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인력 5% 이상 감축 계획
[시사저널e=박금재 기자] 엔씨소프트가 경영난 타개에 나서며 인력 감축이란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택진 대표와 함께 경영을 이끌어갈 파트너로 박병무 공동대표가 취임한 후 한달만이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최근 비개발·지원조직을 대상으로 일부 저성과자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인원 감축 규모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전체 인력의 약 5% 이상이 감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 전체 임직원 수가 약 5000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50명 정도가 회사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대표 게임인 ‘리니지‘ 시리즈 매출 감소에 신작 ‘TL‘ 역시 흥행 부진으로 위기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37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75.4% 급감한 수치다. 올해 1분기 실적 역시 부진할 것이란 전망다.
대형 콘솔 게임 중심의 글로벌 게임 흐름에 적응하지 못한 점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BM)을 탈피하지 못한 점도 지적된다.
5000명에 달하는 인원을 대부분 ‘리니지‘와 비슷한 게임을 만드는 데 배치했다는 점도 비판을 받는다. 기존 인력으로 새로운 시도를 펼치는 일이 먼저 이뤄졌어야 한단 지적이다. ‘P의 거짓‘을 개발한 네오위즈 산하 라운드8 스튜디오 규모는 240여명 정도다.
엔씨소프트가 감원에 나서며 경영진의 보수가 도마 위에 올랐다. 김택진 대표는 지난해 72억원의 보수를 챙겼다. ‘리니지W‘ 수익모델과 관련한 약속을 깬 탓에 유저들의 비판을 받았던 이성구 부사장도 37억원을 받았다.
박 공동대표의 시각도 안일하단 비판을 받는다.
박 공동대표는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리니지 라이크 때문에 회사가 망하고 있다고 하지만 통계를 보면 하루에 15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응방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노조는 권고사직 중단과 함께 경영진에 직원들과 소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에 "(경영 위기의) 원인을 어떻게 해결할지와 재발 방지 노력을 공개하라"며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 위기를 해결해야겠지만, 직원들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것은 마지막 수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