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합산 매출 72조원으로 1분기 최대치 달성
HEV 비중 13%대까지 늘어···달러 강세 영향도
美 관세 정면 돌파···현지 생산 능력 및 효율성 높여 경쟁력 강화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수준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하이브리드(HEV)와 전기차를 비롯한 고수익 친환경차 비중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원달러환율도 강세를 보이며 실적이 개선됐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 1분기 매출은 72조4253억원으로 전년대비 8.3% 증가했다.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작년 2분기 매출 72조5885억원을 달성하며 처음으로 70조원을 돌파한 바 있다. 이후에도 70조원대를 유지하며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1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9.2% 증가한 44조4078억원, 기아는 전년대비 6.9% 증가한 28조175억원을 달성했다.

매출 증가를 이끈 것은 판매 대수보다는 고수익 차종 판매 확대 영향이 컸다. 1분기 현대차 판매량은 100만1120대로 전년대비 0.6% 줄었고, 기아는 77만2648대로 1.6% 증가했다.

이에 비해 HEV 판매 비중은 대폭 늘었다.

1분기 현대차 HEV 판매대수는 13만7000대로 전년대비 50% 가까이 늘었으며, 기아는 10만 4000대로 작년대비 10.6%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판매량 중 HEV 비중은 현대차와 기아 모두 약 13%대를 달성했다.

전기차의 경우 현대차는 6만4000대로 전년대비 39%, 기아는 5만6000대로 전년대비 27% 늘었다.

HEV와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 대비 평균 판매 단가(ASP)가 높기 때문에 비중 확대에 따라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여기에 달러 강세에 따라 수출 중심인 현대차·기아에게 우호적인 환경이 마련된 점도 매출 증대의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에 따르면 올 1분기 평균 원달러환율은 1453원으로 전년대비 9.4% 올랐다.

반면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줄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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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기아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6조6421억원으로 전년대비 4.8% 감소했다.

영업이익 측면에선 현대차와 기아 명암이 엇갈렸다. 현대차는 1분기 영업이익 3조6336억원을 달성하며 2.1% 늘어난데 비해 기아는 12.2% 감소한 3조86억원을 기록했다.

양사 모두 고수익 차종 판매가 늘어나며 수익이 향상된 점은 같으나, 기아의 경우 작년 1분기 대비 딜러 인센티브(성과금)가 대폭 늘어나면서 수익이 악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기아 측에 따르면 올 1분기 북미 인센티브는 약 2000불 수준으로 작년대비 2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인센티브에 따른 비용 증가 효과만 4440억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올 1분기 기아가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판매 중인 EV3가 기존 전기차 대비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 등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 美 관세에 적극 대응할 것

올해 전세계 자동차 업계 화두인 ‘미국 관세’에 대해선 두 기업 모두 현지 생산을 늘리며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 수입하는 모든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현대차·기아 뿐 아니라 모든 완성차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수시로 바뀌는 미국 관세 정책에 대해 능동적·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앞서 현대차·기아는 미국 조지아에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을 신설했으며, 신 공장 가동을 통해 현지 생산 능력을 확대해 관세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HMGMA 생산 효율을 높여 원가를 낮추고, 생산 물량도 30만대에서 50만대까지 확대해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단기적으로 관세에 대응하기 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내실을 다지고, 효율 최적화 등을 통해 관세 충격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미국 관세 전략 TFT를 구성해 전사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했으며, 수익성 기반 거점별·차종별 생산 및 판매 최적화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부품 소싱과 물류를 포함해 미국 현지화 전략을 수립해 추진한다.

미국 관세의 경우 현대차·기아 뿐 아니라 모든 완성차 기업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상품성 강화, HEV 및 전기차 라인업 확대, 품질 향상 등 브랜드 자체 경쟁력을 높여 돌파구를 찾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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