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 1위 자리매김 성공한 웨이브…이용자 감소 중인 시즌
OTT 시장에서 국내 대표 통신업체인 SK텔레콤과 KT 희비가 엇갈렸다. SK텔레콤이 출시한 OTT 서비스 ‘웨이브’는 국내 대표 토종 OTT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한 반면, KT ‘시즌’은 출시 직후보다 순이용자가 오히려 감소하는 등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현재 국내 OTT 시장은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넷플릭스와 이에 대항하는 토종 OTT들의 힘겨운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토종 OTT 중에서 국내 무선통신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웨이브와 KT의 시즌이 출시 직후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두 OTT서비스 모두 출시된지 1년이 다 돼가는 지금,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큰 차이가 벌어진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8월 기준 넷플릭스 월간활성이용자(MAU)는 755만명으로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OTT업계에서는 사실상 넷플릭스를 따라잡는 건 포기하는 분위기다. 대신 다른 토종 OTT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위는 웨이브로 387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최고 수치였던 400만명에 근접한 수치다. 반면 시즌은 207만명을 기록해 3위인 티빙(254만명)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특히 시즌의 경우 지난해보다 순이용자수가 크게 감소했다.
통신사 기반인 웨이브와 시즌의 성적이 크게 엇갈린 원인을 전문가들은 서비스 개편과 요금제, 오리지널 콘텐츠 기획 등 차이로 분석한다. 웨이브가 OTT 서비스에 맞춰 개편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힘을 쏟은 것과 달리 시즌은 기존 서비스였던 ‘올레tv 모바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웨이브 고성장 요인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월정액 영화서비스 강화, 독점 해외시리즈 등 공격적인 콘텐츠 투자를 꼽는다. 웨이브는 지난해 오리지널 드라마 ‘녹두전’을 선보인데 이어 올해도 드라마 7편, 예능 4편, 콘서트 1편 등 12편의 시리즈를 선보일 계획이다. 월정액 영화도 6000여편으로 늘렸다. 최근 홍콩영화 전성기 시절 명작 200여편과 함께 ‘007’, ‘로보캅’, ‘록키’, ‘호빗’ 등 추억의 인기작 시리즈까지 함께 선보였다.
특히 웨이브는 UI 개편 등 사용자 편의성에 많은 공을 들였다. 지난 3월 월정액 영화와 개별구매 영화를 분리, 이용자들의 혼란을 줄였고 자녀보호를 위한 성인콘텐츠 숨김·차단 기능도 도입했다. 6월에는 라이브채널 기능 개편과 함께 구매 프로세스를 간소화했으며 7월에는 방송과 영화, 해외시리즈 등 카테고리별 강화된 개인화 추천 기능을 도입했다.
최근에는 접근성 제고를 위해 모바일 화면 주 메뉴를 하단으로 이동시켰으며, 원하는 콘텐츠 장르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카테고리 메뉴를 신설했다. 아울러 오리지널 콘텐츠, 독점 영화, 해외시리즈 등 주요 콘텐츠 미리보기 자동 재생 기능과 프로필 이미지 개편 등도 도입했다.
순이용자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웨이브와 달리 시즌 순이용자수는 감소세를 보였다. 닐슨코리안클릭 기준 시즌은 지난 5월 236만명 MAU가 지난 8월 207만명까지 떨어졌다.
경쟁사 OTT가 PC와 모바일 모두 가능한 것과 달리 모바일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과 복잡한 요금제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시즌은 기존 ‘올레tv 모바일’앱 이름을 바꿔 OTT 시장에 출시한 서비스다. 출시된 지 1년이 다 돼가지만, 여전히 기존 올레tv모바일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큰 문제점은 PC에서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출시된 OTT 가운데 PC를 지원하지 않는 서비스는 사실상 시즌이 유일하다. 모바일의 경우 이동하면서 영상을 보기에는 좋지만, 큰 화면으로 영상을 시청할 수 없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시즌의 경우 4K 고화질 서비스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작은 모바일 화면에서 해당 장점을 살리기 어렵다.
복잡한 요금제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보통 OTT 요금제는 동시 시청 가능 인원수나 화질로 구분되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요금제 종류도 3~4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반면 시즌 요금제는 베이직, TV방송, 영화/시리즈, 애니/키즈/교육, 19+ 등 콘텐츠별로 구분했다. 특히 각 카테고리별 요금제가 5개 이상으로 소비자 입장에서 복잡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요금제 간소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크게 성공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현재 시즌은 웹드라마와 아이돌 예능 등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소위 말하는 ‘대박’을 기록한 콘텐츠는 아직 없다.
OTT업계 관계자는 “다른 OTT들이 UI 개편과 요금제 간소화 등 사용자 편의성 개선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과 달리 시즌은 이에 대한 개선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며 “콘텐츠 확보 이전에 유저 입장에서 어떻게 서비스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