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올해 상반기 토요타·폭스바겐 이어 판매량 3위
폭스바겐과 격차 70만대로 갈수록 줄어···폭스바겐은 긴축 경영 예정
인도 등 신흥 시장으로 몸집 불리고 친환경차로 수익 개선 노려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전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위상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올해 현대차가 1억대 판매가 확실시 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상위권으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최근 경쟁사인 폭스바겐그룹이 위기를 겪고 있어 조만간 2위 탈환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차·기아 판매량은 361만여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3위를 기록했다. 2위인 폭스바겐그룹(434만대)와는 약 70만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위는 일본 토요타그룹으로 516만대, 4위는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329만대, 5위는 스텔란티스 239만대로 집계됐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0년 5위권에 진입한 이후 2022년엔 3위까지 성장했으며, 이후 폭스바겐과 격차를 좁히고 있다. 작년 기준 폭스바겐은 924만대, 현대차그룹은 730만대로 200만대 가까이 차이가 났으나 올해는 격차가 줄어든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폭스바겐그룹이 경영 위기로 독일 공장 문을 닫을 것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추후 차이는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 경영진은 독일 내 완성차 공장 1곳과 부품 공장 1곳을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이 이번에 독일 공장을 폐쇄할 경우 창사 이래 최초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수요 부진과 중국 업체들의 약진으로 인해 긴축 경영을 펼칠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당초 오는 2026년까지 100억유로(한화 약 14조8000억원) 상당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했으나, 최근에는 이보다 40억~50억유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폭스바겐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올해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기아는 영업이익 14조905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수준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10.7%으로 글로벌 최고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은 예전엔 대중 브랜드 이미지가 강했으나, 최근에는 기술 개발에 따른 성능·품질 향상으로 기술력과 상품성을 인정 받아 이전과 달리 ‘제 값 받기’에 성공하며 브랜드 이미지 및 수익성이 크게 높아졌다. 여기에 올해에는 달러 강세에 따른 환율 효과까지 겹치면서 수익성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 인도·인니 등 신흥 시장 공략에 HEV·전기차 등 고수익 차종 확대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국, 유럽, 한국 등 기존 주요 시장에서 판매량을 높이는 것은 물론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내 현대차그룹 입지가 현지 기업 상승세 및 사드 사태 등으로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을 선점해 새 먹거리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2분기 현대차 인도 판매량(도매 기준)은 15만대로 같은 기간 유럽 판매(15만7000대)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같은 기간 유럽 판매량은 16만6000대, 인도는 14만9000대다.

현대차는 인도 푸네에 20만대 규모의 신공장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푸네 공장이 완공되면 현대차는 첸나이공장과 함께 연간 100만대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여기에 기아까지 더하면 현대차그룹은 인도에서 약 150만대 생산이 가능하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연간 25만대 규모의 공장을 지었으며 배터리셀 공장도 함께 건설해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곳에선 전기차 배터리 15만대분에 해당하는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HEV) 라인업을 확대하며 수익 개선에 나선다. 현대차는 HEV 시스템을 소형차부터 시작해 제네시스를 포함한 프리미엄 라인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7개 차종에서 14개 차종으로 HEV를 늘리며, 제네시스는 전기차 전용 모델을 제외한 전 차종에 HEV를 추가한다. 확장한 라인업을 바탕으로 오는 2028년에는 기존 계획 대비 40% 증가한 133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기아 EV3. / 사진=박성수 기자
기아 EV3. / 사진=박성수 기자

HEV 뿐 아니라, 전기차 시장도 확대한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인해 최근 판매량이 주춤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전세계 완성차 시장이 전기차로 바뀌기 때문에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배터리 내재화 및 기술 개발, 원가 절감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나가며 2030년까지 200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는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약 36%에 해당한다. 지역별로는 북미 시장에서 69만대, 유럽에선 46만7000대를 목표로 한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는 오는 2030년 제네시스를 포함해 연간 555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는 작년 실적 대비 약 30% 이상 많은 수준으로 이를 위해 글로벌 사업장에 생산 시설을 확대해 추가로 10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기아는 2024년 6개 차종, 2026년 8개 차종, 2028년 9개 차종 등 주요 차종 대부분 HEV 모델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HEV 판매량을 내년 37만2000대(판매 비중 12%)에서 2028년 80만대(19%)까지 늘릴 방침이다.

전기차는 EV3를 비롯한 EV2, EV4, EV5 등 대중화 모델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한다.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선 카렌스 EV를 포함한 현지 특화 모델 2개 차종을 새로 출시한다. 전기차 판매는 내년 30만7000대를 시작으로 2027년 114만7000대, 2030년 160만대 판매를 목표로 잡았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30년에는 총 430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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