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SKC·롯데케미칼, 차세대 소재 '리튬메탈 음극재' 개발 나서
SK·포스코그룹 등 실리콘 음극재 시장 공략···올해부터 경쟁 격화 예상돼
LG화학, 팽창 문제 해결할 실리콘 함량 100% '퓨어 실리콘' 음극재 개발 중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차세대 음극재 사업 진출한 국내 기업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이차전지 성능에 핵심 역할을 하는 음극재의 차세대 소재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배터리 소재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실리콘 음극재 양산에 이어 에너지밀도가 더 높은 리튬메탈 음극재 개발에 나서는 등 ‘차세대 음극재’ 시장에 대한 국내 배터리업계의 투자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 “기존 음극재 10배 성능” 리튬메탈 음극재 개발 나선 기업들

3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과 SKC는 전날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MOU를 통해 차세대 음극재로 불리는 리튬메탈 음극재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리튬메탈 음극재는 기존 흑연계 음극재보다 에너지밀도가 10배가량 높다고 알려졌다. 흑연계 음극재는 저렴한 가격과 안정적인 구조가 장점이나 에너지 저장 용량 한계는 단점으로 꼽힌다. 업계는 리튬메탈 음극재를 전고체 배터리에도 적용할 수 있어 향후 기존 흑연계 음극재를 대체할 차세대 소재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흑연계 음극재보다 화재 위험이 크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리튬메탈 음극재는 배터리 충·방전 과정에서 리튬 표면에 돌기가 생겨 분리막이 찢어지는 현상이 종종 발생한다. 이를 극복하고 안전한 리튬메탈 음극재를 양산하는 게 기술 장벽으로 꼽힌다. 포스코는 지난 2017년부터 리튬메탈 음극재를 개발,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는 2026년에는 이를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주공산인 리튬메탈 음극재 시장을 공략하는 기업은 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4월 미국 스타트업 소일렉트와 리튬메탈 음극재 및 고체 전해질 개발 업무협약 체결했다. 양사는 2025년까지 미국 현지에 기가와트(GWh)급 리튬메탈 음극재 생산시설 구축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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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극재 시장 성장세.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실리콘 음극재 시장은 이미 경쟁 중

실리콘 음극재 시장은 당장 올해부터 기업들의 경합이 예상된다. 현재 실리콘 음극재 양산이 가능한 국내 업체는 대주전자재료가 유일하지만 포스코실리콘솔루션, SK머터리얼즈그룹14 등이 올해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포스코홀딩스 자회사인 포스코실리콘솔루션은 오는 6월 경북 포항에 실리콘 음극재 1단계 생산설비를 착공한다. 생산목표는 2025년 기준 연산 5000톤(t)이며 2030년까지 연산 2만5000톤(t)을 확보하는 것이다.

SK머티리얼즈는 미국 배터리 음극재 회사 ‘그룹14 테크놀로지’와 세운 합작법인 SK머티리얼즈그룹14를 통해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진출했다. 지난해 초 경북 상주시에 연산 2000t 규모의 실리콘 음극재 공장을 착공했고 오는 3분기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오는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연산 1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다른 차세대 음극재인 실리콘 음극재는 흑연 대신 실리콘을 섞은 소재다. 실리콘은 흑연보다 리튬 저장 능력이 26배 높다. 흑연 대신 5~10%의 실리콘을 적용한 음극재는 기존 흑연계 음극재보다 에너지밀도를 4배 정도 높일 수 있다. 

다만 기술 장벽이 존재한다. 실리콘 함량을 늘릴수록 주행거리가 증가하고 충전 시간이 단축되는 대신 배터리 팽창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업계는 구조 안정화 등 기술 개발을 통해 실리콘 함량을 점차 늘려가고자 한다. LG화학은 100% 실리콘으로 구성된 ‘퓨어 실리콘’ 음극재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점차 실리콘 함량을 늘려가는 방향으로 음극재 소재 발전이 진행될 전망”이라며 “현재 실리콘이 5~10% 들어간 음극재가 주로 쓰이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배터리의 주행거리가 획기적으로 늘 것”이라고 했다.

차세대 음극재 시장은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글로벌 음극재 시장이 올해 10조600억원에서 2030년 28조18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차세대 음극재인 실리콘 음극재 시장 규모는 2030년 7조2000억원 규모로 예상돼 전체 음극재 시장의 25%를 차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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