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美 AMPC로 2155억원 수혜···3분기 영업익 29.5%
‘글로벌 점유율 1위’ LG, 경쟁사比 높은 협상력으로 수익 실현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미시간주 배터리 생산 거점. /사진=LG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미시간주 배터리 생산 거점. / 사진=LG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한국 배터리업계에 옥석 가리기가 시작된 모습이다. 전기차 시장확대에 배터리 역시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슈퍼사이클’을 보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유럽 등에서 수요 둔화세가 나타나면서부터다. 이로 인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의 실적 등도 엇갈리기 시작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8조2235억원, 영업이익은 7312억원으로 역대 분기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1%, 영업이익은 7.5% 증가했다.

증권가에선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으로 69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미국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시행에 따른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으로 예측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AMPC로 얻는 수혜는 1억6600만달러(약 2155억원)으로 파악된다. 3분기 영업이익의 29.5% 수준이다. 1분기 1003억원, 2분기 1109억원보다 2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미국은 IRA에 따라 현지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배터리 1kWh당 AMPC 35달러를 지급하는 중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권에서 가동 중인 배터리 공장은 미시간주 단독 공장과 GM과 합작해 설립한 얼티엄셀 1공장 등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협상력으로 지속적으로 고객사를 늘리고 있다”며 “리튬 등 원자재 가격하락으로 배터리 판가가 낮아지는 등의 악재에도 시장 예측을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1~8월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는 총 197GWh(기가와트시)다. 이 중 LG에너지솔루션의 비중은 56.3GWh로 28.6%에 달한다.

반면 경쟁사인 삼성SDI와 SK온의 실적은 주춤한 모양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5157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8.9%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 주택 경기의 부진으로 전동공구에 쓰이는 소형전지 사업부문의 부진 때문이다. 

SK온은 당초 하반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주요 고객사인 포드의 일부 생산라인 가동중단 등의 영향으로 이익을 기록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선 점유율 1위인 LG에너지솔루션이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면서 일감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아울러 삼성SDI와 SK온이 점유율 확대 및 생존을 위해 기술 투자에 더욱 많은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고 본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둔화와 소비위축으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배터리 기업이 지속성장하기 위해선 뛰어난 기술 및 생산력을 갖춰야 한다”며 “동시에 영업력을 총동원해 추가 고객사 확보에도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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