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美 광물업체 손잡고 음극재 공급망 다변화···IRA 대응
포스코퓨처엠, 음극재 공장 증설 추진···포스코그룹, 2030년 32만t 자체 생산 목표
차세대 소재 '실리콘 음극재' 시장 개척 움직임도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국내 배터리 업계가 중국이 독점하는 음극재 공급망을 벗어나기 위해 자체 개발과 생산에 나선다.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배터리 셀·양극재 분야와 더불어 음극재 또한 중국 업체를 제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음극재 '中 의존도' 낮추는 배터리 업계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온은 웨스트워터 리소스와 배터리 음극재 공동개발협약을 맺었다. 개발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SK온은 웨스트워터로부터 음극재를 공급받아 미국 내 SK온 배터리 공장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앞서 SK온은 지난해 1월 미국 우르빅스와도 음극재 공동개발협약을 맺으며 공급망 강화에 나섰다. 그동안 국내 배터리 업계의 약점으로 지목받던 음극재 분야를 보완하는 모양새다.
음극재는 배터리 소재 가운데서도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은 소재로 꼽힌다. 중국 음극재 기업은 글로벌 시장 90% 이상 점유율을 보이며 공급망을 독점하고 있다. 배터리의 핵심 소재 가운데 하나인 음극재는 양극재보다 상대적으로 주목도는 낮았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에서 40% 비중을 차지하지만 음극재는 17% 수준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은 음극재 국산화를 시급한 과제로 끌어올렸다. IRA에 따르면 미국은 2025년부터 ‘해외 우려 단체’가 생산하는 핵심 광물이 들어간 전기차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음극재는 핵심 광물로 분류돼 공급망 ‘탈중국’이 필수적이다.
다른 소재 업체들도 음극재 생산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음극재 개발을 마치고 자체 생산 강화에 나섰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흑연계 음극재를 양산 중인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3일 중국 화유코발트, 경상북도, 포항시와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양극재 중간소재인 전구체와 음극재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 포스코그룹은 글로벌 공급망을 확대해 2030년까지 음극재 32만톤(t)을 자체 생산할 계획이다.
◇'차세대 음극재' 시장 공략까지
기존 음극재보다 성능이 개선된 실리콘 음극재 생산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전기차 고성능화에 발맞춰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실리콘 음극재에 대한 수요가 덩달아 커지면서다. 실리콘 음극재는 흑연으로만 이루어진 기존 음극재보다 에너지밀도를 최소 3배 이상 높일 수 있다고 알려졌다.
실리콘 음극재를 개발하거나 생산에 나선 업체는 포스코퓨처엠, 대주전자재료, SKC 등이다. 포스코퓨처엠은 2030년까지 실리콘 음극재 생산능력을 2만2000t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대주전자재료는 2025년 2만t, 2027년 5만t의 생산 능력을 갖출 방침이다. SKC는 기존 동박 사업에 실리콘 음극재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올해 2분기부터 실리콘 음극재 파일럿 생산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