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IP 기반으로 모바일게임 대거 선보일 듯…성장 올해와 비슷

이미지=시사저널e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게임 지적재산권(IP) 전쟁이 내년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출시된 인기 IP를 바탕으로 한 게임외에도 출시를 앞둔 대작 게임들이 유저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내년 국내 게임시장이 올해와 마찬가지로 모바일게임 위주로 발전할 것이라 내다봤다. 다만 올해보다 훨씬 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의견이다.

올해 게임업계는 유난히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한해를 보냈다. 대표적으로 업계 맏형이라 할 수 있는 넥슨이 ‘오너 리스크’에 휘말리며, 게임업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여기에 ‘서든어택2’ 조기종료, ‘창세기전4’ 흥행 실패 등 유저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아온 여러 게임들이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모바일시장에서는 그 어느때보다 다양한 신작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기존 PC 온라인게임 위주였던 넥슨, 엔씨소프트가 본격적으로 모바일시장에 진출하면서, 기존 인기 IP를 기반으로 한 여러 모바일게임을 시장에 선보였다. 대표적으로 넥슨의 ‘메이플스토리M’, 엔씨의 ‘리니지 레드나이츠’ 등이 있다. 두 게임 모두 초반 흥행에 성공했으며, 특히 지난 8일 출시한 레드나이츠는 출시 5일만에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최고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두 게임의 인기 원인으로 IP의 힘을 꼽는다. 최근 하루에도 수십개씩 모바일게임이 출시되는 상황에서, 유저들의 눈길은 친숙한 인기 IP를 활용한 게임에 먼저 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경향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게임 퍼블리싱 관계자는 “내년에도 게임산업 전체 파이는 커질 것으로 본다. 가상현실(VR)이니 증강현실(AR)이니 해도 기존 시장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특히 모바일 시장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IP와 개성이 강한 게임들이 살아남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넥스트플로어의 데스티니 차일드나 리니지 레드나이츠 역시 결국엔 김형태라는 일종의 IP와 리니지라는 인기 IP 덕분에 흥행에 성공한 것”이라며 “특히 레드나이츠는 평단의 혹평에도 불구, 매출 1위를 찍는 모습을 보며 다시한번 IP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는 ‘창세기전’ 등 인기 게임 캐릭터를 그린 유명 원화가다. 데스티니 차일드 원화를 맡아 게임 출시전부터 주목을 받아 왔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PC 온라인게임 시장에 대해서도 발전 가능성을 높게 봤다. 현재 모바일 시장에 밀려 그 규모가 축소된 것은 맞지만 아직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의 유저들이 모바일게임을 즐기고 있지만 여전히 PC 게임만을 고집하는 유저들도 존재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국내 PC 온라인게임 시장은 분명 성장할 것이다. 다만 국내 게임보다는 외산 게임들이 점령하고 있다는 점이 조금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행한 ‘2016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10조7223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대비 7.5% 성장한 것으로, 올해는 11조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모바일게임 시장은 확대된 반면 온라인게임 시장은 축소됐다. 모바일게임은 19.6%의 성장률을 보이며 전체 게임시장 중에서 32.5%를 차지했다. 반면 온라인게임은 2014년 대비 4.7% 감소한 49.2%를 기록하며 최초로 50% 이하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게임의 성장세로 인해 온라인게임의 비중이 점차 하향세를 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조영기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분석팀 책임연구원은 내년도 국내 게임산업과 관련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쪽에선 위축되는 영역도 있지만 다른 한쪽에선 증가하는 영역도 있는 만큼 전체적인 산업은 올해와 비슷할 것이다. 다만 리니지 IP 활용 게임등 IP를 활용한 신작 게임들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발(發) 게임공세와 관련해선 여러가지 시각이 존재했다.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의 게임 개발능력이 이미 한국을 뛰어넘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기획이나 아이디어 면에선 아직 한국이 한수 위라는 의견이 대다수 였다. 그러나 중국발 게임이 한국 게임시장에 잠재적인 위협될 것이란 사실엔 대부분 동의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만든 게임이 한국에 대거 들어오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시선도 분명 있다”며 “그러나 중국과 한국은 가지고 있는 강점이 다르다. 최근 중국 모바일 RPG가 수입되는 것은 중국이 해당 장르에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모바일 시장에서 중국이 만든 RPG들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IP”라며 “이제는 인기 IP가 흥행의 필수요소가 된 지 오래다. 내년에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업체들이 IP 획득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