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분담률 6년 새 9배↑…“공급 증가→수요 증가→공급 증가 선순환”
저비용항공사(LCC)가 대형 항공사 여객 점유율을 추월하는 ‘언더독의 반란’은 내년에도 지속할 전망이다. 당초 대형 항공사 계열사로 출발한 대부분 LCC는 경기불황을 발판 삼아 저렴한 항공권을 찾는 여행객 수요를 가져왔다. 내년 경기 전망은 여전히 어둡고 LCC의 경기불황 속 거침없는 성장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국내 LCC 6개사는 일본과 중국, 동남아와 같은 기존 단거리 노선에서 벗어나 중장거리 노선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공격적인 신규 항공기 도입으로 여객 점유율과 실적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최초로 2조원대를 돌파한 국내 LCC 매출은 올해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2조5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 대형 항공사 독점 노선 진출 가속
국내 LCC 업계는 늘어난 매출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항공기 도입 및 노선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393석 규모의 B777-200ER 항공기를 도입해 인천에서 하와이 호놀룰루를 잇는 노선에 취항한 대한항공 계열 진에어는 이달부터 두 번째 장거리 노선인 호주 케언즈 운항을 앞두고 있다. 국내·외 단거리 노선 운항에 그쳤던 LCC가 대형 항공사의 전유물이던 장거리 노선에 뛰어든 것이다.
13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괌·사이판 등 대형 항공사들의 독점 성역으로 여겨지던 인기 휴양지에 대한 LCC들의 노선 취항도 잇따르고 있다. 괌은 애초 대한항공이 지난 2003년부터 8년간 독점해온 노선이다. 2010년 진에어를 시작으로 2012년 제주항공, 2015년 티웨이항공이 연이어 인천-괌 노선을 개설했다.
아시아나항공이 단독 운항하던 사이판 노선도 지난 2014년 제주항공이 뛰어들면서 독점 구도가 깨졌다. 올해 들어 진에어와 이스타항공이 인천과 사이판 노선을 새로 개설했고 티웨이항공도 23일 이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항공사 관계자는 “LCC가 단거리 노선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장거리에 뛰어들고 있다”면서 “내년을 기점으로 LCC 이용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대형 항공사의 국제선 수송 분담률이 2010년 이후 계속 줄어들고 있다. 2010년 64.1%였던 두 항공사의 국제선 수송 분담률은 올해 10월 기준 44.3%까지 떨어졌다. 반면 LCC는 2010년 2.3%에서 올해 10월 21.0%로 급등했다.
◇ “내년부터 차별화에 집중”
LCC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자신들만의 단독 노선도 꾸리는 중이다. LCC 간 경쟁과열 상황에서 차별화를 통한 수익 창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에 국내 LCC 6개사는 현재 중국과 동남아 일부 도시와 국내 지방공항을 잇는 단독 노선 37개를 이미 운항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티웨이항공은 대구와 홍콩, 인천과 일본 사가를 잇는 단독 노선 9개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아시아나항공의 두 번째 LCC로 출범한 에어서울은 지난달 28일 일본 우베에 단독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해당 노선은 에어서울이 운항하는 네 번째 단독 노선이다.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도 단독 노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항공 업계 한 전문가는 “신규 취항을 통한 단독 노선 확보는 사업 타당성 검토는 물론 이후 현지 사무실 임대와 직원 채용 등에 상당한 비용이 든다”면서 “과거 LCC 업체에 수익성이 확인되지 않는 단독 노선 확보는 두려움이었지만 이제는 일정 수익이 확보된 만큼 다른 전략을 펴는 것”이라고 말했다.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성장세를 몰아 호텔사업에도 진출했다. 항공운송 사업을 넘어 호텔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호텔사업 진출을 통해 항공과 연계한 에어텔(항공권+숙박) 상품 개발 등 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매출 확대는 물론 서비스 차별화를 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국내 LCC는 항공기 도입과 노선 확대로 여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여객 증가 폭이 큰 일본과 동남아, 대양주는 노선 공급 증가에 따른 수요 증가 그리고 다시 공급이 늘어나는 선순환으로 꾸준한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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