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여파로 지난달 대미 수출 20% 줄어
달러 약세에 수익성 악화 우려···ASP 상승세 끝나
노조, 주 4.5일제·정년연장·순이익 30% 성과급 요구

올해  현대차는 미국 자동차 관세, 달러 약세와 함께 노조와의 임단협 갈등까지 예고돼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 사진=정승아 디자이너 
올해  현대차는 미국 자동차 관세, 달러 약세와 함께 노조와의 임단협 갈등까지 예고돼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 사진=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올해 현대자동차 악재가 이어질 전망이다. 전체적인 판매량의 경우 큰 문제가 없지만, 미국 자동차 관세를 비롯해 원달러환율 약세, 노동조합과의 임단협 문제 등이 연이어 터지면서 전반적인 경영환경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 수출 물량이 전년대비 20% 감소한 5만1148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기준 현대차 미국 수출이 전년대비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선적이 감소했던 2020년 4월 이후 5년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기 한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4월 현대차 미국 법인 판매량은 8만1503대로 전년대비 19% 늘었지만, 1분기 쌓아둔 재고가 소진될 경우 수출 감소에 따른 현지 판매 축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달 현대차 미국 수출이 줄어들면서, 전체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은 28억9000만달러(한화 약 4조원)로 전년 대비 19.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특히 현대차의 경우 미국 판매량이 브랜드 내 지역별 비중 최상위권일 정도로  높은데, 수출이 줄어들게 될 경우 전체 판매량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수출 관세 25%가 계속 유지될 경우 현대차 연간 영업이익이 약 5조145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차그룹은 우선 미국 조지아 신공장(HMGMA)을 통해 현지 생산을 늘려, 관세 여파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HMGMA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며 현지 생산량을 120만대까지 증설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수출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며, 이에 따라 국내 생산도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자동차 생산은 전년대비 4.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 생산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11월(-6.6%) 이후 5개월 만이다.

◇ 환율 1400원 아래로…수익 ‘비상’

미국 자동차 관세 문제 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이 2분기 들어 약세로 전환하면서 현대차 실적에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원달러 평균환율은 전년대비 9.4% 오른 1453원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1분기 현대차 영업이익 중 환율 효과에 따른 증가분이 6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달 초 원달러 환율이 1380원대까지 급락했으며 현재까지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통상 수출 및 해외 판매는 달러로 결제하는데, 해외 판매 비중이 높은 현대차 입장에선 달러 약세는 실적 악화로 이어지게 된다.

한국투자증권은 “현대차 ASP(평균 판매단가)를 달러 기준으로 환산하면, 이미 증가세는 멈췄고 역성장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원화가 강세로 전환하고 있는 만큼 ASP 증가율은 추가로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서를 통해 설명했다.

◇ 노사 임단협 난항

관세와 환율 뿐 아니라 올 여름부터 시작될 노조와의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 교섭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노사는 대선이 끝난 6월 중순 이후부터 올해 임단협을 시작할 계획이다.

올해 노조는 기본급 14만13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회사 순이익 30% 상당의 성과급, 상여금 900% 인상 등을 요구할 전망이다.

또한 최근 계속 임단협에서 빠지지 않는 정년 연장도 재차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국민연금 수급 시기에 맞춰 최장 만 64세까지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임금 삭감 없는 주 4.5일제도 요구안에 담았다. 노조는 금요일 근무 시간을 4시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현대차 뿐 아니라 기아 노조도 마찬가지로 요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주 4.5일제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는 만큼 해당 사항을 두고 노조 측 요구 강도도 거셀 전망이다.

다만 사측은 올해 미국 자동차 관세 부과와 달러 약세 등으로 실적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노조 의견을 그대로 수용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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