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목표 거래액 2조원 이상
지난해 말 카카오페이 자회사로 편입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10년이 된 간편결제 시장, 새 장을 열 때가 됐다.”

김영환 페이민트 대표는 8일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시사저널e와 만나 기존 PG(결제대행)  방식과의 차별점으로 “오프라인 가맹점 방식의 결제 체계를 따르고 있어 결제대행 수수료 없이 카드 수수료만 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통상 온라인 결제는 PG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수수료를 이중으로 부담해야 한다.  

페이민트는 카카오페이 자회사다. 지난해 11월 카카오페이에 지분 대부분을 팔았다. 카카오페이는 페이민트와 시너지로,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 고도화에 나설 방침이다.

국내 오프라인 결제 시장은 아직까지 실물카드(신용카드)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오프라인 결제 시장은 핀테크 사업자에 블루오션인 셈이다. 반면 간편 결제 시장은 ‘네이버·카카오·토스’ 등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일명 네카토로 불리는 빅3는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시장도 공략한다. 

페이민트는 고객사 85%가 교육업계고, 누적 거래액은 1조5000억원을 넘어선다. 핵심 서비스 ‘결제선생’은 비대면 결제로, 결제대행(PG)사를 거치지 않고 정산이 가능하다. 페이민트는 비대면 결제지만 오프라인 결제 승인이 이뤄지도록 카드사와 협업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가맹점은 수수료를 낮추고 신용카드사는 자유롭게 홍보할 수 있다.

페이민트 기업 개요 및 김영환 대표. / 표=김은실 디자이너
페이민트 기업 개요 및 김영환 대표. / 표=김은실 디자이너

 

페이민트는 어떤 회사인가

지급결제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2014년 설립됐다. 페이민트 설립 전에도 간편결제 솔루션은 계속 시도해왔다. LG CNS에 ‘M PAY’라는 것의 ‘코어(핵심)’을 만들었다. 당시 공인인증서 폐지 관련 논의가 있을 때였다. M PAY가 공인인증서 대체 기술과 거래 인증 안전성 평가 제도에 선정됐다. 이후 SSG페이, L페이, 11페이, CJ 기프트 카드 등의 토대를 만들었고, 자체 서비스로 전환하게 됐다.

결제선생을 시작한 계기는

결제선생은 오프라인 가맹점이 PG사 수수료 없이 카드 수수료만 내는 서비스다. 페이민트 서비스 중 하나였다. 처음에는 스마트 오더 서비스에 집중했다. 투자도 받았지만 잘 되지 않았다. 해당 서비스를 키우기엔 여력이 없었다. 내부에서 고민하던 중 당시 가맹점 30개를 보유하던 결제선생을 키우고자 했다. 물론 투자자들에게 여러 부정적인 얘기도 많이 들었지만, 결제선생을 자동화시키고 서비스를 수정·보완해가면서 사업을 키웠다. 금융위원회가 혁신금융으로 지정해주면서 그 기반으로 결제선생을 출시하게 됐다.

결제선생은 타 간편결제와 어떤 점이 다른가

결제선생도 PG지만 기존 전자금융 PG와는 완전히 결이 다르다. 처음에 결제선생 서비스를 출시할 때 카드업계는 “말이 안 되는 서비스”라고 했다. 비대면 결제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중간에 PG사가 정산하는 구조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비대면 결제를 하려면 PG를 써야되는데, 수수료가 높고 정산하기 복잡한 경우가 많다. 면세 사업자의 경우 부가세 신고도 해야한다. 그래서 이 부분을 해결하고자 했다. 결제선생은 비대면 결제임에도 PG를 거치지 않고도 정산이 가능하다. 비대면 결제지만 오프라인 결제 승인이 이뤄지도록 카드사와 협업했기 때문이다. 즉 오프라인 매장에서 카드를 꽂고 결제하는 것과 결제 방식이 동일하다. 수수료도 저렴하고 정산 속도도 빠른 것이 강점이다.

수익모델은 어떻게 되나

결제선생은 문자, 카카오 알림톡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부분에서 50억원의 수익이 난다. 또 결제 프로세싱을 하면서 일부 비용을 받고, 수수료 부문에서 수익을 낸다. 페이민트 거래 취급액이 2조원 가까이 된다. 성장 속도는 빠르다고 자부한다.

카카오페이에 인수된 후 변화는

구조적으로는 과거 여러명의 조언자들(투자자들)이 카카오페이 하나로 바뀌었다는 점이 큰 변화다. 예전에는 우리가 하는 사업보다 상대적으로 돈에 관심이 더 컸다면, 지금 카카오페이는 페이민트 관련 사업, 돈 등 모든 것에 관심이 있다. 카카오페이는 페이민트와 협력 가능한 파트너라고 생각했다. 법인 입장에서 법인이 더 성장하려면 경영자 혼자 이끄는 것이 맞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 학원가를 중심으로 사업을 키우는데, 사업을 확장하려면 조직적으로 더 잘하는 곳에 위탁해서 확장해 봐야겠다는 생각에서 카카오페이와 손을 잡게 됐다.

카카오페이에 인수되고서 사업 확장에 어려움이 사라졌다. 그동안 페이민트 혼자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면, 지금은 카카오 공동체에 포함돼 있다보니 도움을 많이 받는다. 최근에 여러 이유로 카카오를 위험하게 또는 적대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장점만 취하려고 한다. 페이민트에 대한 신뢰도는 예전보다 높아졌다고 본다.

페이민트. / 사진=페이민트 홈페이지 캡처
페이민트의 핵심 서비스 결제선생. / 사진=페이민트 홈페이지 캡처

카카오페이와 어떤 시너지를 내려고 하는지

카카오페이 인수 제안을 검토할 당시부터 카카오의 페이민트에 대한 이해도는 높았다. 페이민트를 운영하면서 확장하고 싶었던 영역이 있다. 병의원과 보험이다. 카카오페이에 그 부분에 집중해서 확장해줄 것을 요청했다. 카카오 공동체 안에 자산들도 많다. 현재 이해관계자들과 협의하는 단계에 있다. 올해 카카오페이와 협업며 새 서비스를 만들 계획이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카카오페이로부터 시작된 한국 간편결제 역사는 이제 10년이 됐다. 간편결제 시장의 새 장을 열 때가 됐다. 앞으로 오프라인이 전쟁터가 될 것 같다. 시장을 독점하려는 순간 사업은 힘들어진다. 페이민트가 카카오페이와 경쟁하기보다 협력하자는 의미에서 인수 제안을 받은 이유기도 하다. 각종 페이들은 고객을 많이 모아야 살아남는다. 고객을 모은다는 것은 고객들이 많이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온라인에만 머물면 안되고 생활 속에 스며들어야 한다.

해외의 경우 비접촉 결제가 화두다. 이미 유럽, 미국 등 인프라가 있던 나라들은 NFC로, 또는 QR코드로 시장을 키웠다. 우리나라는 제로페이도, NFC도, QR도 제대로 되지 않은 노선을 정하는 기로에 있다. 결국 빅테크로 분류되는 회사들이 경쟁을 통해 인프라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본다. 개방성을 통해 오프라인 영역을 잘 이해하는 사업자가 빨리 서비스를 확장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핀테크 산업 규제에 대한 생각은

한국 입법 프로세스는 제대로 핀테크를 규제하는 수준은 아닌 것 같다. 공무원의 재량이 많은 구조여서, 어느 담당자를 만나냐에 따라 산업 분위기가 크게 바뀐다. 사업자들은 운에 맡기는 편이다. 규제 체계는 필요하지만 정부 조직을 보면 규제 샌드박스나 금융위 혁신단 쪽 인력이 감소했다. 규제 완화, 혁신 얘기는 계속 나왔지만 아쉬운 부분이 많다.

해외 진출 계획도 있는지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혁신’이 거론됐고, 핀테크가 전면에 섰다. 이번 정부는 금융위원회가 핀테크보다는 디지털 금융, 해외 진출 등을 내세웠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금융 서비스는 각 국가의 주권과 연결돼 있는, 경제 주권과 연결된 서비스가 많다.

해외 사업자가 서비스하는 것에 보수적인 생각이 많다. 동남아가 특히 그렇다. 아무리 국가 간 우호적인 관계여도 서비스를 키우는 것은 어렵다. 해외에 진출했다가 철수하고 돌아오는 사례도 많다. 해외에는 우리나라처럼 안정적인 주민등록증, 통신 인증 등 체계가 없다. 본인을 확인할 수 있는 제도가 인프라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아서 막대한 자금을 쏟아도 로열티를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

동남아는 캐시온 딜리버리(COD) 결제를 주로 한다. 택배 기사가 물건을 건네고, 소비자가 물건 확인 후 현금으로 거래하는 서비스다. 이 결제 방식 사용 비중이 가장 높다. 결제는 문화 행동이다. 우리의 방식으로 그들의 문제를 바꾸는 시도는 오만한 것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동남아에서 믿을 만한 파트너사를 찾아 COD 결제 시스템을 개선해보고자하는 욕구는 있다.

올해 페이민트의 목표는?

올해는 3가지 키워드를 잡았다. 첫 번째는 성장이다. 학원가 중심으로 결제선생을 키웠다면 올해는 병의원으로 트랙을 확장해 가맹점, 거래 취급액을 늘리는 것이다. 연간 취급액을 2조원 이상 올리는 것이 목표다. 두 번째는 카카오 공동체에 적응하는 것이고, 세 번째는 도전이다. 기존 하던 사업을 꾸준히 성장시키면서 카카오 공동체에서 적응하는 동시에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와 협업하는 것도 방법이다. 홀로 못 가봤던 영역을 가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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