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연간 이익률 목표 7~8% 유지···기아도 11% 그대로
“체질 개선 통해 외부 변수 충격 줄이고, 현지 생산 확대로 피해 최소화”
최근 원달러환율 하락은 변수로 작용할 듯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 자동차 관세에도 올해 실적 목표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초 업계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세계 수입산 자동차를 대상으로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자,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차그룹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현지 자동차 기업과 소비자들 반발에 따라 관세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데 이어,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 공장(HMGMA) 신설을 통해 현지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 예상보다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진행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연간 가이던스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차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 1월 발표한 매출 성장률 3~4%, 영업이익률 7~8% 수준의 가이던스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아도 “1분기 이익률이 10.7%를 기록한 가운데 이전에 말했던 연간 이익률 11%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당초 증권업계에선 미국 관세로 인해 현대차와 기아 연간 영업이익이 수조원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현대차그룹은 관세로 인한 피해가 그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 셈이다.
현대차·기아는 경쟁력 있는 상품성, 가격 등을 통해 체급을 키우고, 비용과 공급 효율화를 바탕으로 한 내부 역량 강화 등 체질 개선을 통해 관세 피해를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관세 대응 전략 TFT를 출범해 전사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했으며, 수익성 기반 거점별·차종별 생산판매 최적화 전략을 통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면서 “동시에 기존 앨라배마 공장과 신규 가동한 HMGMA 효율화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부품 소싱과 물류를 포함해 현지화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올해 기아는 EV6, EV9 등을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해 보조금을 받게 되면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 완화에 대해 언급한 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3일을 기점으로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발효했다.
그러나 높은 관세로 인한 자동차 가격 상승 등을 우려해 반발이 커지자, 미국에서 조립한 자동차 가격의 15%에 해당하는 부품에 대해 관세를 1년간 면제하는 등 한 발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관세와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 입장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만큼, 추후 자동차 관세가 추가적으로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도 최악은 피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HMGMA을 통해 생산량까지 늘릴 계획이라, 관세 조치에 따른 우회로를 이미 마련해둔 상태다. 현대차그룹은 HMGMA 생산능력을 20만대 추가로 확대하며 현지 생산량을 120만대까지 증설하겠다는 방침이다.
◇ 환율 1400원 아래로 떨어지며 ‘변수’
현대차그룹은 미국 관세에 대해 유연하게 대응하며 피해를 줄이겠다는 입장이나, 최근 원달러환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원달러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5.3원 낮은 1380.0원에서 출발했다. 이날 개장가는 작년 11월 6일 이후 6개월만 최저치다.
작년 현대차그룹 실적 강세 주요 원인으로는 달러 강세가 꼽히는데, 최근 갑자기 환율이 1300원대까지 떨어지고 있어,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미국 관세 못지 않게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중심인 현대차그룹은 통상적으로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그동안 달러 강세로 인한 수혜를 크게 봤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대비 9.4% 오른 1453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영업이익 중 환율 효과로 인한 증가분만 60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