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자발적으로 배제했다가 3개월여 만에 다시 등재
HMGMA 양산 본격화···프로모션 지출 줄어 성과 확대 예상

2일 미국 자동차 효율 정보 사이트 퓨얼 이코노미에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5(붉은 사각형 안)가 세제혜택 적용 차량 목록에 등재돼 있다. / 사진=퓨얼 이코노미 캡처
2일 미국 자동차 효율 정보 사이트 퓨얼 이코노미에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5(붉은 사각형 안)가 세제혜택 적용 차량 목록에 등재돼 있다. / 사진=퓨얼 이코노미 캡처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BEV) 구매 세제혜택 적용 목록에 다시 등재됐다. 세제혜택 적용 요건을 충족하고 현지 공장에서 본격 양산한 결과 이뤄진 결정이다.

2일 현재 미국 자동차 효율 정보 사이트 퓨얼 이코노미(Fuel Economy)에 게재된 세제혜택 적용 전기차 목록에 아이오닉5가 담겼다.

2025년식 아이오닉5를 구매하는 미국 소비자는 세제혜택 최고액인 7500달러(약 1080만원)를 돌려받을 수 있다. 전기차 구매시 금전적 지원을 받는 점에서 한국과 동일하지만, 한국이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에 비해 미국은 판매가에 붙은 세금을 환급해주는 점에서 다르다. 이날 목록에 등재된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는 아이오닉5, 기아 EV6·EV9 등 3종이다.

아이오닉5. / 사진=현대차 미국법인
아이오닉5. / 사진=현대차 미국법인

현대차는 앞서 지난 1월 14일 현지 당국에 요청해 세제혜택 전기차 목록에서 아이오닉5를 자발적으로 배제했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광물 채굴·가공 지역, 북미 지역 내 완성차 최종 조립 등 세제혜택 적용 요건을 충족했지만 현지 양산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울산공장에서 생산한 아이오닉5로 미국 소비자 수요 대부분을 충족해왔다.

3개월여 만인 전날 아이오닉5를 목록에 다시 올린 것은 미국 조지아주(洲) 소재 신공장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아이오닉5를 본격 양산해 고객에게 인도 중이어서다. 이날 현대차 신차 판매를 맡은 현지 딜러사 홈페이지에 아이오닉5에 세제혜택 적용이 가능하다는 안내가 이뤄지고 있다. 아이오닉5는 미국에서 최저 4만2600달러(이륜 스탠다드 레인지 기준)에 판매 중이다. 한화 약 6124만원으로, 세제혜택을 적용하면 약 5046만원으로 인하한다.

현대차 미국 신공장(HMGMA) 생산 추이. / 자료=현대차
현대차 미국 신공장(HMGMA) 생산 추이. / 자료=현대차

현대차는 세제혜택을 적용받음에 따라 프로모션 비용 지출에 대한 부담을 덜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세제혜택을 적용받기 전까지 아이오닉5를 비롯한 전기차의 고객에게 자체 할인혜택을 제공해왔다. 신차 대여(리스)시 예외적으로 세제혜택을 온전히 적용받을 수 있었지만 아이오닉5 미국 고객 70~80%가 차량을 구매하기 때문에 그간 할인혜택 제공에 따른 비용 지출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 1분기 전기차 판매 호조를 이어온 현대차는 세제혜택 적용 후 현지 사업 성과를 더욱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자동차 시장 전문분석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 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실적은 전년동기(1만2218대) 대비 5.1% 증가한 1만2843대로 집계됐다. 프로모션과 리스 판매 등 전략을 적극 펼쳐 아이오닉5(8611대), 아이오닉6(3318대) 등 전기차 판매 실적을 일정 수준 유지해 온 결과로 분석된다.

현대자동차그룹 미국 신공장 HMGMA에서 아이오닉5가 양산되고 있다. / 사진=현대자동차 미국법인 공식 홈페이지 캡처
현대차그룹 미국 신공장 HMGMA에서 아이오닉5가 양산되고 있다. / 사진=현대차 미국법인 공식 홈페이지 캡처

지난달엔 아이오닉5 3411대, 아이오닉6 1106대로 전년동월 대비 각각 8%, 12% 감소한 기록을 냈다. 다만 현지 매체 US뉴스&월드리포트가 ‘최고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최고의 전기차’로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를 각각 선정하는 등 상품성을 입증하고 있다.

현대차는 고물가 기조와, 관세 정책 등 무역 이슈에 직면한 전기차 시장의 신차 수요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전략 다각화를 진행 중이다. 이 일환으로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운영하려던 HMGMA에서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전기차 시장 입지를 공고히 다지기 위해 현지 생산 신차 확대, 전기차 핵심부품 현지 조달 추진 등을 적극 수행해나갈 계획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사장)는 전날 공식 SNS 계정에 “적응하는 것은 현대차 DNA의 일부”라며 “현대차는 시장이 수요와 가격을 결정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최우선적으로 고객과 딜러에게 가능한 많은 가치를 지속 제공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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