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뉴·아르카나, 연식변경모델 엔트리 트림 가격 올라
소비자 “부담 늘어”···고물가 기조 속 가격전략 고심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기아가 최근 조용히 선보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셀토스의 개별소비세 인하 전 가격을 인상해 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첫 차, 세컨드카 등 여러 용도로 판매돼 온 소형 SUV의 구매 부담이 커지고 있단 분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달 30일 2025년형 셀토스의 최저가를 기존 2246만원에서 55만원(2.4%) 인상한 2301만원으로 책정했다.
셀토스 최저가 모델인 1.6 가솔린 터보 트렌디 트림의 개별소비세 인하분(3.5%) 적용 가격은 2266만원이다. 소비자가 실제 부담하는 가격 인상폭은 20만원으로 축소된다. 추후 정부가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을 종료시키면 소비자들은 커진 가격 인상 부담을 온전히 짊어진다.
셀토스 상위 트림의 개별소비세 인하 전 가격도 올랐다. 프레스티지(2649만원) 만원, 시그니처(2901만원) 만원씩 인상됐다. 이와 함께 최상위 트림으로 기존 그래비티가 삭제되고 X-Line이 신설됐다. X-Line 트림은 스포티지 최상위 트림과 동명의 모델로, 고유 엠블럼이 적용된 점에서 그래비티 트림과 다르다.
기아는 셀토스 엔트리 트림의 가격을 인상하는 동시에 사양 구성을 재편했다. 가죽 스티어링 휠(운전대)과 글로브박스(1열 동승석 수납칸) 조명을 비롯해, 차상위 트림 기본 사양이었던 LED 실내등, 열선 스티어링 휠을 기본 탑재했다. 나머지 상위 트림도 기본 사양을 추가하거나 선택사양을 일부 기본 장착하는 등 상품성을 높였다.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최근 국산 소형 SUV 가격을 줄줄이 인상했다. 현대차는 2025 베뉴의 엔트리 트림 ‘스마트’를 신설해 최저가를 기존(2146만원) 대비 190만원 낮췄다. 대신 알로이 휠보다 무거운 스틸 휠이 적용되고 1열 통풍시트, LED 헤드램프, 하이패스, 운전석 전동 창문 등이 빠졌다. 기존 엔트리 트림 ‘프리미엄’과 같은 이름의 트림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전방충돌방지 보조 등 주행보조 사양을 추가하고 가격을 100만원 올렸다.
현대차는 지난달 23일 출시한 2025 코나의 트림 시작가를 합리화한 대신 선택사양(옵션)의 판매가를 늘리는 전략을 취했다. 2.0 가솔린 모델의 엔트리 트림 ‘모던’은 사양 구성을 유지하고 동결된 가격(2466만원)에 판매 중이다.
또한 고객 선호도 높은 사양을 소수 추가한 차상위 트림의 명칭이 ‘모던 플러스’에서 ‘에이치-픽(H-Pick)’으로 변경됐다. H-Pick은 후측방 충돌 경고, 안전하차 경고 등 안전 사양과 루프랙을 추가했지만 가격(2538만원)은 모던 플러스(2710만원)보다 172만원이나 인하했다.
다만 인기 선택사양(옵션)인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내비게이션 패키지)를 추가하려면 이전보다 24만원을 더 내야 한다. 내비게이션 패키지와 12.3인치 LCD 컬러 클러스터(계기반)가 하나의 옵션으로 묶여 69만원에 판매되기 때문이다. 이는 경쟁 모델에 비해 최소 160만원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 코나의 낮은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을 동시에 개선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르노코리아도 지난달 1일 출시한 2026년형 아르카나의 1.6 가솔린 엔트리 트림 ‘에볼루션’의 가격을 2285만원에서 2335만원으로 50만원(2.2%) 인상했다. 사양 구성 변화로 블랙 인조가죽 시트, 앞좌석 열선 시트, 하이패스같이 상위 트림에 기본 탑재됐거나 옵션이었던 사양을 기본 적용했다.
KG모빌리티 티볼리, GM 한국사업장 트레일블레이저·트랙스 크로스오버 등 3종은 이날 현재 연식변경하지 않은 기존 모델로 지난달과 같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추세를 고려할 때 양사가 각 차량의 사양을 재구성하고 가격을 소폭 인상한 연식변경모델을 출시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자동차 업체들이 고물가 기조, 시장 경쟁 격화 등 업황에 대응해 신차 가격을 인상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소형 SUV의 실용성과 합리적인 가격을 선호했던 고객들 사이에선 아쉬움을 남기는 것으로 분석된다.
누리꾼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셀토스 연식변경모델 가격이 이전보다 50만원 넘게 오르면 이 돈 주고 사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것 같다”는 반응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