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3, 지난달 4002대 판매하며 기아 전체 4위 기록
캐스퍼 EV, 10일 만에 1400여대 판매
보조금 포함 2000만~3000만원대 저렴한 가격대에 높은 상품성으로 인기몰이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 ‘캐스퍼EV’와 기아 ‘EV3’가 지난달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최근 전기차 화재로 인한 포비아(공포증) 확산으로 인해 전기차 판매량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됐으나, 높은 가격 경쟁력과 상품성 등을 바탕으로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현대차와 기아에 따르면 지난달 캐스퍼EV 판매량은 1439대, EV3는 4002대로 각각 자사 브랜드 전기차 중 최다 판매량을 달성했다.
캐스퍼EV의 경우 지난달 19일부터 출고를 시작해 실제 판매 기간이 10일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판매량이다.
EV3는 스포티지, 셀토스, 카니발 다음으로 기아 모델별 판매 4위를 기록했다.
캐스퍼EV와 EV3 선전으로 인해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 전기차 내수 판매량도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8월 현대차 전기차 내수 판매 4800대로 작년대비 38.1%, 전월대비 22.9% 증가했으며, 기아도 6102대로 전월대비 8.6% 늘어나 연중 최다 기록을 달성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전기차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연중 최다 판매를 달성한 것은 의미 있는 성과”라며 “현대차는 앞으로도 전기차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포함한 안전 신기술 개발을 통해 고객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초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로 주변 수십여대 차량이 전소되는 사태가 발생하자 국내에선 전기차 포비아가 확산되면서 전기차를 구매를 꺼려하는 분위기가 만연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캐스퍼EV와 EV3 판매량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실질적으로 두 차량은 경쟁력 높은 가격대를 바탕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EV3는 기아 전기차 대중화 핵심 모델로 보조금을 포함할 경우 3000만원대 구매가 가능해 많은 전기차 소비자들의 기대를 모은 바 있다. 여기에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501㎞에 달하며, 소형차급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편의 및 안전 기능을 탑재하면서 소형차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캐스퍼EV는 보조금 포함 200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기존에 호평을 받았던 캐스퍼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한층 커진 차체와 315㎞에 달하는 주행거리로 출시 전부터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서라운드 뷰 모니터(SVM)를 비롯해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모니터, 10.25인치 LCD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 실내·외 V2L 기능 등 다양한 안전·편의 기능들로 2주만에 사전계약 8000대를 돌파했다.
특히 경차의 경우 낮은 토크, 가속력 등이 단점으로 꼽히는데, 전기모터로 저속부터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전기차 특성상 이를 모두 보완해주기 때문에 높은 인기를 얻었다.
아울러 두 차종 모두 저가 라인업 차량임에도 중국산 배터리가 아닌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영업일선에 따르면 전기차 포비아가 한창인 지난달에도 두 차종 취소 물량이 많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달에도 구매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영업점 관계자는 “다른 전기차들의 경우 판매가 크게 줄었지만, EV3는 판매량이 계속 우상향하고 있으며 문의도 꾸준한 상황”이라며 “오히려 다른 브랜드 전기차를 계약했던 소비자들이 EV3로 갈아타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올해 EV3를 시작으로 추후 EV4, EV5 등 중저가형 라인업을 강화하며 판매량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맞아 하이브리드 차급을 강화하기로 했으나 전기차 시장도 놓치지 않고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최근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배터리 역량 강화 및 내재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면서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200만대를 판매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6%까지 비중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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