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입이익·매출 모두 역대 최고 기록
원달러 환율 강세에 매출과 영업이익 측면에서 수천억원 환차익 효과
하반기에도 우호적 환경 이어질 전망···최대 시장인 美 대선은 변수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2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신기록을 세웠다.

2분기 현대차 실적 개선 이유로는 킹달러와 함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하이브리드와 같은 고수익 차종 판매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한 북미 시장에서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나 수익성이 높은 차량 판매가 증가한 점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5일 현대차는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2분기 현대차 영업이익은 4조2791억원으로 작년대비 0.7% 늘어나면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2분기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4조원을 넘긴 데 이어 1년만에 다시 한 번 새 역사를 썼다.

매출도 영업이익과 마찬가지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2분기 현대차 매출은 전년대비 6.6% 증가한 45조206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현대차는 작년 2분기 처음으로 분기 매출 40조원 벽을 넘어섰으며, 올해에는 45조원까지 돌파했다. 영업이익률도 9.5%를 달성하며 10%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현대차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것은 원달러 환율 영향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에 따르면 2분기 평균 환율은 전년대비 4.3% 증가한 1371원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판매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해외 판매량의 경우 결제 대금을 달러로 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현대차에겐 호재로 작용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환율 상승에 따른 2분기 매출 상승분은 5720억원, 영업이익은 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 원가율은 원재료비 하락 영향으로 전년대비 0.5%p(포인트) 하락한 78.4%를 기록했다. 인건비 상승 등 영향으로 매출액 대비 판매 관리비 비율은 작년보다 1.1%p 오른 12.1%로 집계됐다.

/ 자료=현대차
/ 자료=현대차

환율 뿐 아니라, 고수익 SUV 판매 증가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분기 현대차 SUV 비중은 54.8%로 작년대비 1.4%p 상승했다. 이는 SUV가 강세인 북미 판매량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분기 현대차 북미 판매(도매 기준)는 31만대로 작년대비 15.2% 증가하며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북미 기준 SUV 판매 비중은 73.2%로 작년대비 2.0%p 올랐다.

또다른 고수익 차종인 하이브리드 강세도 호재다. 2분기 하이브리드 판매는 12만2421대로 전년대비 26.4% 증가했다. 전기차의 경우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5만8950대를 기록, 작년보다 24.7% 떨어졌으나 하이브리드 성장이 감소분을 상쇄하며, 친환경차 판매는 작년과 비슷한 19만2000대를 유지했다.

◇ “하반기에도 하이브리드·환율 강세 계속될 것···美 대선에 유연하게 대응”

현대차는 2분기에 이어 올 하반기에도 하이브리드 강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캐즘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내연기관과 전기차 ‘징검다리’ 역할인 하이브리드 선호층이 더 두터워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이미 경유차를 넘어서 휘발유 차량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환율도 당분간 킹달러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달러 강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매출 원가율은 크게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미국 대선 향방과 관련해선 촉각을 곤두세우며 유연한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승조 기획재경본부장(전무)은 “트럼프가 집권하면 보편적 관세 부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 또는 축소, 친환경 규제 완화 등 정책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이에 대해 유불리를 따져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IRA 폐지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으며, IRA 축소와 전기차 캐즘에 대비해 현대차 강점인 유연한 생산을 바탕으로 하이브리드 비중을 늘릴 계획도 검토 중이다”고 덧붙였다. 미국 공장 내 하이브리드 생산 확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오는 8월 열리는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밝힐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더불어 현대차는 연내 인도 시장에서 기업공개(IPO)를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도 증권 시장이 글로벌에서 4등을 차지할 정도로 상황이 좋으며, 인도 법인도 물량이나 손익 측면에서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며 “푸네 공장 인수와 맞물려서 제2의 도약을 이뤄낼 방안 중 하나로 인도 시장 상장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도는 현대차가 중국 시장 부진에 따른 대안으로 꺼내든 카드로, 최근 인도가 세계 인구 1위, 자동차 시장 3위까지 급성장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 하반기 푸네 공장이 완공되면 현대차는 첸나이공장(82만4000대)과 푸네 공장을 중심으로 연간 100만대 현지 생산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이어 올 하반기에는 인도 첫 현지 생산 전기차를 선보이며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말 인도 첸나이공장에서 전기 SUV 양산을 시작해 오는 2030년까지 총 5개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한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