연간 30만대 전기차 생산 능력을 갖췄고, 추후 50만대까지 생산량을 늘릴 여력이 있다.

당초 현대차그룹은 조지아 공장을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계획했으나,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인해 하이브리드(HEV)차 생산도 병행할 방침이다. 이곳에선 현대차 아이오닉5, 아이오닉9과 기아 EV9 등을 생산할 계획이며 HEV도 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북미 시장에서 HEV 판매량을 올해 17만대에서 2028년엔 69만대로 4배 가까이 늘릴 계획이다. 전기차는 올해 9만대에서 2030년엔 69만대까지 확대해 전체 판매의 46%를 전기차로 채울 방침이다.

이어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를 오는 2026년말부터 북미에서 양산을 시작해 2027년부터 판매에 돌입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북미에서 EREV 중에서도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 중형 SUV 차종을 우선 투입하기로 했으며 연간 8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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