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포레스트 테크데이 통해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 공개
자동화 기술 바탕으로 생산 원가 30%, 생산 기간 40% 단축

로봇과 비전 기술을 활용해 차량 도어 판넬의 표면 불량 여부를 검출하는 모습. / 사진=현대차
로봇과 비전 기술을 활용해 차량 도어 판넬의 표면 불량 여부를 검출하는 모습. / 사진=현대차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신공정 도입을 통해 자동차 제조 원가를 기존 대비 3분의 1가량 낮춘다.

앞서 현대차·기아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시대를 선언한데 이어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oftware Defined Factory, SDF) 시스템을 갖춰 생산비용 및 시간 절감, 품질 향상 등을 통해 차량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21일 현대차·기아는 경기 의왕연구소에서 ‘이포레스트 테크데이 2024’를 열고 SDF로의 전환을 위한 미래 계획을 제시했다.

이포레스트는 현대차·기아의 스마트공장 브랜드로 인공지능(AI)과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기술 및 인간 친화적인 스마트 기술을 도입해 제조 시스템을 혁신하고 나아가 모빌리티 산업 전체를 고도화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하는 이포레스트 테크데이는 그동안 그룹 임직원들과 협력사들에게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였으나, 올해에는 언론과 스타트업 등에게도 공개하면서 기술력을 널리 알릴 방침이다.

SDF 핵심은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자동화 생산 시스템을 갖춰 기존보다 생산 원가 및 시간을 줄이고, 품질을 높이는 것이다.

이재민 현대차·기아 이포레스트센터장이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현대차
이재민 현대차·기아 이포레스트센터장이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현대차

이재민 현대차·기아 이포레스트 센터장(상무)은 “SDF는 가상의 공장, 실제 공장, 데이터 센터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면서 생산 효율성을 높인다”며 “가상의 공장에서 시뮬레이션한 값이 실제 공장에 적용되고 이를 통해 생산한 데이터들이 데이터 센터에 모인다.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가상 공장에 다시 반영하면서 효율성이 개선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SDF를 통해 생산 비용이 3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측에 따르면 제조원가 뿐 아니라 제조 기간도 기존 대비 40%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결국 자동차 가격 인하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전기자동차의 경우 생산 비용이 높아 가격을 낮추는데 한계가 있었으나, SDF를 통해 생산 비용을 줄이면서 장기적으로는 차 가격도 인하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기아는 SDF를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와 미국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비롯해 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및 기아 광명 전기차 전용 공장 등에 적용할 계획이다.

◇ 로봇은 ‘손·발’, AI는 ‘두뇌’

SDF는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공장 내 생산, 이동, 검사 등이 로봇을 통해 이뤄진다. 생산을 로봇이 담당하는 것은 물론 생산 후 단차 검수나 불량을 확인하는 것도 로봇과 AI를 통해 진행해 결함률을 최소화한다.

AI 영상 분석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차량의 판넬 품질을 자동 검사하는 모습. / 사진=현대차
AI 영상 분석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차량의 판넬 품질을 자동 검사하는 모습. / 사진=현대차

사람이 하기 위험한 작업은 기계팔 형태의 로봇이나 휴머노이드가 담당한다.

생산 과정에서 쌓인 데이터는 다시 AI가 수집·분석해 추후 생산성을 높이는 데 활용한다.

이 행사에선 제조 AI와 디지털 트윈, 물류·조립 자동화, 로보틱스 솔루션, AAM 제조기술 등 다양한 혁신 기술 200여 건을 선보였다.

이 중 핵심 기술은 물류 로봇(AMR) 주행 제어 내재화 기술과 비정형 부품 조립 자동화 기술, 무한 다축 홀딩 픽스처(고정장치) 기술, 스팟(로봇 개) 인더스트리 와이드 솔루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날개 및 동체 자동 정렬 시스템 등이다.

AMR 주행 제어 기술은 물류로봇 활용에 필요한 제어 및 관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내재화한 기술이다. 기존 전진 및 직진 이동만 가능하던 것과 달리 전 방향 이동이 가능하며 좌우 바퀴 회전수를 제어해 중량물을 올린 상태에서도 물류 로봇이 매끄럽게 곡선 주행을 할 수 있다.

물류 로봇이 공장 내에서 부품을 옮기는 모습. / 사진=현대차
물류 로봇이 공장 내에서 부품을 옮기는 모습. / 사진=현대차

이를 바탕으로 공장 내에서 다양한 부품 이동을 로봇이 직접 운반한다.

또한 AI 비전 알고리즘을 통해 호스류, 와이어류 등 형태가 일정치 않은 부품을 인식해 부품을 옮기는 것도 가능하다.

스팟이 각종 센서를 통해 공장 내 실시간 안전 점검과 설비 점검도 담당한다.

로봇 개 스팟. / 사진=현대차
로봇 개 스팟. / 사진=현대차

UAM 동체, 날개 자동 정렬 시스템은 차량 대비 10~100배 이상의 조립 정밀도를 요구하는 UAM의 특성을 고려해 고중량의 UAM 동체와 날개를 1㎛(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자동 정렬해가며 정밀 체결하는 기술이다. 통상 3~5일 소요되는 과정을 단 몇 시간 작업으로 단축할 수 있다.

한편 올해 ‘이포레스트 테크데이’에서는 신제조기술 발표 대회 및 소프트웨어 유저 컨퍼런스를 비롯해 빅테크 전문기업을 초청해 세미나도 진행한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약 9000명의 현대차그룹 임직원, 협력사, 대학 및 정부 연구기관 등이 이포레스트 테크데이에 참가해 미래 제조 공장을 선도할 신기술을 공유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생산 공장에 신기술 활용 분야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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