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중장기 전략 발표
2033년까지 120조원 투자···2030년 글로벌 판매 555만대 목표
900㎞ 주행거리 확보한 신개념 EREV 도입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28일 열린 CE0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차 중장기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사진=현대차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28일 열린 CE0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차 중장기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사진=현대차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하이브리드(HEV) 차급에 힘을 쏟는다. 최근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인기 친환경차인 HEV 비중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그동안 현대차와 기아에만 있던 HEV를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까지 확대해 고급차 시장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28일 현대차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는 새로운 중장기 전략인 ‘현대 웨이’를 발표했다. 현대 웨이를 위해 현대차는 올해부터 오는 2033년까지 10년간 총 120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밝힌 투자액(109조4000억원) 대비 10.1% 늘어난 규모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해 2030년 연간 555만대 판매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2023년 판매 실적 대비 약 30% 이상 많은 물량으로 글로벌 사업장에 생산시설을 확장해 추가로 100만대 생산능력을 구축할 계획이다.

우선 현대차는 자체 개발한 HEV 시스템을 개선해 수요 대응에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준중형 및 중형 차급 중심으로 적용됐던 HEV 라인업을 소형, 대형, 럭셔리 차급까지 확대한다. 이에 따라 현대차 HEV 차종은 기존 7개에서 14차종으로 2배 늘어날 예정이다. 제네시스의 경우 전기차 전용 모델을 제외한 전 차종에 HEV 옵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현대차는 기존 HEV 시스템인 ‘TMED’ 대비 성능과 연비가 개선된 차세대 시스템 ‘TMED-Ⅱ’를 2025년 1월부터 양산차량에 적용할 계획이다.

TMED-Ⅱ는 기존 시스템과 동등한 수준의 원가를 유지하면서도 성능과 효율을 향상시켜 출력 및 연비 면에서 경쟁사 시스템 대비 우위를 확보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향후 양산하는 HEV 차량은 스마트 회생제동, 차량 외부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 기능 등도 적용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는 오는 2028년 HEV 판매량을 작년 계획 대비 40% 증가한 133만대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세계 주요 생산 거점에 HEV 생산 체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4분기 가동을 앞둔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이하 HMGMA)’에서는 아이오닉 5, 아이오닉 9 등 전기차 외에도 HEV 차량을 생산할 방침이다.

전동화 속도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HEV 비중을 늘리는 것 외에도 ‘EREV(Extended Range Electrified Vehicle)’도 선보인다.

EREV는 내연기관과 전기차 장점을 각각 적용한 차량으로, 전기차와 같이 전력으로 구동하지만 엔진이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 충전을 지원한다. 현대차는 독자적인 신규 파워시스템(PT/PE) 개발을 통해 2개의 모터로도 사륜구동이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현대차는 기존 엔진을 최대한 활용하고, 원가 비중이 높은 배터리 용량은 약 30% 축소해 동급 전기차 대비 EREV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현대차는 EREV에 전기차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주행 상품성을 적용하고 완충 시 9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게 하는 등 전동화 전환 중간 다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EREV는 2026년 말 북미와 중국에서 양산을 시작해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에 돌입한다.

현대차는 북미 시장에선 EREV 중에서도 D급(중형) SUV 차종을 우선 투입하기로 했으며 연간 8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다.

경제형 C급(준중형) 플랫폼을 활용한 EREV는 중국에서 연간 3만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다. 그 밖의 지역에 대해서는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EREV 판매를 검토할 예정이다.

◇ 전기차도 안 놓친다···2030년까지 비중 36%까지 확대

현대차는 HEV 뿐 아니라 전기차 시장도 키울 계획이다. 2030년까지 전기차 200만대를 판매해 전체 판매량의 약 36%를 채울 계획이며, 이 중 주요 시장인 북미에서 69만대, 유럽에서 46만7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배터리 역량을 강화하고 내재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다.

2030년까지 보급형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신규 개발해 경쟁력을 높인다. 보급형 NCM 배터리는 니켈 비중을 조정해 기존 NCM 배터리 대비 재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현대차는 배터리 에너지 밀도 개선도 지속해서 추진하며 2030년까지 20% 이상 에너지 밀도를 높일 계획이다.

배터리 안전 관련 기술 고도화도 추진한다.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배터리 이상 사전진단 기술을 강화하고, 안전 구조 확보에도 힘을 쏟는다. 특히 외부 충격 등으로 배터리셀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배터리 셀 간 열전이를 방지하는 기술을 개발해 적용할 예정이다.

배터리 개발 역량 내재화를 통해 현대차에 최적화된 배터리 CTV(Cell to Vehicle) 구조도 도입하기로 했다. 배터리와 차체가 통합된 CTV 구조에서는 부품을 줄이고 배터리 집적도를 개선함으로써 이전 CTP(Cell to Pack) 대비 배터리 시스템의 중량은 10% 감소하고 재료비는 절감되며, 냉각 기술 고도화를 통해 열전달 성능은 최대 45% 개선한다.

또 올해 12월 현대차 의왕연구소 내 완공 예정인 차세대 배터리 연구동에서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가속화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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