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당시 ‘서울~부산 한번에 달리는 전기차’로 주목
판매 중단 후 재기···아이오닉·EV 시리즈 흥행 뒷받침

코나 일렉트릭 1세대 모델이 도로를 달리고 있다. / 사진=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1세대 모델이 도로를 달리고 있다. / 사진=현대차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현대자동차가 친환경차 판매 확대를 위해 선보였던 소형 전기차(BEV) 코나 일렉트릭이 이달 출시 7주년을 맞았다. 코나 일렉트릭은 국산차 중 최초로 400㎞ 이상 장거리 주행 가능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된 모델로서, 국내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어냈단 평가를 받는다.

13일 현대차에 따르면 코나 일렉트릭은 지난 2018년 4월 출시 후 지난달까지 7년간 국내 4만689대 판매됐다.

코나 일렉트릭 판매 추이. 현대차 기타 전기차 판매실적에 제네시스 모델 포함, 소상용차는 제외. / 자료=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판매 추이. 현대차 기타 전기차 판매실적에 제네시스 모델 포함, 소상용차는 제외. / 자료=현대차

같은 기간 현대차의 국내 승용 전기차(제네시스 포함) 판매실적 19만3532대의 21.0% 비중을 차지했다. 코나 일렉트릭은 앞서 2017년 먼저 출시된 코나 내연기관차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파생 모델로 등장했다. 당시 현대차가 판매 중이던 브랜드 1세대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190㎞)에 비해 훨씬 먼 거리인 406㎞ 주행이 가능한 점 때문에 관심을 끌어 모았다.

당시 국내 소비자들은 새롭게 유행하던 B-세그먼트(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속하는 코나 일렉트릭의 경제성, 실용성도 호평했다. 서울 시민은 국고 1400만원, 지자체 550만원 등 보조금 1950만원을 받아 최저 시작가(친환경차 세제혜택 적용) 4650만원인 코나 일렉트릭을 2700만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같은 해 코나 가솔린 모델의 최상위 트림 시작가(2906만원)보다 낮은 액수다.

현대차는 이 같은 코나 일렉트릭 출시 직후 판매 성과를 거뒀다.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 출시 첫 해 판매 목표로 세운 1만2000대를 상회하는 사전계약 1만8000건을 접수해 차량 생산을 잠정 중단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을 한 때 판매 중단하는 시련에 처하기도 했다. 출시 전 울산공장에서 시작된 화재 사고가 출시 후 일부 고객 차량에서 후속 발생한데 따른 조치다. 민관 공동 감식 결과 사고 차량에 탑재된 LG에너지솔루션 고전압 배터리셀의 제조 불량으로 인해 합선이 발생해화재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업데이트, 배터리 교체 등 시정조치를 이어가며 고객 신뢰 회복에 힘썼다. 하지만 화재 우려 속 코나 일렉트릭 월평균 판매대수가 1000여대에서 300여대로 쪼그라들자 판매를 중단했다.

코나 일렉트릭 고객이 차량을 활용해 야외 활동을 즐기고 있다. / 사진=현대자동차 공식 네이버 블로그 캡처
코나 일렉트릭 고객이 차량을 활용해 야외 활동을 즐기고 있다. / 사진=현대자동차 공식 네이버 블로그 캡처

◇ 아이오닉5·EV3에 ‘센터’ 내줘···현대차 “코나, 전기차 보급 1등공신”

현대차는 화재 이슈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유럽, 미국, 동남아 등지에서 코나 일렉트릭을 지속 판매하던 중, 2년만인 2023년 4월 2세대 완전변경모델을 국내 출시했다. 대규모 공급 성과로 안전성을 입증한 중국 CATL의 각형 니켈·망간·코발트(NCM) 배터리를 채택해 화재 우려 해소를 시도했다.

이후 코나 일렉트릭은 2023년 2510대, 작년 3004대 판매됐다. 현대차는 출시 초기에 비해 저조한 판매 실적을 거뒀지만 고객에게 다양한 전기차 선택지를 제공한단 전략 아래 코나 일렉트릭을 지속 판매했다. 현재 코나 일렉트릭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개발된 아이오닉, EV 시리즈에 전기차 라인업 ‘센터’ 자리를 내준 모양새다. 현대차와 기아는 아이오닉5, EV6, EV3 등 국내 수요 많은 차급의 전기차를 잇달아 출시하고 상품성을 인정받아 판매고를 올렸다.

현대차는 최근 고금리, 고물가, 전기차 수요 둔화 추세(캐즘) 등 악조건 속에서 코나 일렉트릭을 비롯한 기존 제품군을 적극 판매해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1분기 현대차의 국내 전기차 판매대수(상용차 제외)는 전년동기(3865대) 대비 2.2배나 증가한 8618대를 기록했다. 기아(1만269대)에 이어 2위에 등극했다. 2023년 1분기 9299대에 비해 낮은 실적이지만, 공격적인 마케팅의 효용이 입증됐단 평가가 나온다.

코나 일렉트릭 2세대 모델 유럽 판매 버전. / 사진=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2세대 모델 유럽 판매 버전. / 사진=현대차

지난 분기 코나 일렉트릭은 전년동기(414대) 대비 2배 넘게 증가한 900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연령대별 고객들의 코나 일렉트릭 구매 요인을 파악, 연구해 다음 출시할 버전에 반영한단 방침이다. 전기차 시장 내 현대차 첨병 역할을 맡은 코나 일렉트릭의 고객 데이터를 지속 확보한 다음 시장 경쟁력 강화에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공식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코나 일렉트릭은 국내 장거리 전기차 시대를 열고 전기차 보급의 1등 공신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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