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 연식변경 모델 기본 가격 2034만원···이전대비 70만원 올라
신차 나올때마다 차량 가격 적게는 100만원 많게는 수백만원 인상
SUV, 대형차,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고가차 많아져
작년 국산차 평균 가격 4310만원으로 전년대비 6% 올라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카플레이션(자동차+인플레이션)’ 현상이 심상치않다. 국내 대표 엔트리차량인 아반떼 가격이 2000만원을 넘기면서, 전반적인 자동차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이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경차 말고는 2000만원 아래에 신차를 구입하기 힘들어지면서, 자동차 진입 장벽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26 아반떼 가격표. / 자료=현대차
2026 아반떼 가격표. / 자료=현대차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올해 ‘2026 아반떼’를 출시하면서 가솔린 기준 기본 가격을 2034만원(개별소비세 3.5% 적용)으로 올렸다. 이전 아반떼 가격은 1964만원부터 시작했으나, 연식변경 모델이 나오면서 70만원 상승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2523만원부터 판매하며, 최고트림 기본가격은 3115만원이다.

당초 아반떼는 사회 초년생들이 1000만원대에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차량으로 이름을 알렸으나, 최근에는 원자재 및 물가 상승, 각종 편의 사양 기본화 등으로 가격이 오르면서 결국 2000만원을 넘어섰다.

현대차에 따르면 신형 아반떼는 버튼시동&스마트키, 스마트키 원격시동, 웰컴 시스템, 스마트 트렁크, 도어 포켓 라이팅(앞)을 기본 사양으로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가격 상승은 비단 아반떼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아니다.

최근 국내외 완성차 기업들은 부분변경, 완전변경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차량 가격을 최소 100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 가까이 인상하고 있다.

기업들은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디자인 변경, 첨단 기술 탑재 등에 따라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자동차 시장이 판매 대수 기준으로 성장이 멈추면서, 기업들이 수익성이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큰 차 위주로 라인업을 전환하고 있다는 점도 가격 상승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판매 대수가 크게 늘어나지 않자, 1대당 수익성이 높은 차량에 집중하면서 차량 가격이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국내의 경우 소비자들이 세단보다는 SUV를, 소형차보다는 중대형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기업 수익활동과 맞물려 차량 가격 상승세에 속도가 붙고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이 나오면서 동급 차량이더라도 가솔린·디젤 차량보다 가격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반적으로 국내 자동차 가격이 대폭이 상승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차 평균 가격은 4310만원으로 전년대비 6.4% 올랐다. 지난 2021년(3325만원)과 비교하면 3년새 무려 29.6% 상승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는 단순 차량 가격 상승 뿐 아니라 앞서 언급한 SUV, 대형차,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고가 차량 판매가 늘어나면서 전반적으로 가격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신차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중고차 시장에선 저가 차량 중심으로 판매가 높은 상황이다.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작년 중고차 거래 1위는 기아 모닝, 2위는 쉐보레 스파크, 3위는 현대차 그랜저(HG), 4위는 기아 뉴 레이 등으로 저가 차량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차 가격 상승에 따라 차량을 구매 문턱이 올라가자, 차량이 필요한 사회 초년생들이 저렴한 중고차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현상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에 따르면 경차 판매 기간은 지난 1월엔 평균적으로 28일이 걸렸으나, 3월에는 22일까지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형차는 36일, 준중형차는 29일, 소형차는 49일 등으로 경차 대비 기간이 오래 걸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케이카 측은 “일반적으로 판매 기간이 짧을수록 해당 차량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뜻으로 분석된다”며 “경차는 저렴한 유지비와 세금 혜택 덕분에 사회초년생,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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