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5G 상품 중 KT·LGU+가 13만원···SKT는 12.5만원
소비자 ‘중저가 요금제’ 출시 요구 외면 지적

KT가 최근 출시한 'KT 5G 슈퍼플랜 초이스' 요금제 스펙. / 자료 = KT
KT가 최근 출시한 'KT 5G 슈퍼플랜 초이스' 요금제 스펙 / 자료 = KT

KT가 최근 데이터 무제한 및 부가서비스 추가 이용이 가능한 5G 신규요금제를 출시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KT를 비롯한 이동통신사가 시설투자비 부담을 이유로 중저가 요금제 출시를 거부한채 고가 요금제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KT는 지난 26일 ‘KT 5G 슈퍼플랜 초이스’라는 이름의 신규 요금제를 정규 출시했다. KT가 한시적으로 판매해 온 ‘KT 5G 슈퍼플랜 플러스’ 요금제를 폐지한 후 신설한 상품이다.

KT는 지난 2월 KT 5G 슈퍼플랜 플러스 요금제를 한시로 출시한 바 있다. 당초 5월 31일까지만 판매할 예정이었지만 7월 31일과 8월 31일에 이어 지난 26일까지 총 3차례 기한을 연장했다가 최근 판매를 중단했다. 이후 나온 것이 슈퍼플랜 초이스 요금제다. 앞서 한시 상품과 사실상 내용 차이가 거의 없다.

새로 출시한 5G 슈퍼플랜 초이스는 기존 데이터 무제한 상품인 ‘KT 5G 슈퍼플랜 요금제’(베이직 8만원, 스페셜 10만원)에 ‘게임박스’, ‘블라이스 스토리’, ‘지니뮤직’, ‘슈퍼 VR’, ‘시즌’ 등 KT의 부가 서비스 5가지 중 2개를 추가 제공한다. 가격은 베이직 요금제 9만원, 스페셜 11만원 그리고 프리미엄 13만원(이상 부가세 포함 금액) 등이다. 베이직 요금제를 기준으로 신규 요금제가 1만원 더 비싸다.

‘KT 5G 슈퍼플랜 프리미엄 초이스’ 요금제는 13만원이다. LG유플러스 ‘5G 시그니처’ 요금제와 함께 이통3사 5G 요금제 중 최고가다. SK텔레콤 최고가 상품(5GX 플래티넘)은 12만5000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이 역시 4G(LTE) 요금제에 비하면 2만5000원 더 비싸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KT 등 이통사가 요금제 9만원선을 최소한으로 사수하며 통신료 올리기 행보에 나섰다고 지적한다.

한 소비자는 “유통망에서 9만원 이상의 요금제 가입을 권하며 불법 보조금 및 공시 지원금 최대 제공 조건을 내걸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도 “편법으로 계속 판매 기간을 연장하던 9만원 요금제가 드디어 사라지나 했더니 슈퍼플랜 베이직 초이스로 이름만 바꿔서 새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는 5G 상용화 이후 소비자들의 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해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이통3사는 5~6만원대 요금제를 내놓긴 했지만 대부분 주력은 150GB 이상 데이터 상품이다. 

이통사 요금제도 월 데이터 9GB 이하 저가 요금제와 150GB 이상 고가 요금제로 양분됐다. 10~150GB 사이 요금제는 없다. 월 11GB 데이터를 사용하는 소비자라면 어쩔 수 없이 150GB 이상 데이터를 제공하는 고가 요금제에 가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5G 요금제 이용자들의 한 달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5GB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굳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필요 없다”며 “소비자가 원한다면 더 낮은 데이터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데 통신사들이 불필요하게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신사들이 부가서비스와 결합해 요금을 계속 높이고 있는데 사실 필요에 따라 별도의 부가서비스에 가입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데이터 9GB를 제공하는 월 5만5000원 ‘슬림’ 요금제를 가장 저렴한 상품으로 내놨다. 그러나 10GB 이상 데이터 사용량을 늘리려면 200GB 데이터 상품이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가격은 200GB 데이터 요금제가 월 7만5000원,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12만5000원이다.

KT의 경우 데이터 8GB를 제공하는 월 5만5000원 요금제를 제외하면 8만~13만원에 달하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택해야 한다. LG유플러스도 월 9GB 데이터를 제공하는 ‘5G 라이트’(5만5000원) 다음이 150GB 상품(월 7만5000원)이라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앞서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통3사 CEO들에게 4만원 이하 5G 중저가 요금제 도입을 당부한 바 있다. 그러나 이통3사는 5G 중저가 요금제가 필요하다는 정부의 수차례 요구에도 5G 시설 투자비 부담을 이유로 중저가 요금제 출시를 거부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5G 슈퍼플랜 초이스에 대해 “기존 플러스 요금제에 대한 고객 반응을 반영해 정규 출시하게 된 것이다. 기존 요금제와 비교해 5G 데이터 공유 혜택이 조금 늘었다”며 “9만원 이하 요금제 출시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은 말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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