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가격 상승과 경기 불황 등으로 중고차로 눈길 쏠려
올해 하반기부터 현대차와 기아 인증 중고차 사업 본격화될 듯
중동 중심으로 한국산 중고차 거래 늘어···작년 중고차 수출액 7조원 육박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국내 중고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부터 현대자동차와 기아 인증 중고차 판매 제한이 풀리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고차 수출도 지난 수년간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시장 활기가 돋고 있다.

27일 자동차 시장 조사기관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 중고차 거래량은 77만9752대로 파악됐다. 이는 같은 기간 신차 거래(55만3392대)와 비교하면 50% 이상 많은 수준이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최근 국내 중고차 시장은 신차 가격 상승과 경기 불황, 인기 차종의 긴 출고 대기 기간 등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국산 신차 평균 가격은 4310만원으로 3년 전인 2021년(3320만원) 대비 1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수입차도 2021년 7200만원에서 2024년 8500만원으로 1300만원 상승했다.

또한 기아 쏘렌토, 카니발 하이브리드 등 인기 모델의 경우 출시한지 1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출고까지 8개월 이상 걸려 바로 출고가 가능한 중고차 가격이 신차와 비슷한 수준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

◇ 현대차·기아 인증 중고차 7% 제한 해제

여기에 현대차·기아도 인증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중고차 거래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2023년 중고차 시범 사업을 개시하고,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양사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대해 기존 영세업자들의 반발이 크자 정부는 권고안을 통해 올해 4월 30일까지 현대차와 기아 점유율이 최대 7%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이달부터 현대차와 기아 제한조치가 풀렸으나 아직까진 거래대수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와 기아 인증중고차 홈페이지를 보면 27일 오전 기준 현대차 등록대수는 920대, 기아는 689대로 집계됐다. 중고차 플랫폼인 엔카의 경우 현대차는 4만6000여대, 기아는 4만3000여대가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6월 대선이 끝난 후부터 본격적으로 현대차와 기아 중고차 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 인증중고차 진출에 대해 소비자들 반응도 긍정적이었던 만큼, 시장 점유율 확대는 시간 문제일 것이라는게 업계 중론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중고차 품질을 직접 검수하고, 성능, 상태, 적정가격, 가치 지수, 실거래 통계, 시세 추이, 판매 순위 등을 각종 정보를 공개해 소비자들 신뢰를 바탕으로 시장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 해외서 불티나게 팔리는 한국산 중고차

중고차 시장은 단순 국내 거래 뿐 아니라 수출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무엽협회에 따르면 작년 중고차 수출 대수는 62만7875대로 집계됐다. 중고차 수출은 2021년 46만여대에서 2022년 40만여대로 소폭 줄었으나, 2023년엔 63만여대로 다시 급증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수출금액의 경우 2021년 약 19억7000만달러(한화 약 2조 7000억원)에서 2024년엔 50억달러(약 6조80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작년 원달러환율 강세로 인해 수출 금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러시아 전쟁과 시리아 독재정권 종식 등 영향으로 한국 중고차 주문이 몰려들면서 시장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차 수출이 증가하면서 중고차 매입을 위한 거래도 활발해지면서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말부터 중동 바이어들을 중심으로 중고차 매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올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에 따라 러시아 주변국은 물론 러시아도 수출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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