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로 인해 HEV로 눈 돌리는 고객 많아져
HEV 전통 강자 일본차 브랜드 수혜 예상
불매운동 여파 약화에 HEV 강세 힘입어 성장세 이어질듯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최근 전기자동차 화재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일본 자동차 업계가 상대적으로 간접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일본 자동차 기업들은 전기차 전환을 타 지역 대비 뒤늦게 준비하면서 뒤처지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으나,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전세계적으로 나타나면서 ‘전화위복’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국내에선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해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까지 확산되면서 전기차 판매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이브리드(HEV) 중심인 일본차 업계에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노노재팬 움직임이 엔데믹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일본 여행 증가로 사실상 사라진 가운데 국내 HEV 인기 상승 등으로 판매량이 증가할 전망이다.
1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 일본차 점유율은 11.3%(테슬라 제외)로 작년대비 2.6%p 상승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전반적으로 고금리와 경기 침체 영향으로 판매가 줄어든 가운데 수입차 브랜드 중에선 유일하게 일본차만 판매가 증가했다.
이 기간 일본차 판매는 1만4386대로 작년대비 8.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브랜드는 6793대로 작년보다 29.4% 줄었고, 독일 브랜드도 8만8700대로 작년보다 17.6% 감소했다. 스웨덴(-14.3%), 영국(-18.3%), 프랑스(-37.9%), 이탈리아(-11.7%) 등 다른 지역 브랜드도 일제히 판매량이 떨어졌다.
올해 일본차 브랜드 성장을 이끈 것은 토요타와 혼다다. 1~7월 토요타 판매량은 5381대로 작년대비 17% 증가했으며 혼다는 1476대로 작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렉서스는 7529대로 작년보다 소폭 줄었다.
이는 국내에서 HEV 인기가 높아지면서 전통의 HEV 강자인 일본차를 찾는 고객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기간 국내 수입차 브랜드 내 HEV 판매량은 7만40대로 작년대비 45.5% 증가했다.
또한 일본 불매운동이 사라지면서 예전 판매량을 회복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차 판매는 지난 2019년 3만6661대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화된 지난 2020년엔 2만564대까지 떨어졌고, 이후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2022년엔 1만6991대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작년부터는 2만3441대로 판매량이 반등했으며 올해에는 작년보다 판매량이 더 늘어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전기차 화재가 크게 발생하면서, 전기차를 구매하려던 고객들이 HEV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도 일본차 브랜드에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 일본차 브랜드 영업점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구매 문의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었는데, 최근 전기차 화재 뉴스 이후에 구매 문의가 평소보다 2배 이상 많아졌다”라며 “전기차를 취소하고 우리 브랜드로 넘어왔다는 고객들도 꽤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까지 출시하게 될 경우 일본차 브랜드 성장에 날개가 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토요타 대표 모델로 지난 2018년엔 5595대를 판매하며 전체 수입차 트림별 7위를 기록, 토요타 판매를 견인한 바 있다.
렉서스는 올해 주력모델인 ES 판매량이 4000대를 넘기며 순항 중이며, 최근 프리미엄 미니밴 ‘LM’을 출시하며 기업 대표·임원,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한 VIP 의전용 차량 시장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혼다의 경우 어코드와 CR-V 등 대표 모델 인기가 여전한 데다, 온라인 판매 및 마케팅 강화 등으로 판매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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