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이 쓰는 20GB 중간데이터 요금제 고민해야”
이달 심플코스 개정에 이어진 저가 요금제 출시 '아쉬워'
KT가 업계 최초로 월 3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한 데 대해 더 낮은 가격에 5G를 사용하게 된 것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추후 중가 요금제 확산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 이달 KT가 6개월 후 요금제 변경이 가능한 ‘심플코스’ 제도를 고쳐 이전 5G 요금제 이용자들은 새로 나온 저가 요금제로 바꾸지 못하도록 한 점에 대해서도 불만이 나온다.
KT는 지난 5일 월 4만5000원에 기본 데이터 5GB를 제공하는 ‘5G 세이브’ 요금제를 출시했다. 선택약정할인 25%를 적용하면 월 3만3750원에 이용 가능한 상품이다.
지금까지 이동통신 3사 5G 요금제는 청소년 요금제 등을 제외하면 5만~13만원대로 형성돼 있었다. 가장 저렴한 상품은 월 5만5000원(선택약정할인 시 4만1250원) 요금제로 LTE 요금제보다 2만원가량 높은 수준이었다.
이런 가운데 KT가 업계 최초로 월 3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하며 최저가 요금제를 선보였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3만~4만원대 5G 요금제 출시가 필요하다”고 한 바 있는데 KT가 선수를 쳤다.
5G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저렴한 상품이 출시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여전히 기본 제공 데이터를 기준으로 10GB와 110GB 사이의 상품이 없어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5G 세이브 요금제의 기본 데이터 제공량 5GB로 기본 데이터를 소진할 경우 최대 400Kbps로 속도제어가 적용되는 탓에 5G 요금제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400Kbps의 속도는 동영상 시청도 어려운 정도다.
소비자 및 시민단체가 요구한 중간데이터(10~110GB 데이터 제공) 요금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지속적으로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5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1가입자당 5G 데이터 사용량은 27.3GB다. 하지만 KT의 경우 10~110GB 사이 요금제가 없어 월 11GB를 사용하는 소비자라면 그다음 단계인 110GB를 제공하는 요금제에 가입할 수밖에 없다.
KT의 5G 고객 A씨는 “KT가 고객을 고려해 설계한 요금제라면 실사용자들이 원하는 20GB대 요금제도 출시해야 한다. 지금으로써는 10GB 요금제 아니면 110GB 제공하는 요금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KT 관계자는 “데이터가 부족한 고객들은 기본 데이터 110GB를 제공하는 69요금제를 쓰면 된다”며 “중간데이터 요금제 출시 계획에 대해 지금 당장 말하기는 어렵다. 시장 상황을 보면서 촘촘히 맞춰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KT가 지난달 ‘심플코스’ 혜택을 개정한 탓에 공시지원금을 받고 개통한 고객의 경우 월 4만5000원의 5G 세이브 요금제를 이용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도 소비자들의 불만이다.
KT는 지난달 1일부터 신규·기변 고객에 대한 위약금 정책을 변경했다. 이전까지는 개통 후 6개월이 지나면 더 저렴한 요금제로 변경해도 위약금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개정 후 5G로 개통한 고객의 경우는 월 4만7000원 미만, 4G(LTE) 및 3G 개통 고객은 월 2만원 미만 요금제로 변경하면 위약금을 내야 한다. 이번에 출시된 4만5000원의 요금제로 변경하면 위약금을 내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지난달에 심플코스에서 월 4만7000원의 하한선을 설정하고 이번 달에 4만5000원 요금제를 신설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요금제 하한선을 없애거나 4만5000원 요금제를 기준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이번 요금제 출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다양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출시한 것”이라며 “6개월 이내 요금제 변경을 고려한 차액정산금을 받기 위해 만든 요금제가 아니다. 심플코스 혜택 수정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