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현장에서 인력 수급문제 해결
해외진출 계획도···기술력 높이기가 관건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지금은 시장에 진입한지 초기 단계로 사업을 스케일업(scale-up)해 점유율을 높여 국내 1위 업체가 되고자 한다.”

국내 정부부터 기업들까지 로봇 산업에 대한 주목도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로봇 시장은 연간 7% 이상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기침체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도 로봇 시장에 대한 성장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나비프라는 산업용 물류 로봇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스타트업으로 자동차·배터리 산업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나비프라 기업 개요 및 나비프라의 핵심 기술들. / 자료=나비프라, 표=김은실 디자이너
나비프라 기업 개요 및 나비프라의 핵심 기술들. / 자료=나비프라, 표=김은실 디자이너

지난해 초 설립된 나비프라는 구성원 30명 중 27명이 개발자다. 직원 대다수가 로봇과 자율주행 전문가다. 나비프라 창업자인 박중태 대표는 LG전자와 삼성중공업 연구원, 클로봇의 최고기술책임자(CTO)역을 거친 로봇 자율주행 전문가다. 시사저널e는 박 대표와 만나 나비프라의 소프트웨어 기술에 대해 인터뷰했다.

◇제조·유통·생활 물류 전반서 인력 수급 문제 해결

나비프라는 제조·유통·생활 물류 전반에서 ‘물류 이송 로봇’을 활용해 노동력 부족에 따른 생산성 저하 문제를 극복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6년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은 44.9세다. 이는 미국과 일본을 앞서는 수치다. 특히 2030년을 기점으로 연평균 50만명씩 생산 가능 인구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즉 제조·유통·생활 물류 전반에서 인력 수급에 대한 문제를 겪게 될 것이란 의미다.

박 대표는 여러 기업에서 로봇 관련 업무를 익혔다. 그는 “2011년 로봇 관련 학위를 받고 사업을 시작해보고 싶었으나 투자받을 분위기가 아니였고, 사업 운영 방식도 잘 몰랐던 때라 회사생활을 먼저 했다”면서 “우연히 스타트업에서 늦기전에 해보고 싶은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에 나비프라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로봇 산업을 ‘계륵 같은 존재’라고 했다. 그는 “로봇은 서빙로봇, 팔로봇 등 종류가 많다”면서 “로봇에 대한 기대는 커지고 있지만 산업이 폭발적으로 커진 상태는 아니다”고 했다. 나비프라를 창업할 당시 그는 로봇이 필요한 곳을 타깃으로, 물류 환경에 노동자 일을 줄이고자 사업을 시작했다. 나비프라의 로봇은 반도체 공장,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나비프라의 핵심 기술은 나비코어와 나비브레인 두 가지다. 나비코어는 로봇에 상관없이 설치된 로봇의 고정밀 자율주행(±10㎜, 1°)을 가능하게 하는 소프트웨어다. 나비브레인은 100대 이상 멀티로봇의 모니터링, 교착없는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관제 솔루션이다. 현재 나비프라가 개발 중인 나비인프라는 센서융합 기반의 환경 모델링과 다개체 추적이 가능한 기술이다.

◇나비프라만의 기술로 고정밀 자율주행 가능하도록 공급

박 대표는 나비프라 기술에 대해 공장이나 물류 창고에서 쓰이는 무인 로봇의 고정밀 주행하는 자율주행 솔루션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쉽게 말해 어떤 물건을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옮겨지는 자율주행 기술이 들어있는 것”이라며 “물류 로봇에서 자율주행 기술이 포커싱되면서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공장에서 컨베이어 앞에서 문제없이 물건을 받고 나르려면 로봇이 10㎜의 오차 없이 정확히 서야 한다”면서 “정밀도와 고속주행 부문을 다른 회사와 달리 차별성을 두고 있고, 반도체·배터리 공장에서는 컨베이어에서 컨베이어로 빠르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는 나비프라와 비슷한 사업을 하는 기업은 없다. 나비프라의 경쟁사는 곧 해외 기업이다. 로봇 제조사나 모델에 관계없이 아주 적은 오차의 정확도로 고정밀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솔루션을 공급하는 곳은 드물다. 정확도가 높은 곳들은 하드웨어와 솔루션을 같이 공급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경쟁은 치열하지만 나비프라는 차별화한 기술 혁신을 하고 있다고 본다”면서 “산업이 커지면 니즈도 늘고 잘하는 플레이어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나비프라는 특정 하드웨어를 사용하기보다는 대부분의 하드웨어에서 정확도를 높이고자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비프라 사옥에서 박중태 대표가 시사저널e와 인터뷰하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나비프라 사옥에서 박중태 대표가 시사저널e와 인터뷰하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특히 나비프라는 산업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에도 대처하고 있다. 나비프라는 로봇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피드백 받거나 움직임을 예측해 여러 로봇의 충돌없는 최적 경로를 탐색한다. 경로 생성은 크게 중앙화와 분산화가 있다. 중앙화는 로봇의 미래 상태정보를 예측해 계산된 경로와 실제 로봇 상태를 비교, 오차를 보정하고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그는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나비프라 기술은 배터리, 쇠 무게 등 영향으로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생산을 못하게되는 것뿐 아니라 위험도도 높아진다”면서 “대기업 공장 기준으로 6~7대 물류 로봇이 사용되는데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넘어 해외로 “여러 환경에서 사용되도록 할 것”

박 대표는 나비프라의 소프트웨어 사용성을 높이려면, 다양한 분야의 일을 경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동차와 반도체 공장 환경이 다르듯 현장에 따른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 곧 나비프라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싶다”면서 “좀 더 스케일업해서 인력충원하고 하드웨어도 파트너사들을 많이 만들어서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까지 동시에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또 “지금은 제조쪽에서 로봇을 사용하고 있지만 중소형 로봇, 창고 등에서 필요성이 높아질 것 같다”면서 “모빌리티 기술이 실내 집중돼 있는데 나중에는 실외 창고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나비프라는 실외배송, 택배배송 등 실외 방면에서 로봇이 활용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봤다.

다만 그는 “실내와 실외로 움직여야 하는 과정이 있고 아직은 기술적인 난이도가 있어서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실외에서는 인도 위 구조물이라든가 평탄하지 않은 부분이 있고 기술도 아직 부족해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나비프라는 포스코와 서울산업진흥원(SBA)이 협력해 추진한 개방형 혁신 프로그램 ‘아이디어 마켓 플레이스(IMP·Idea Market Place)’를 통해 적극 지원받으며 해외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나비프라는 2024년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2025년 매출 400억원 달성을 목표로 나비코어와 나비브레인의 기술 고도화를 모색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욕구는 있으나 시간을 갖고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문제가 발생하면 빠르게 로봇을 스톱시키거나 문제 해결 대응이 가능하지만, 해외에서는 빠른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품질을 높이려고 한다”면서 “내년부터는 CES를 시작으로 해외 관련 전시장에 나가서 고객사들과 커뮤니케이션하고 국내 대기업 해외공장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영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하는 시기는 2025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몇 년전만 해도 현장에서 로봇을 20대 정도 사용하면 많은편이었는데 요새는 몇 백대, 천대까지 늘어나고 있다. 해외에 짓는 배터리나 공장들이 물동량도 많다 보니 완성된 형태로 해외 진출하고자 기술력을 최대한 올려놓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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