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3·캐스퍼EV 질주···“전기차 캐즘 탈출하나”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올해 국내 전기자동차 시장이 반등에 성공했다. 작년 국내 전기차 시장은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으로 인해 판매량이 고꾸라졌으나, 올해에는 보급형 전기 신차들이 나오면서 판매량이 늘어났다.

특히 기아 EV3와 현대자동차 캐스퍼EV가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기차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으며, 추후에도 다양한 신차들이 나올 예정이라 판매량이 더 증가할 전망이다.

14일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5만692대로 전년대비 41.5%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는 3만5000여대에 그치며 전년대비 판매량이 약 28% 줄어들며 캐즘에 진입했다는 평을 받았으나, 올해는 판매량이 증가하며 역대급 기록을 세우고 있다.

올해 전기차 흥행은 EV3 영향이 컸다. EV3는 작년 하반기 출시 이후 가격대비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인기를 얻고 있다. 앞서 기아는 EV3를 시작으로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열겠다고 장담할 정도로 EV3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 통계자료를 보면 1~4월 EV3 판매량은 8453대를 기록했다.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 문제로 연초에는 판매량이 부진한데, EV3는 3월과 4월 월 3000대 가까이 판매하며 기아 브랜드 내에서도 높은 순위를 기록 중이다.

또한 지난달에는 3388대를 판매하며 국내 완성차 전체 모델 중 15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현대차 코나(2933대), 기아 니로(1605대)보다 많은 수치다.

현대차의 경우 작년 출시한 캐스퍼 EV가 올해에도 호성적을 기록하며 EV3와 함께 전기차 성장을 견인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1~4월 캐스퍼 EV 판매량은 3215대로, 현대차 전기 승용차 중에선 아이오닉5(4125대)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

작년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 캐즘을 극복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신차를 내놓으며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을 펼쳤다. 전기차 인기가 식은 주요 원인으로 ‘높은 가격’이 꼽힌 만큼 가격대가 낮은 전기차를 내세우며 판매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국내외 자동차 기업들은 수익성과 배터리 용량 한계 등 이유로 중형급 이상 전기차에 집중했으나, 기술 개발 등으로 소형차도 주행거리가 길어지면서 준중형 이하 차급도 늘리고 있는 추세다.

또한 아이오닉5, 아이오닉6, EV6 등 기존 인기 모델들도 작년대비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전기차 캐즘 극복에 한 몫 거들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에 따르면 올해 1~4월 아이오닉5 판매량은 4125대로 작년대비 11.4% 늘었으며 아이오닉6는 전년대비 4.6% 늘어난 1426대, EV6는 25.2% 증가한 3124대로 집계됐다.

◇ 기아 EV4, 테슬라 모델Y 주니퍼 등 신차 출시로 시장 더 커질 듯

이어 기아 EV4도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하면서 전기차 시장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EV4는 기아 첫 전기 세단으로, 533㎞에 달하는 긴 주행거리로 출시 후 전기차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EV4는 출고가 막 시작된 지난달 831대를 판매하며 무난하게 출발했다.

또한 테슬라도 최근 일명 ‘주니퍼’로 불리는 모델Y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모델Y는 작년 국내 시장에서 1만8717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전체 모델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차량인만큼, 올해 신형 출시로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중국 BYD도 전기차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어 시장이 더 커질 전망이다. BYD는 지난달 543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브랜드 중 11위를 차지했으며, 아토3의 경우 지난달 수입 전기차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BYD는 올해 아토3 뿐 아니라 씰, 씨라이언7 등 후속 모델을 연이어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의 경우 신차 출시 뿐 아니라 갈수록 보급 대수가 늘어나면서 입소문이 퍼지고, 충전 인프라 등도 서서히 증가하고 있어 구매에 나서는 고객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