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 예상
양극재 '빅4', 고부가 양극재 개발 나서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한국과 일본 등 배터리 강대국들이 ‘꿈의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이르면 2027년부터 전고체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가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배터리 셀·소재 업체를 비롯해 완성차업계까지도 전고체 배터리 시대를 대비해 리튬메탈 음극재, 고체 전해질 등 차세대 소재 개발에 나선 모습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전고체 배터리 시대 전해질·음극재 소재 변화 예상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고체·리튬메탈 배터리, 리튬메탈 신소재 등 차세대 배터리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향후 10년간 9조5000억원을 투입, 배터리 성능 향상 및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직접 차세대 배터리와 소재를 개발해 전기차 부품 가운데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내재화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20년부터 남양연구소 산하에 배터리 개발 전문 조직을 운영하며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추진해왔다. 

4년 뒤 다가올 전고체 배터리 시대를 대비해 완성차업체를 비롯해 배터리 셀·소재 업체까지 차세대 소재 개발 경쟁에 나서고 있다. 현재 시장을 지배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주로 쓰이는 소재도 새로운 형태로 대체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 액체 상태 전해질을 고체 형태로 바꾼 배터리다. 따라서 기존 액체 전해질도 고체 전해질로 대체된다. 다만 액체 전해질보다 저항이 커 이온 전도도를 원하는 수준으로 높이기 힘든 것이 기술 장벽으로 꼽힌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 경쟁을 벌이는 배터리 3사는 고체 전해질 연구개발에 한창이다.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삼성SDI는 수원 연구소 내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인 'S라인’에 고체 전해질 공정 설비를 비롯해 신규 공법과 인프라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최근 세계 최고 수준의 리튬이온전도도를 갖는 신(新)고체전해질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로 국내외 특허 출원도 마쳤다. 삼성SDI와 SK온은 각각 오는 2027년, 2028년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소재 업체들도 전고체 배터리에 사용될 신소재 개발에 나섰다. 고체 전해질뿐만 아니라 차세대 음극재인 리튬메탈 음극재 개발도 한창이다. 리튬메탈 음극재는 기존 흑연계 음극재보다 에너지 밀도가 10배가량 높다고 알려졌다. 업계는 향후 전고체 배터리 시대가 오면 리튬메탈 음극재가 흑연계 음극재를 대체할 차세대 소재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리튬메탈 음극재는 아직 양산 사례가 없어 개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과 비슷한 시기에 리튬메탈 음극재를 시장에 내놓기 위해 국내 대기업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포스코그룹과 SKC는 리튬메탈 음극재 개발을 위해 뭉쳤다. 양사는 오는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지난 5월 리튬메탈 음극재를 공동 개발하는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리튬메탈 음극재 제조에 있어 동박 제조 공정 노하우가 중요한 만큼 동박 자회사 SK넥실리스를 보유한 SKC와 협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차세대 소재 관련  연구 설비, 인력 등 연구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고 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4월 미국 이차전지 스타트업 ‘소일렉트’와 손잡고 리튬메탈 음극재와 고체 전해질 개발에 나섰다. 2025년에는 미국 현지에 리튬메탈 음극재 생산 시설도 구축할 계획이다. 

배터리 양극재. /사진=LG화학
배터리 양극재. /사진=LG화학

◇ “단결정 양극재 대세될 듯”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더라도 양극재는 기존 형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된다. 다만 업계는 기존 다결정 양극재의 한계를 극복한 다결정 양극재가 전고체 배터리에 주로 쓰일 것으로 내다본다. 단결정 양극재를 사용하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고 입자 간 균열이 줄어 배터리 수명도 늘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단결정 양극재는 높은 에너지 밀도와 긴 수명이라는 장점이 있어 하이니켈 리튬이온 배터리뿐만 아니라 전고체 배터리에도 널리 쓰일 것”이라면서 “향후 2~3년 안에 단결정 양극재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극재 업체인 LG화학,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는 이미 단결정 양극재를 생산하거나 고객사에 납품 중이다. 기존 다결정 양극재보다 판가가 높고 수율이 저조하지만 향후 커질 수요에 대비해 양산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내년 3분기 양산을 목표로 단결절 양극재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내년 3공장 양산 시점에 맞춰 단결정 양극재도 생산할 방침”이라면서 “양산 초기부터 니켈 함량 90% 이상 배터리에 들어갈 단결정 양극재를 양산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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