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게임 반열에 들어선 마비노기

이미지=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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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마을에 앉아 유저들과 수다를 떠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게임이 있다. 바로 넥슨의 ‘마비노기’다.

2002년 처음 공개된 이후, 2004년 정식 서비스 시작를 시작한 마비노기는 여전히 많은 유저들에게 사랑받는 게임 중 하나다. 마비노기는 출시 직후부터 진정한 ‘판타지 라이프’를 구현하겠다고 공언했다. 

출시 초기의 마비노기는 기존 게임들과는 확연히 다른 방식의 MMORPG였다. 마비노기는 국산 게임 최초로 생활 콘테츠를 전면에 내세웠다. 캠프파이어와 악기연주, 특별한 직업이 없는 자유로운 캐릭터 육성, 나이 및 음식 섭취에 따른 체형 변화, 아르바이트 및 환생 시스템 등 기존 게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판타지 라이프를 유저들에게 제공했다.

과금 시스템도 획기적이었다. 넥슨은 당시 과금을 하지 않아도 2시간의 무료 플레이 시간을 제공했다. 지금에서야 부분유료화가 대세이다보니, 게임 자체를 무료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지만 당시에만 해도 매월 일정 금액을 납부하는 정액제가 기본적인 과금 모델이었다. 

학생 유저가 많았던 마비노기 특성상, 많은 유저들이 2시간 동안 열심히 캐릭터를 성장 시킨 후 시간이 끝나면 던전안으로 들어가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곤 했었다. 던전안에서는 2시간이 지나도 로그아웃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창기 마비노기에는 직업이란 개념이 없었다. 유저가 활 스킬을 올리면 궁수, 근접 스킬을 올리면 전사, 마법 스킬을 올리면 법사가 되는 식이었다. 또 전투를 하지 않더라도, 아르바이트 등의 생활 콘텐츠를 통해 경험치를 올릴 수 있었다. 생활 스킬 또한 채집, 요리, 제작, 낚시 등 다양하게 구분돼 있어, 유저들은 원하는 방향으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었다.

유저들은 전투를 하기 보다는 마을에 모여, 모닥불을 피우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아이템 역시 캐릭터를 강화시키는 목적보다는 패션으로서의 성격이 강했다. 같은 능력치를 갖고 있는 아이템이라도 색깔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마비노기는 올해로 출시 15주년을 맞이했다.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많은 부분이 변했다. 이제는 직업이라는 개념이 생겼으며, 유저들은 생활 콘텐츠보다는 전투 콘텐츠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전투를 통해 얻는 보상이 더 크기 때문이다. 한 때 동시접속 10만명이 넘었던 유저도 지금은 많이 감소한 상태다. 각 채널별로 ‘혼잡’이라는 표시를 보기가 이젠 힘들다. 

아울러 신규 유저의 유입은 사실상 거의 없는 상황이다. 무한에 가까운 특유의 환생 시스템과 엄청난 과금이 필요한 ‘세공 시스템’ 도입 등으로 인해 기존 유저와의 격차를 따라 잡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넥슨이 꾸준히 마비노기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도 마비노기의 대표 오프라인 행사 ‘마비노기 판타지 파티’를 진행함과 동시에 여름 대규모 업데이트도 진행 중에 있다. 

넥슨은 조만간 마비노기 IP를 활용한 ‘마비노기 모바일’도 출시할 계획이다. 벌써부터 많은 유저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마비노기는 IP가 가진 힘을 제대로 보여준 작품 중 하나다. 국내 유저 중 마비노기를 플레이해 보지 않은 유저는 많지만, 마비노기라는 게임 자체를 모르는 유저는 많지 않다. 그만큼 IP로서는 크게 성공한 작품이다. 아울러 마비노기는 넥슨 게임 중 2차 창작물이 가장 많은 작품 중 하나다. 

이제 15주년을 맞이한 마비노기가 20주년, 30주년 가는 장수 게임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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